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스보팅 허용하면 與 상임위 독식 OK, 단 국회법에 명시해야”
“김종인, 통합당이 돌파해야 하는 점 정확히 짚어, 하태경은 수호천사”
“비판야당 아니라 수권야당이 돼야 통합당이 산다”
“전당대회 했으면 TK 정당 됐을 것”
“민경욱·진중권 중 포기하라면 민경욱, 진중권이 제1야당”

<사진=안채혁 기자>
▲ <사진=안채혁 기자>

21대 총선에서 부산지역 최고 득표율(59.47%)로 당선돼 3선 중진의 고지에 오른 하태경 미래통합당 의원(3선, 부산 해운대갑)이 22일 여의도 의원회관 하태경 사무실에서 ‘폴리뉴스’의 김능구 대표와의 ‘정국진단’ 인터뷰를 가졌다.

이날 인터뷰에서 하 의원은 최근 악화 일로를 걷고 있는 남북관계에 대한 전망과 그에 대한 노선과 정책 및 김종인 비대위에 대한 중간 평가와 그의 트레이드 마크인 청년 정책·젠더 이슈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해 논했다.

하 의원은 자신의 21대 국회 1호 법안으로서, 국회의원의 소신투표에 대한 징계를 금지하는 법안인 ‘금태섭법’을 두고 “180석 넘게 의석수를 가져간 여당이 책임 정치를 하고 싶어하는데, 이에 더해 미국의 사례까지 염두해 두고 금태섭법을 발의했다”며 “내 주장의 핵심은 미국처럼 다수당이 상임위원장을 다 가져가되, 소신껏 표결할 수 있도록 크로스보팅을 허용하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하 의원은 “민주당이 크로스보팅 허용하면 상임위원장 다 가져가는 것에 불만 없다. 단 책임정치를 하고 입법화해야 한다”며 “새로운 정치 관행이 생기는 것이고, 의석수에 따라 상임위원장을 나누는 기존 관행대로는 꼭 초반에는 싸우게 되는 갈등국회가 된다”고 지적했다.

하 의원은 이어 “나도 당론에 어긋나는 투표를 종종 했다. 나는 국회의원인 동시에 당원이다. 다만, 첫 번째 규정은 헌법에 써 있는 국회의원의 권리”라며 “당원으로서의 규정도 중요하지만 그것이 수록된 정당법은 하위법이다. 의원이 소신과 양심에 따라 투표할 수 있게끔 정당법이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헌법 46조 제2항은 ‘국회의원은 국가 이익을 우선하여 양심에 따라 직무를 행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김종인 비대위에 대해 하 의원은 “김 위원장이 우리 당이 돌파해야 하는 지점을 정확히 짚었다. 우리 당의 가장 큰 문제점은 국민들에게 수권 야당으로서의 인식을 주지 못하는 것”이라며 “우리 당이 사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우리가 정권을 맡아도 된다는 신뢰를 주는 데 있다. 비판 야당 하는 게 아니라 대안 야당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사이익으로 정권을 잡을 수 있었던 과거와는 상황이 다르다고도 설명했다. 하 의원은 “우리가 잘못해서 저쪽이 여당이 됐는데, 지금은 시대가 다르다”며 “20대 국회를 지내면서 4차 산업혁명이 대두되고 알파고 나오는 등 너무 급격히 변해서 새로운 시대를 맡을 수 있는 시대정신이 있는지 이걸 국민들이 중요하게 본다. 견제야당보다는 수권야당의 노선이 맞다”고 밝혔다.

전당대회를 하지 않은 것이 다행이라고도 말했다. 하 의원은 “전당대회 했으면 TK 정당 됐을 것이고 부정선거 얘기하고 그랬을 것”이라며 “‘황교안 전당대회’해서 5·18 이상하게 묘사해서 엄청난 타격 입었다. 똑같은 현상 발생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권과 관련해 ‘새 인물’에 대해 묻자 하 의원은 “대선 후보는 당 대표, 원내대표 못 한다. 자기가 스스로 커야 한다”며 “김종인 비대위의 역할은 정당 지지율을 높여 누가 후보가 되든 그 지지율을 먹고 가게 하는 역할”이라고 지적했다.

부정선거 이슈를 두고 민경욱 전 의원과의 설전을 하는 것에 대해 하 의원은 “우리 당이 나아가야 할 쪽은 민경욱 쪽이 아니라 진중권 쪽”이라며 “다만, 민경욱과 진중권이 한 정당에 같이 있을 수 있겠는가? 특히 지지자들이 같이 있을 수 있겠는가? 하나는 포기해야 한다. 나라면 민경욱 쪽을 포기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하 의원은 “진중권이 제1야당이다. 언론 보도 비중 보면 제1야당이 맞다”며 “진중권 야당의 자매정당 비슷한 것이 현재 통합당이 처한 신세”라고 자조했다.

하태경 미래통합당 의원은 사회운동가 출신의 정치인으로, 서울대학교 물리학과 졸업 이후 탈북자와 북한주민 인권운동을 하다가 정계에 입문해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전공 분야인 대북 정책 이외에도, ‘하태핫태’, ‘성공한 주갤러’ 등의 별명이 붙을 정도로, 청년층과의 활발한 소통 행보로 알려져 있다. 젠더 이슈 등에서의 전문성을 갖고 있으며 지역구 주민들과의 스킨십에도 활발해, 21대 총선에서 미래통합당 내 부산지역 최다득표 및 20대 연령층에서의 승리로 가뿐히 3선에 성공하였다.

<사진=안채혁 기자>
▲ <사진=안채혁 기자>

[다음은 하태경 미래통합당 의원과의 일문일답이다]

- 외교안보 위기 속에서 3개 상임위는 통합당 의원들도 참여해야 정상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에서의 호응도는?

현재 국회에는 2가지 문제가 있다. 외교안보 위기 속에서 국회가 제 기능을 해야 한다는 요구가 있고, 더 크게는 총선에서 180석 넘게 여당연합이 의석수를 차지한 것이다. 여당은 그 책임정치를 하고 싶은 것이고 그래서 법사위도 가져간 것이다. 내가 금태섭법을 발의한 이유는 미국의 사례를 염두한 것이다. 미국은 상임위원장을 다수당이 다 가져가고 대신 크로스보팅(소신투표)을 허용한다. 그렇게 미국하고 똑같이 가는 것에 대한 불만은 없다. 내 주장의 핵심은 소신껏 표결할 수 있도록 크로스보팅을 허용하라는 것이다. 그래서 금태섭법을 발의했다. 대표 입장과 다른 표결 했다고 해서 그걸 징계하라고 하면 책임정치 못 하고 국회 독재가 되는 것이다. 민주당에서 크로스보팅을 허용한다면 상임위원장 다 가져가는 것에 대한 불만은 없다. 책임정치 하고, 단 그것을 입법화해야 한다. 입법화하면 나중에 우리가 다수당이 돼도 똑같이 하면 된다. 그런 책임정치로, 새로운 정치관행이 생기는 것이다. 그런 식으로 이번은 새로운 국회 질서를 만들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국회 갈등을 생산적으로 좀 정리를 했으면 좋겠다. 의석수에 따라 상임위원장을 나누면 꼭 초반에는 싸우게 되는 갈등국회가 되는 구조다.

- 주호영 원내대표가 칩거중이다. 이번주에 정상화하나.

이런 큰 틀에 대한 합의를 하는 게 필요하다고 보고, 이런 합의는 민주당 입장에서 나쁘지 않다. (민주당은) 정권을 잡았고 효율적으로 행사하고 싶을 것인데, 그냥 하면 된다. 대신 입법화하면 된다. 아까 얘기했듯이 크로스보팅 허용하고 민주주의 보장하면 된다.

- 정치는 결국 선거로 인해 평가받을 수밖에 없는데.

내 조건은 금태섭법을 받으라는 것이다. 실제로 당론에 어긋나는 투표 종종했다. 금태섭법은 곧 하태경법이다. 국회의원이자 동시에 당원이지만 첫 번째 규정은 헌법에 써 있는 국회의원의 권리다. 당원으로서의 규정도 중요하지만 그것이 수록된 정당법은 하위법이다. 그래서 소신과 양심에 따라서 국회의원이 법안 상정할 때 투표할 수 있게끔 정당법이 바뀌어야 한다.

- 김종인 비대위가 출범해서 이슈를 선점하면서 국민들이 주목을 끄는 데에는 성공했다. 안철수 대표와의 연대설도 흘러나온다. 다만 보수 용어 쓰지 말자는 데에 대한 비판이 나오고, 한국의 10년 교육이 허망하다 하는 등 논란의 여지도 있다. 그래도 진취적인 모습을 보이는데는 성공했는데.

김종인 위원장이 우리 당이 돌파해야 하는 지점을 정확히 짚었다고 본다. 우리 당의 가장 큰 문제점은 저기는 정권을 맡을 자격도 없고 능력도 없다는 인식, 즉 국민들이 우리 당을 수권야당으로서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축소지향적 야당이 돼 있다. 우리 당이 사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우리가 정권을 맡아도 된다는 신뢰를 주는 데 있다. 수권 야당 전략이란, 어떻게 하겠다는 확신을 주는 건데 김종인 위원장이 그것에 성공하고 있다. 비판 야당 하는 게 아니라 대안 야당이 돼야 한다. 시대가 급격히 바뀌기에 과거 관성대로 하면 안 된다. 과거에는 저쪽이 실점하면 저절로 수권 야당이 된 건데 그게 문재인식 야당이다. 문재인 야당, 사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전에는 2류정당이었다. 장외투쟁만 하고 그랬다. 19대 국회에서는 장장 6~7개월 장외투쟁하고 발목만 잡았다. 문제는 국민들이 그거 다 잊어버렸다. 우리가 잘못해서 저쪽이 여당이 됐는데, 지금은 그렇게 하는 시대가 아니다. 20대 국회를 지내면서 4차 산업혁명 알파고 나오는 등 너무 급격히 변해서 새로운 시대를 맡을 수 있는 시대정신이 있느냐 이걸 국민들이 중요하게 본다. 국민들이 보기에 김 위원장이 우리 당이 대안 야당으로서의 자질 있다는 걸 보여주고 있다. 이 노선이 맞다. 수권야당 노선으로 가야 한다. 견제야당보다는 수권야당이다.

- 이번에 초선 의원들이 거의 TK쪽에 몰려있고. 관료 출신들이 많은데. 새 시대를 열 수권정당으로는 한계가 있지 않나?

그래서 전당대회 안 하고 김종인 위원장을 모시고 온 것이다. 전당대회 했으면 TK정당 됐을 것이고 부정선거 얘기하고 했을 것이다. ‘황교안 전당대회 ’해서 518 이상하게 묘사해서 엄청난 타격 입지 않았는가. 똑같은 현상 발생했을 것이다.

- 내년 재보선 이후에 전당대회 예정인데 그때까지 새로운 사람 나타날까?

정치는 인물하고 정당이다. 대선후보는 당대표 못한다. 자기가 커야 한다. 김종인 비대위 역할은 정당 지지율을 높여 놓는 것이다. 그러면 누가 후보가 되든 그 지지율은 먹고 간다. 정당 지지율 높이는 게 김종인 위원장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다.

- 하태경 의원도 비대위 들어가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적극적으로 도와야 하는 것 아닌가?

수호천사 역할 하고 있다. 정치적 역할도 하고 있다.

- 대권주자 풀에 대해서는?

본인이 커야 한다.

- 부정선거 이슈를 갖고 민경욱 전 의원과 설전 중인데,

민 의원보고 당을 떠나라고 했다. 뼈를 깎는 혁신이 필요하다. 우리 당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민경욱 쪽이 아니라 진중권 쪽이다. 다만 민경욱과 진중권이 한 정당에 같이 있을 수 있나? 그 지지자들이 한 정당에 있을 수 있을까? 하나 포기해야 한다. 나라면 민경욱 쪽을 포기하겠다.

- 진중권의 역할이 커 보이는데.

진중권이 제1야당이다. 언론 보도 비중 보면 진중권이 제1야당이다. 진중권 야당의 자매정당 비슷하게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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