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칼, 일반공모 BW 발행 대한항공 유상증자 참여
경영권 다툼 중인 3자 연합 지분율 확대 가능
3자 연합, 한진칼 지분율 확대 중··· 조 회장 우호 지분율 넘어서

한진칼 사옥. <사진=연합뉴스>
▲ 한진칼 사옥.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강필수 기자] 한진칼이 3자 연합의 위협에도 불구, 신주인수권부사채(BW, Bond with Warrant) 발행으로 대한항공 유상증자 참여에 속도를 냈다.

한진칼은 지난 1일 일반공모 방식으로 3000억 원 규모 BW 발행을 결의했다. 표면이자율은 2%, 만기이자율은 3.75%이고 만기일은 오는 2023년 7월 3일이다.

이번 발행은 대한항공이 추진하는 유상증자에 필요한 자금 조달이 목적이다. 한진칼은 BW 발행을 토대로 대한항공 유상증자 재원 마련과 함께, 자사의 차입구조 개선 및 추후 자본확충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한진칼 이사회는 5월 14일 대한항공 지분 가치 유지 및 유동성 위기 극복을 위해 3천억 원 규모로 대한항공 유상증자에 참여할 것을 결의한 바 있다.

BW에는 신주인수권(Warrant)이 부여돼있고, 주관사 총액 인수가 가능하다.

한진칼이 선택한 형태는 주주 및 일반인 등 누구나 참여 가능한 ‘일반공모’ 방식이다. 사측은 “주주·일반인 대상 청약 절차를 한꺼번에 진행하는 일반공모 방식이 청약률 상승과 일정 단축이 가능하다. 일반공모가 대한항공 유상증자 납입 일정 준수에 유리하다는 것을 고려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 연결 기준 한진칼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411억 원으로 유동성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한진칼은 보유자산 매각 및 담보부 차입으로 부족한 재원을 마련할 계획이었다.

담보 대출의 경우 현금 및 현금성자산에서 이미 담보로 제공돼 있거나 사용이 제한된 경우가 많다. 자산 매각의 경우 현금화 시점을 7월로 예정된 대한항공 유상증자 일정에 맞추기 어렵다.

한진칼이 택한 일반공모 BW 발행은 신속한 자금 확보가 가능하다. 하지만 그룹 경영권을 두고 현 경영진과 대립 중인 3자 연합의 지분 확대를 가능케 해 ‘양날의 검’과 같은 성격을 갖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일반공모는 말 그대로 누구나 신주인수권부사채를 인수할 수 있다. 3자 연합이 지분을 더 확보하는 것도 가능하다. 지분율만 고려하면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이 낫다”고 설명했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KCGI, 반도건설로 구성된 3자 연합은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의 패배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한진칼 지분 매입으로 지분율을 늘리고 있다.

한진칼 지분율. <사진=폴리뉴스>
▲ 한진칼 지분율. <사진=폴리뉴스>

KCGI 산하 투자목적회사인 그레이스홀딩스는 지난 2일 한진칼 지분율을 45.23%로 확대했다고 공시했다. 기존 42.74%에서 2.49%p가 증가했다. KCGI 산하에 있는 엠마홀딩스와 반도건설 계열사 대호개발, 한영개발 또한 지난달 26일부터 지난 1일까지 총 147만2000여 주를 추가 매입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측 우호 지분 41.30%을 넘어 격차를 벌리고 있다.

양측의 경영권 분쟁은 지난 3월 한진칼 정기주주총회의 의결권 행사에 대해서도 법적 다툼을 시작하며 분쟁을 이어오고 있다.

3자 연합은 지난달 26일 3월 주총 결과에 대한 취소소송도 제기했다. 주총 의결권 행사와 관련해 낸 가처분 신청이 모두 기각된 데 따른 본안 소송이다.

일각에서는 반도건설의 의결권 제한 효력이 풀리는 7월 이후 3자 연합이 한진칼 임시주총 소집을 요구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한진칼 관계자는 “일반공모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방식이다. 3자 연합의 지분 확보를 단정짓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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