13분기 연속 적자 기록 쌍용자동차...1분기 200억 원 개발비 ‘손상차손’ 처리
무형자산 손상차손 약 297억 원 중 개발비가 대부분
쌍용차 “자체 경쟁력 악화‧코로나19 확산 영향”

[폴리뉴스 이은주 기자] 1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쌍용자동차가 올해 개발비 199억 원을 허공에 날렸다. 쌍용차는 "지속적인 경쟁력 악화와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자산으로 처리해온 개발비 199억 원을 손상차손으로 처리했다"고 밝혔다.

개발비 손상차손은 투입한 개발비를 통해 기대했던 수익의 회수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대·기아차의 경우 1분기 보고서에서 개발비의 손상차손 내역을 기입하지 않았다. 한국지엠·르노삼성자동차의 경우 비상장사인 탓에 분기보고서 공시 의무가 없다. 

쌍용차는 지난 15일 분기보고서에서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지속적인 경쟁력 악화와 코로나19의 확산에 따른 시황악화 등으로 인해 현금창출단위에 대한 손상 징후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쌍용차는 당 분기 무형자산 중 296억 원을 손상차손으로 인식하고, 이 가운데 개발비 199억3184만원을 손상차손으로 처리했다고 밝혔다.

쌍용차가 제품 개발을 위해 투입했던 약 200억 원의 개발비가 연구개발 실력과는 다른 간접적인 이유로 회수할 가능성이 상당히 희박해졌단 의미다. 

쌍용차는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통해 2019년 한 해 총 129억 원의 개발비를 손상 처리했다고 밝힌 바 있다. 2018년은 손상 처리 한 개발비가 없었다. 이와 비교하면 한 분기 만에 투입한 개발비에 비해 올 1분기 수익성이 상당히 악화됐음을 의미한다. 

제품 개발에 상당한 자원을 투입하는 제조 기업은 개발활동에 사용한 비용 일부를 무형자산으로 처리하면서, 개발에 성공으로 수익을 실현한 시점부터 일정한 기간 동안 해당 비용을 상각 처리한다. 따라서 자산화한 개발비를 손상차손 처리했다는 것은 해당 제품군에서 연속 적자가 발생하거나, 시장 수요가 악화돼 예상만큼 수익을 올릴 가능성이 희박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쌍용차 관계자는 <폴리뉴스>와의 통화에서 “코로나19로 판매 실적이 악화되고, 자동차 시장 수요가 전반적으로 큰 타격을 입었다. 또한 단종 된 차량들이 존재하는 영향이 있었다”며 개발비 손상차손화 한 배경을 설명했다. 또 쌍용차가 자산화 한 개발비는 금형 개발‧제품 개발‧계열사의 부품 개발을 위한 투입 등을 포괄한다고 봤다.

이번 분기 쌍용차가 손상차손으로 처리한 총 유·무형자산은 약 768억 원이다. 이 중 유형자산은 약 471억 원이 손상처리됐고, 무형자산은 297억 원이 손상처리됐다. 이 가운데 개발비는 약 200억 원으로 전체 손상차손 유·무형 자산 중 약 26%를 차지한다.

한편 쌍용차는 당기 올 1분기 당기순손실이 1935억 원으로 작년 동기(261억 원)보다 크게 확대된 배경을 언론에 설명하면서 “손상 차손 대부분이 공장, 기계, 설비 노후화에 따라” 유·무형 자산의 손상 처리로 유형 자산이 손상 처리된 영향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사업보고서에서는 유형자산의 손상차손 처리 배경 또한 코로나19의 확산과 자체 경쟁력 약화 탓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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