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대회 지원금 불구하고 80~100만원 주장선수 통장에 입금 요구”
“주장선수, 최숙현 ‘정신병자’라고 부르며 이간질”
“팀닥터, 치료 이유로 성추행도”

 고 최숙현 선수의 동료 선수들과 이용 의원 등 미래통합당 의원들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고 최숙현 선수 사망사건과 관련해 추가 폭로했다. <사진=연합뉴스>
▲  고 최숙현 선수의 동료 선수들과 이용 의원 등 미래통합당 의원들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고 최숙현 선수 사망사건과 관련해 추가 폭로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이지혜 기자]고(故) 최숙현 선수와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철인 3종 경기)팀에서 함께 활동했던 동료들이 6일 고인과 팀 동료들이 겪었던 폭행 및 괴롭힘에 대해 추가 폭로했다. 

현역선수인 두 사람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그동안 보복이 두려웠던 피해자로서, 억울하고 외로웠던 최 선수의 진실을 밝히고자 이 자리에 섰다”며 김규봉 경주시청 감독, 주장 선수 장모씨, 팀닥터 안모씨의 폭행·폭언 사실을 밝혔다.

이들은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은 감독과 특정 선수만의 왕국이었으며 폐쇄적이고 은밀하게 상습적인 폭력과 폭언이 당연시되어 있었다”고 밝혔다. 

이들에 따르면 김 감독은 2016년 8월 점심에 콜라를 한 잔 먹어서 체중이 늘었다는 이유로 20만원 어치의 빵을 최 선수를 포함한 선수들에게 강제로 먹여 새벽까지 구토를 반복하게 했다. 또 견과류를 먹었다는 이유로 견과류 통으로 선수들의 머리·뺨·가슴 등을 때렸다.

2019년 3월에는 복숭아를 먹고 살이 쪘다는 이유로 팀닥터와 음주하는 자리에 최 선수 등을 불러 구타했으며, 설거지를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뺨을 때리고 부모님과의 회식 자리에서 부모님께 폭언을 했다.

선수들은 “감독한테서 인센티브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국제대회 나갈때마다 지원금이 나오는데도 항상 80~100만원 가량 사비를 주장선수 이름의 통장으로 입금을 요구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팀내 최고참인 주장 선수 장씨에 대해서는 “항상 선수들을 이간질하며 따돌림시키고 폭행과 폭언을 통해 선수들을 지옥의 구렁텅이로 몰아넣고 정신적인 스트레스로 스스로 무너지게 만들었다”며 “같은 숙소 공간을 쓰다보니 훈련시간 뿐만 아니라 24시간 주장선수의 폭력 폭언에 항상 노출돼있었고 제3자에게 말하는 것도 계속 감시를 받았다”고 토로했다.

이들은 장씨가 최 선수를 ‘정신병자’라고 말하며 선수들과 이간질시켰고, 팀닥터에게 구타당한 후 방에서 혼자 울고 있을 때도 폭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또 “주장선수는 훈련하면서 실수하면 물병으로 머리를 때리고, 고소공포증이 있는 저를 옥상으로 끌고 데려가 뛰어내리라고 협박”했으며, 자고 있는 사이 방에 몰래 들어와 자신의 휴대폰 잠금을 풀고 카톡을 읽기도 했다고 폭로했다.

팀닥터의 경우 “치료를 이유로 가슴과 허벅지를 만지는 등 성적 수치심을 느끼게 했다”며 “심리치료를 받고있는 숙현이 언니를 ‘극한으로 끌고 가서 자살하게 만들겠다’라고 까지 말했다”고 밝혔다.

팀닥터는 자신을 대학교수라고 말했으며, 수술을 하고 왔다는 말도 자주 했지만, 대한의사협회 등에 따르면 의사면허나 물리치료사 면허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일었다. 

두 선수는 “선수 생활 유지에 대한 두려움으로 숙현 언니와 함께 용기 내어 고소를 하지 못한 점에 대해 숙현 언니와 유가족에게 죄송하다”며 “지금이라도 가해자들이 자신의 죄를 인정하고 처벌이 제대로 이뤄져 모든 운동선수들의 인권이 보장될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상임위원회는 이날 최 선수에 대한 가혹행위 및 체육 분야 인권 침해 관련 긴급 현안 질의를 열고 가해자들을 불렀다. 이 자리에서 김 감독과 주장선수 장씨는 “폭행한 적이 없다”며 혐의를 정면으로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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