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대국민 사과, 사과는 하되 인정은 안해
검찰, 경영권 승계위한 회계부정에 초점
핵심관계자 조사이어 이 부회장까지 조사, 마무리 수순?

지난 19일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을 방문한 뒤 귀국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연합뉴스>
▲ 지난 19일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을 방문한 뒤 귀국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검찰에 비공개로 소환돼 17시간 조사를 받고 27일 새벽 귀가했다. 이 부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검찰이 제기한 관련 협의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이복현 부장검사)는 26일 이 부회장을 피고발인 신분으로 소환했다. 검찰은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부정 의혹과 삼성그룹 경영 부정 승계 의혹을 집중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번 조사에서 2015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부터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 변경까지의 과정을 이 부회장 경영권 승계의 일환으로 보고 이 점을 집중 추궁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 6일 대국민 사과를 통해 삼성 관련 논란이 경영권 승계에서 비롯된 문제라고 인정하는 뉘앙스를 보인 바 있다.

그는 대국민 사과에서 "그동안 저와 삼성은 승계 문제와 관련해서 많은 질책을 받아왔습니다. 특히 삼성 에버랜드와 삼성 SDS 건에 대해 비난을 받았습니다. 최근에는 승계와 관련한 뇌물 혐의로 재판이 진행 중이기도 합니다. 저와 삼성을 둘러싸고 제기된 많은 논란은 근본적으로 이 문제에서 비롯된 게 사실입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저는 이 자리에서 분명하게 약속드리겠습니다. 이제는 경영권 승계 문제로 더 이상 논란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법을 어기는 일은 결코 하지 않겠습니다."라고 덧붙혔다. 

이어질 검찰 조사에 대비해 혐의 인정을 살짝 피한 발표다. 엄밀하게 뜯어보면 혐의를 인정하진 않지만, 논란을 일으켜 사과드린다는 의미다.

이 부회장은 26일 검찰 조사에서는 "보고받거나 지시한 사실이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개적인 사과는 하되 재판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혐의를 인정하진 않는단 전략으로 풀이된다.

검찰은 당시 삼성그룹이 나서 제일모직 최대 주주였던 이 부회장에게 유리한 합병 비율이 나올 수 있도록 회계를 조작했다고 보고 있다.

지난 2015년 5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은 이사회를 거쳐 제일모직 주식 1주와 삼성물산 약 3주를 바꾸는 조건으로 합병을 결의했다. 이 부회장은 제일모직 지분 23.2%를 보유했지만 삼성물산 주식은 보유하지 않았다.

이 부회장은 제일모직에 유리하게 합병비율이 산정됨에 따라 지주회사 격인 통합 삼성물산 지분을 안정적으로 확보해 그룹 지배력을 강화했다. 삼성은 합병비율을 1(제일모직) 대 0.35(삼성물산)로 맞추기 위해 삼성물산 주가를 떨어뜨리고 제일모직 가치는 부풀린 의혹을 받는다.

한편 검찰은 이 부회장 측이 이와 같은 합병비율 조작 의혹을 숨기고자 삼성바이오 분식회계를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바이오가 회계처리 기준을 변경하며 4조5000억 원의 장부상 이익을 올렸다는 것이다.

검찰은 삼성바이오가 회계처리 기준을 부당하게 변경했는지 수사 중이다. 이 부회장은 삼성바이오에 대한 배임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받고있다. 삼성바이오 회계 부정과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을 둘러싼 여러 의혹이 모두 이 부회장의 그룹 지배권 강화를 위한 방편인 것으로 검찰은 판단하고 있다.

한편 대법원은 지난해 8월 '삼성그룹 차원의 경영권 승계 작업이 있었다'고 인정했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이재용의 지배권 강화라는 뚜렷한 목적을 갖고 미래전략실을 중심으로 삼성그룹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승계작업을 진행하였다"고 말한 바 있다.

검찰은 최근 최지성 전 삼성전자 미래전략실장을 비롯, 삼성그룹 핵심관계자들을 잇따라 부른데 이어 이 부회장까지 소환했다. 재소환 계획은 아직 나오지 않지만, 사건의 핵심관계자를 모두 조사했단 차원에서 검찰 조사가 마무리 수순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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