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일본 정부, 문제 해결 의지 보이지 않아”
“정상적인 대화 진행 아냐··· WTO 분쟁 해결 절차 재개”
日, “수출규제, 종합적 평가·운영할 것” 되풀이

나승식 산업통상자원부 무역투자실장이 2일 브리핑을 열고 일본 수출규제에 대해 WTO 분쟁 해결 절차를 재개한다고 밝혔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제공>
▲ 나승식 산업통상자원부 무역투자실장이 2일 브리핑을 열고 일본 수출규제에 대해 WTO 분쟁 해결 절차를 재개한다고 밝혔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제공>

[폴리뉴스 강필수 기자] 수출규제를 둘러싼 일본의 무성의한 태도에 정부가 대응에 나섰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이후 잠정 중단했던 WTO 분쟁 해결 절차를 재개한다.

나승식 산업통상자원부 무역투자실장은 2일 세종청사에서 ‘일본 수출규제 관련 한국정부 입장’을 브리핑한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

나 실장은 “일본 정부가 문제 해결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으며 현안 해결을 위한 논의는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면서 “우리 정부는 지금 상황이 당초 WTO 분쟁 해결 절차 정지의 조건이었던 정상적인 대화의 진행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WTO 분쟁 해결 절차를 통해 일본 3개 품목 수출 제한 조치의 불법성과 부당성을 객관적으로 입증해 우리 기업의 정당한 이익을 보호하겠다”면서 “아울러 양국 기업들과 글로벌 공급 사실에 드리워진 불확실성이 조속히 해소되도록 모든 역량을 결집해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WTO에 분쟁 해결 패널 설치를 요청해 향후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앞서 산업부는 일본이 한국을 상대로 취한 3대 품목 수출 규제와 백색 국가(수출 절차 우대국) 명단인 화이트리스트 제외 결정과 관련해 "5월 말까지 입장을 밝히라"고 일본에 통보했으나 일본은 끝내 전향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나 실장은 1일 '5월 수출입동향'을 설명하면서 ‘일본이 우리가 요구한 기한내 답변이 왔는가’라는 질문에 “별도 자료를 내서 설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은 일본이 제기한 문제를 모두 개선한 만큼, 수출규제를 원상 복귀하라고 요구해왔다. 이와 같은 요구에도 일본 측은 기존의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가지야마 히로시 경제산업상은 2일 기자회견에서 “향후 동향에 관해 예단을 갖고 코멘트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제대로 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효성 있는 무역관리체제구축을 위한 대화를 계속하겠다’는 기존의 입장을 반복한 것이다.

이날 가지야마 경산상은 “(수출규제는)일본기업과 한국의 수출관리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운용한다”는 방침을 거듭 밝혔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 또한 1일 기자회견에서 수출규제 철회를 두고 “안전보장 무역관리는 공개된 장소에서 토론할 것이 아니다. 한국 문제에 하나하나 코멘트하는 것은 삼가겠다”고 언급했다. 이어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운영할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지난해 7월 일본의 수출규제 이후, 한국은 일본의 규제를 WTO에 제소해 첫 번째 절차인 한일 양자 협의를 진행했다. 이후 양국이 지난해 11월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를 유예하며 제소 절차도 중지했다.

이어 한일 양국은 지난해 12월 도쿄에서 양국 간 수출통제제도를 논의하기 위한 고위급(국장급) 정책 대화를 3년 만에 재개했다. 지난 3월 서울에서 후속 회의를 열기로 했다가 코로나19에 화상회의로 대체했다. 양측은 잇단 회의에도 성과를 거두지 못한 채, 서울에서 후속 회의를 열기로 했지만 일정조차 잡지 못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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