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성이란 내가 선 위치를 분명히 하는 것"
"역사성이란 내가 선 타임테이블의 시점을 분명히 아는 것"

제목:가을..기다림/ 작가:현라라 / 크기:61.0×61.0(cm) /재료:mixing on canvas<br></div>
작품설명: 4계절 시리즈 중 가을을 표현한 작품. 전작들과 같은 모티브로 계절을 연상시킬수있는 색상을 썼으며 무언가를 기다리고 아쉬워하는듯한 2마리의 동물(여우)의 실루엣을통해 잠시 스쳐가는계절의 여운을 표현해보고자 했다.
▲ 제목:가을..기다림/ 작가:현라라 / 크기:61.0×61.0(cm) /재료:mixing on canvas
작품설명: 4계절 시리즈 중 가을을 표현한 작품. 전작들과 같은 모티브로 계절을 연상시킬수있는 색상을 썼으며 무언가를 기다리고 아쉬워하는듯한 2마리의 동물(여우)의 실루엣을통해 잠시 스쳐가는계절의 여운을 표현해보고자 했다.


"보수라는 말을 쓰지 말라"

미래통합당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5월 27일 비대위 위원장으로 선출되기도 전에, 국회 의원회관에서 통합당 전국조직위원장들을 상대로 한 특강에서 나온 말이다. 더 나아가 보수 뿐만 아니라 "진보라는 말도 쓰지 말라" "'보수'도, '자유 우파'도 강조하지 말고, '중도'라고도 하지 말라"며 김 위원장 특유의 '탈이념, 정책 지향' 노선을 공개적으로 선언한 것이다.

이에 통합당 중진의원들이 아연실색하고 나섰다. 장제원 의원은 6월4일 "보수가 싫었으면 우리 당에 오지 말았어야지" "자유우파 진영의 지지를 받는 우리 당을 좌파 정당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냐" "김 위원장은 통합당 정체성과 맞지 않는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정진석 의원도 "보수라는 말을 쓰지 말자고 하는데 썩 동의할 수 없다" "김 위원장이 '협력해달라' '시비 걸지 말라'고 하지만, 그게 잘 통하지 않을 것이다"며 비난했다. 홍준표 의원도 "보수 우파 진영의 과(過)만 들추어내는 것이 역사가 아니듯 보수 우파의 공(功)도 제대로 평가 받아야 한다" "좌파 2중대 흉내내기를 개혁으로 포장해서는 우리는 좌파 정당의 위성정당이 될 뿐이다" "보수 우파의 진정한 가치는 자유, 공정, 서민에 있다"며 가세했는데, 자신의 SNS를 통해 표현한 보수 우파의 기치를 더욱 곧추세워야 한다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빵을 먹을 수 있는 '실질적 자유'가 중요하다"며 "보수라는 말은 실체가 없다"는 말로 '보수 정체성' 논란을 일축해버렸다. 더 나아가 김 위원장은 당헌·당규와 정강·정책 등에서도 '보수'나 '자유 우파'등의 가치는 모두 제거할 것으로도 알려지고 있다.

2016년 더불어민주당 비대위 대표 시절에도 "민주당 정체성과 맞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았었다. 그는 "자꾸 정체성, 정체성 하는데 '정체성이 뭐냐'고 물으면 대답하는 사람이 하나도 없었다"며 그때의 입장(민주당 내 경직된 운동권 문화를 비판)을 고수했다.


김종인이 백전백승하는 이유1  "정체성, 내가 선 위치를 분명히 안다!"

김 위원장은 미래통합당 전국조직위원장들 앞에서 분명하게 말하고 있다.

"이제 시대가 바뀌었고, 세대가 바뀌었다" "당의 정강·정책부터 시대정신에 맞게 바꿔야 한다" "국민은 더이상 이념에 반응하지 않는다" "대선 승리의 길은 일반적 변화가 아닌 엄청난 변화를 필요로 한다" "'파괴적 혁신'으로 '진취적 정당'을 만들고 깜짝 놀랄 만하게 정책 개발 기능을 되살릴 것" "정당은 국민이 가장 민감해 하는 '불평등' '비민주'를 잘 해결할 수 있는 집단"...

스스로 고백하듯 말하는 그의 고집 또는 일관성은 또 어떠한가? "지난 40년 동안의 정치를 보면 우리 정치가 파괴적 수준의 혁신을 하지 않으면 나라의 미래도 밝지 않다고 생각한다" "미래통합당이 현재 당면한 여러 문제를 직시하고 다가오는 대선에 대비해야 한다"

누구는 김종인의 선택을 두고 권력에 눈이 먼 '노욕老慾'이라고 혹평했다. 그러나 "제가 어떤 개인적 특수 목적을 위해 이 자리를 맡은 것이 아니다. 그 준비를 마치면 제 소임을 다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여러분에게 간곡히 부탁한다. 다소 불만스러운 일이 있더라도, 과거 가치관과 떨어지는 일이 있다고 하더라도 시비를 너무 걸지 마시고 이 당이 정상 궤도에 올라 다음 대선을 치를 수 있는 체제를 갖추는 데 많은 협력을 부탁드린다"

여기에 무슨 '노욕'이 보이는가?  여기에 어느 한 점 모호한 구석이 있는가?  김종인이 미래통합당에 온 이유, 즉 그의 존재목적은 분명하다.  2022년 3월 9일에 있을 '대통령 만들기'다.

미래통합당에 존재 목적과 당이 나아갈 방향을 분명히 제시하고, 2021년 4월 7일까지 자신의 몫에 대해 정직하다.

김종인 비대위의 성공 여부는 전적으로 수구·퇴행적 관성과 결별하고 당의 정체성과 노선을 재정립하느냐 못하느냐에 달린 게 분명하다.

 

김종인이 백전백승하는 이유2  "역사성, 내가 선 타임테이블의 시점을 분명히 안다!"

"통합당이 4월 총선에서 참패한 것은 산업화 시대의 성공 신화와 반공 이념에 집착해 시대 변화를 체감하지 못한 데 근본적 원인이 있다"

김 위원장이 '시대를 보는 시선'이다. 그의 시선은 한국정치의 보수와 진보, 좌우 이념에서 벗어나 있다.사실 우리는 근대화, 산업화 시대를 지나며 유효기간이 다 지난 반공과 좌우이데올로기, 보수진보라는 이념쓰레기를 껴안고 산 셈이다.

이번 4.15총선에서 허상과 우상에 불과한, 썩어 냄새나는 것들에 사로잡혀, 영혼없이 떠다니는 '아스팔트 위의 좀비'들을 목격한 바있다. 이 또한 오만과 폭압에서 비롯된 우리 역사의 슬픈 자화상이다. 근대화, 산업화 시대가 속절없이 흘러간 것처럼 한국의 1980년대를 관통한 '민주화 시대'도 하염없이 지나갔다. 탈냉전, 군사독재와 독점재벌 대 민주전선이라는 '진영의 투쟁' 또한 이제 전설이 됐다. 하지만 옛 '두 진영'은 보수진보라는 옛이름을 덮어쓰고 '아스팔트 위의 좀비떼'와 다르지 않게 가끔씩 부활하기도 했다. 지난 4.15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보여준 퇴행적 모습이다.

여하튼 지금 우리는 '신자유주의의 쓰나미'에 떠내려 가고 있으며, 이마저도 '시대의 끝물'에 쓸려가고 있는 형국이다. 이 와중에 'COVID19 PANDEMIC'까지 겹쳤다.

음흉한 신자유주의 주도의 세계화로 미국은 2차대전 후 최장기의 호황을 누렸고, 자본주의 세계경제에 편입된 중국은 마침내 '세계의 공장'과 동시에 '세계최대의 소비시장'이 됐다. 미하일 고르바초프가 글라스노스트로 소비에트를 열었고, 페레스트로이카로 블라디미르 푸틴이 뒤를 이었다. 푸틴의 오랜 여친, 동독의 앙겔라 메르켈이 서독에 와 통독의 수상이 됐다. 

그러나 미국 주도의 신자유주의적 세계화는 불평등을 심화시켰다. 한국 김대중 정부 때 전 국민의 찬란한 '금모으기 운동'으로 가려졌지만 얼핏 정체를 나타낸 IMF의 그림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이름으로 나타난 IMF의 변종, '세계금융그룹의 보이지 않는 손'의 어루만짐에 녹아나야만 했다. 

이들에 의해 세계는 각 국가별로는 계급 계층 간의 불평등을, 국제 간에는 부국과 빈국 사이의 불균등이 운명처럼 재생산되고 있다는 '내밀한 결함'을 발견한 때이기도 했다. 극단의 불평등은 세계화에 대한 저항을 불러일으켰고, 우리에게 익숙한 슬로베니아의 슬라보이 지제크가 지적한 것처럼 "월스트리트를 점령하라!"는 저항운동이 전 세계적으로 일어났다.

이런 반세계화 운동은 2016년 브렉시트(Brexit)로 이어졌고 트럼피즘(Trumpism)을 낳는 씨앗이 됐다(?). 
이들에게는 '국경 없는 세계'의 이민자와 노동자들이 영미의 국경을 넘어들어와 백인노동자들, 토착민(native)들의 일자리를 뺐어간다고 여겨졌다. 얼마전 세계시민이 열광했던 영화 '기생충'에서 봉준호 감독은 '신자유주의의 끝물'을 신랄하게 지적한 바있다. 여기에 COVID-19는 PANDEMIC을 넘어 EPIDEMIC으로 나아가고 있는 중이다. 시대는 이렇게 무심하게 흐른다. 

"지난 40년 동안의 정치를 보면 우리 정치가 '파괴적 수준의 혁신'을 하지 않으면 나라의 미래도 밝지 않다고 생각한다" "반대만 하고 대안은 없는 수구세력, 사회적 약자의 아픔에 공감하지 못하는 꼰대 야당에 민심은 등을 돌렸고, 그 결과 103석의 '영남당'으로 쪼그라들었다"

지난 6월 2일 의원총회에서 한 발언이다. 이는 김 위원장이 시대를 보는 시선이다. 지난 한국정치 40년을 한 눈에 보는 시력을 가졌다. 그에게 수구세력이란 통합당을 의미하지만 않는다. 사회적 약자의 아픔에 공감하지 못하는 '꼰대당'이라면 수구세력이고, 그 주인공이 더불어민주당이 될 수도 있다는 '역설의 레토릭'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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