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계열사 사장단 20여 명, 1일 ‘미래지향적 노사관계 형성’ 강의 참석
이재용 부회장 “우리 사회의 다양한 가치에 귀를 기울이겠다” 약속 후속 조치
지난달 29일 해고노동자 김용희와 전격 합의

문성현 경사노위 위원장. <사진=연합뉴스>
▲ 문성현 경사노위 위원장.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강필수 기자] 사회의 다양한 가치에 귀를 기울이겠다 의지를 밝힌 삼성이 노사관계 강연을 열었다. 이날 강연은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과 및 사회적 대타협 등의 기조에 따라 마련됐다. 삼성 사장단이 함께 모여 외부 강사의 강연을 들은 것은 2017년 2월 이후 3년만에 처음이다.

삼성은 1일 오후 사장단을 대상으로 건전한 노사관계에 대한 강연을 열었다. 강사로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위원장을 초청했다.

이날 강연은 경기도 용인 삼성인력개발원에서 진행됐다. 강연에는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이영호 삼성물산 사장, 전영묵 삼성생명 사장 등 계열사 사장단 20여 명이 참석했다.

문 위원장은 ‘미래지향적 노사관계 형성’을 주제로 강연에 나섰다. 구체적으로 ▲한국노동운동의 특징과 역사 ▲노사관계의 변화와 전망 ▲건전한 노사 파트너십 구축을 위한 방향 ▲삼성 노사관계에 대한 외부의 시각 ▲바람직한 노사관계를 위한 제언 등을 강의했다. 그는 노사관계에 대한 삼성 경영진의 인식 전환을 촉구했다.

특히 경영진이 직접 직원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먼저 변화하는 것이 미래 지향적 노사관계의 출발점임을 강조했다.

문 위원장과 삼성 사장단은 강연이 끝난 이후에 글로벌 기업에 걸맞은 새로운 노사관계 확립 방안 등의 의견을 교환했다. 문 위원장은 ‘노사관계에 대한 삼성의 입장과 계획을 듣고 대화를 나누고 싶었다’는 평소의 생각을 밝히기도 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달 6일 서초동 사옥에서 대국민 사과 회견을 위해 입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달 6일 서초동 사옥에서 대국민 사과 회견을 위해 입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날 강연은 이재용 부회장이 지난달 6일 기자회견을 열어 “외부의 질책과 조언을 열린 자세로 경청하고, 우리 사회의 다양한 가치에 귀를 기울이겠다”며 했던 대국민 사과 당시의 약속을 이행하는 후속조치로 마련됐다.

삼성은 지난해 12월 노조 와해 의혹 사건에 대해 사과문을 발표했다. 지난달 6일에는 이 부회장이 기자회견에서 ‘무노조 경영방침’을 폐지했다.

당시 이 부회장은 “삼성의 노사 문화는 시대의 변화에 부응하지 못했다. 삼성의 노조 문제로 인해 상처를 입은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밝혔다.

또한 “더이상 삼성에서 무노조 경영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고, 노동 삼권을 확실히 보장해 건전한 노사문화가 정착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부회장의 사과와 전향적 행보에 성과가 나오고 있다. 지난달 29일에는 1년 가까이 고공농성을 벌이던 해고노동자 김용희씨와 전격 합의했다.

삼성 관계자는 “2018년 반도체 백혈병 보상 합의와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사 직원 직고용, 순환출자 완전 해소에 이어 노사문제에 대해 전향적으로 변화된 모습과 약속을 이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미래지향적이고 건강한 노사문화를 정립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 7개 관계사는 오는 4일 열릴 삼성준법감시위원회 정기회에서 이 부회장의 사과에 따른 후속 조치와 실천 방안을 보고한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사과문 발표 당시 “저와 관련한 재판이 끝나더라도 삼성준법감시위원회는 독립적인 위치에서 계속 활동할 것이다. 활동이 중단없이 이루어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검찰은 경영권 승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의혹을 두고 이 부회장은 지난달 26일과 29일 두 차례 소환 조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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