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혜련 “세밀하게 살폈어야 했으나 부족했다” 사과 
장성근, n번방 공범 강 모씨 변호...“피의자 부모와의 인연으로 변호” 
통합당 “민주, 잇따른 공직자 성범죄 감찰부터 시급”

김종철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좌)와 장성근 변호사 <사진=연합뉴스>
▲ 김종철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좌)와 장성근 변호사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권규홍 기자]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오거돈 전 부산시장에 이어 故박원순 시장까지 잇따른 광역단체장의 성추문 의혹으로 위기를 맞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이 고위공직자수사처장(공수처)후보 추천위원으로 장성근 변호사(전 경기중앙변호사회 회장)를 선임했지만 장 변호사가 ‘n번방’ 사건 공범의 변호를 맡은 것이 뒤늦게 알려지며 사임했고 민주당은 즉각 사과했다. 

13일 민주당은 공수처의 출범을 앞두고 처장 후보 추천위원으로 김종철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장성근 변호사를 선임했다. 하지만 추천위원으로 선정된 장 변호사는 최근 사회적으로 큰 충격을 준 ‘n번방’ 사건의 주범 조주빈의 공범인 강모 씨의 변호을 맡은 이력이 알려져 논란이 일자 사과문을 올린 뒤 전격 사임했다.

이날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진 뒤 장 변호사를 선정한 것으로 알려진 당 추천위원회 소속인 백혜련 위원장은 민주당 출입기자들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를 통해 사과했다.

백 위원장은 장 변호사를 선임하게 된 것을 두고 “사건 수임은 당사자가 공개하지 않는 한 인지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초대 공수처장 후보 추천 위원회라는 상징성과 무게를 감안할 때 더욱 세밀하게 살폈어야 했으나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 이에 대해서 심심한 유감을 표하며 조속히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 선정을 마무리 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당차원으로 사과를 표했다.

이어 장 변호사 역시 사과문을 통해 “피의자 부모와 예전부터의 인연으로 부득이하게 사건을 수임했다”며 “현재 사임계를 제출한 상황이지만 이 부분이 공수처 출범에 조금이나마 영향을 미친다면 개인적으로도, 역사적으로도 용납하기 힘들다고 생각한다. 이에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을 받아들일 수 없음을 밝힌다”고 거듭 사죄했다. 

당초 민주당은 장 변호사 선임을 두고 “수원시 인권위원회 위원장, 전 전국지방변호사협의회 회장 등을 역임해 사회의 다양한 목소리를 대변해온 인물이다”며 “헌법을 수호하고 법과 원칙에 따르는 공명정대한 수사, 인권 수사를 추구해야 하는 공수처의 기능과 목적에서 공수처장 후보 추천논의를 풍부하게 해줄 인사”라고 밝혔으나 n번방 피의자를 변호한 사실도 제대로 검증을 못했다는 비난을 피하기가 어렵게 됐다. 

장 변호사가 변호를 맡았던 강 씨는 지난 1월 n번방 주범 조 씨에게 자신의 고등학교 담임교사 A씨의 딸에 대한 살인을 청부하고 개인정보를 알려준 뒤 금액을 지급한 혐의로 구속되었고, 지난 2018년엔 A 씨에 대한 5년에 걸친 상습 협박 등으로 1년 2개월 동안 수감 생활을 한 사실도 추가로 알려지며 사회적으로 큰 충격을 준 바 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미래통합당은 민주당에 대해 공세를 펼쳤다. 최형두 통합당 원내대변인은 구두 논평을 통해 “청와대는 무엇이 그리 급하기에 위헌심판 중인 공수처법을 서두르며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 임명을 강행하느냐”며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는 n번방 공범 변호인을 추천위원으로 임명하다니, 도대체 어떤 공수처장 후보를 원하는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민주당 시·도지사의 잇따른 성폭력 범죄 같은 공직자 비리감찰이 시급하다면 4년째 공석중인 특별감찰관부터 임명하라”고 민주당에 촉구했다.

민주당의 이 같은 신속한 반응은 성추행에 책임을 지고 사퇴한 오거돈 전 부산시장에 이어 故박원순 시장까지 성추문 의혹에 휩싸여 정치권을 비롯해 여성 시민단체들의 매서운 비판을 받고 있기에 당 차원의 위기감을 느낀 조치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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