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능구 “이재명 대선판 복귀, 민주당 대선 2강구도 이낙연에게도 좋은 일”
홍형식 “이낙연의 딜레마, 문재인”
차재원 “이재명, 전략적인 사람...무턱대고 김부겸 손 잡지 않을 것”
황장수 “박주민은 마지막에 이낙연에 세를 실어주는 캐스팅보트 역할”
[폴리뉴스 이지혜 기자]폴리뉴스와 월간 폴리피플이 지난 22일 진행한 정국 관련 ‘좌담회’에서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대법원 판결과 지지율 상승이 더불어민주당 내 대선후보 구도에 미치는 영향, 박주민 의원의 8.29 전당대회 당대표 경선 출마가 갖는 의미 등에 대해 토론했다.
이날 오후 김만흠 정치아카데미 원장의 사회로 ‘폴리뉴스’에서 진행된 좌담회에는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 차재원 부산 카톨릭대학교 초빙교수, 황장수 미래경영연구소장,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가 참석했다.
먼저 이재명 지사와 이낙연 의원의 대선 후보 ‘2강 구도’ 형성 관련, 홍형식 소장은 “이낙연과 이재명 간 지지율 격차를 좁히는 주 동인은 20~30대”라면서 “이 지사는 이 의원과 달리, 외연의 가능성은 별건으로 하더라도 강력한 지지층이 형성돼 있는 것은 사실인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이 의원의 지지율이 문재인 대통령과 같이 움직이는 특성을 보이는 반면 이 지사는 보수층 일부의 지지를 받는 특성을 보인다고도 설명했다.
홍 소장은 “이 지사는 본인이 이야기한 것을 도정으로써 입증해야 하는 상황에 있다. 2년 동안을 본인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대선에서 자기 위상을 가질 수 있다”면서 “반면 문 대통령으로부터 더 멀리 있는 쪽, 보수 쪽의 지지가 일정 부분 형성되는 것은 이 지사에게 굉장히 딜레마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차재원 교수는 이 지사에 대해 “정치적 족쇄가 풀리면서 운명의 날개를 펴고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결국 궁극적 목표는 차기 대권일텐데, 문제는 이재명이라는 사람이 상당히 정치적으로 영악한 사람이다. 무조건 이낙연 의원이 이번 당대표 되는 것을 오히려 바랄 것”이라고 예상했다.
차 교수는 “만약 이 의원이 당대표가 안되면, 이낙연은 차기 대권주자로서 거의 게임이 끝난 것이다. 그렇게 돼서 이 지사 본인이 전면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하면 이제 여야로부터 완전히 견제받아야 한다”며 “본인 입장에서는 그것을 바라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이 의원이 적절히 자기 앞을 반걸음 정도 앞서가는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해주기를 바랄 것이기 때문에, 상당히 메시지 조정도 하고 무턱대고 김부겸 후보와 손잡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 지사가 정치적 족쇄가 풀리고 나서 매일 굵직한 것을 발표하고 있다”며 “자기에게 비토를 갖고 있을 만한 세력들에게 상당히 어필해서 다가간다. 삼성 출신 등을 영입하는 것도 ‘나는 실사구시 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일종의 메시지를 던지고 있는 것이다. 그런 것을 보면 상당히 전략적인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김능구 대표도 “이낙연 의원에게도 이재명 지사의 대선판 복귀는 굉장히 좋은 일”이라며 “둘 중 하나가 독주하게 되면 여야와 언론으로부터 융단폭격을 받아서 주저앉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 지사가 SBS 인터뷰에서 자기는 보수주의자라고 이야기했다. 김부겸 후보도 이전에 자기는 보수라고 말했다”며 “민주당의 정체성은 진보인데, 이 분들이 보수주의자라는 것은 민주당 내에서 래디컬(radical) 보다는 리버럴리즘(liberalism)에 가깝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김 대표는 “(이 지사가) 현재 가장 이슈가 되는 부동산 문제에서 집값이나 다주택자 여부보다는 실거주 여부를 따져서 과세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거기에 현재 보수 세력에서 주장하고 있는 민주당 서울·부산시장 무공천을 분명히 이야기했다”며 “지금 보수세력이 이재명을 다시 보기 시작했다”고 판단했다.
황장수 소장은 “무죄취지로 파기환송된 이후 매일 말폭탄을 쏟아내는데, 이 지사의 장기가 1대1로 붙었을 때 퍼부을 수 있는 선동력이 장기라면 치명적인 단점 또한 통제가 되지 않는 부분”이라면서 “앞으로 친문과의 계속 긴장감이 강화될 것인데, 상당히 정제해서 말하지 않고 많은 말을 한다”고 비판했다.
한편 이 지사의 무죄판결에 대해 “문 대통령이 이낙연만 가지고 가다가는 대권 재창출이 굉장히 위험하다”면서 “이재명을 살려서 다이나믹하게 가야하겠다는 판단이 있었을 것이라고 본다. 이재명이 본인에게는 위험하지만 이재명을 죽인다면 대권 재창출 자체가 어렵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봤다.
박주민의 당대표 경선 합류, 대권 내다본 행보?
황장수 소장은 “이재명 지사가 김부겸 후보를 밀고 있다”며 “이낙연 의원이 지금 압도적으로 1위지만 이 지사가 매일 하루에 한 건씩 포문을 열고 있다. 그러다보면 이 판이 묘하게 돌아갈 수 있으니 친문이 박주민 의원이 일단 출마선언을 했다가, 마지막에 이낙연에 일종의 세를 실어주는 캐스팅보드의 역할을 하기 위해 나서게 한 것이 아닌가 싶다”고 분석했다.
반면 김능구 대표는 '박 의원이 완주할 것'이라고 내다보며 “민심을 당이 제대로 대변해주지 못하고 있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그 정서는 친문 당원들한테는 퍼져있다고 보기 때문에 상당한 지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 대표는 “이 의원의 경우 자기가 그동안 '굼떴다'며 총리의 모습을 벗어던지고 당대표 후보로서 메시지를 던지겠다고 나왔는데 지켜봐야 한다. 어쨌든 기본적으로 호남세력의 지지를 받고 있다는 게 당대표 선거에서는 가장 크다”며 이 의원이 당대표 선거에서 가장 유망하다고 봤다.
또한 “당대표가 되는 것만이 아니라 이 과정 속에서 메시지 관리, 특히 TV토론에서 국가정책이나 비전을 갖고 서로 치열하게 치고받을 것인데 그 부분에서 간접적으로 이낙연 의원과 이재명 지사와의 대권 대결이 시작됐다고 본다”면서 “이 후보에게는 혹독한 국민적 검증의 과정이 될 것이고, 후보가 아닌 이재명과 붙어야 하는데 그 역할을 박주민 의원이 하지 않겠나. 박 의원이 던지는 메시지나 비전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차재원 교수는 “박 의원은 당권을 도전하러 나온 것이 아니다. 차기 대권을 노리고 나왔다”며 “만약 이 의원이 1등을 하고 박 의원이 2등을 할 경우에는 그 다음부터 차기 대권 주자로 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낙연 의원이 당권을 잡아도 어차피 차기 대선에 도전하려면 내년 3월에 내려와야 한다. 문제는 여러 가지가 민주당 지지율을 상당히 불리하게 몰고 가고 있기 때문에, 이 후보가 당대표로서 이낙연의 모습을 제대로 못 보여주면 엄청난 시련에 부딪칠 수 있다. 그럴 경우에는 이 지사가 치고 올라올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친문이 ‘이낙연 카드도 불안한데 이재명에게 대권을 줄 수 있나. 그러면 저 똘똘한 박주민은 어떻게 생각하지?’라고 생각할 때 박 의원이 계속 자기 목소리를 내면서, 이 지사와 때로는 같은 목소리를 내고 때로는 차별화된 목소리를 내면서 그의 스피커가 상당히 커질 것”이라며 “내년 본격적으로 대선 경선에 들어가서 이낙연·박주민·이재명이 붙었을 때 이낙연이 힘들어질 수 있다고 생각하면 친문들이 선택이 어디로 갈지 박 의원이 충분히 계산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홍형식 소장은 “박 의원이 ‘당이 국민을 대표해야 하는데 제대로 못하고 있다’는 표현을 했는데, 결과가 입증할 것”이라며 “박 의원은 국민을 대표하는 스타일이 아니고 친문, 친노, 내부 센터를 대변하는 인물이다. 아직 국민들을 대변할 수 있는지는 검증하지 못한 상황이다. 이번 전당대회에 출마해 그것을 검증받아낼 수만 있다면 본인이 생각하는 정치적 상상력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또 “박 의원은 2등에 포커스를 맞추는 것 같다. 2위가 된다면 현재 민주당 구조상으로 놓고 본다면 대단히 의미있는 승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낙연의 딜레마, 문재인
홍형식 소장은 “현 정부의 초대 총리, 장수 총리를 하면서 문 대통령과 상당히 많이 오버랩되는 과정을 거쳤다”며 “문재인 정부의 실정이나 비판받는 정책에 대해 그 당시 총리로서의 의견 개진을 요구받는 과정에서 현 정부와는 다른 이야기를 약간씩 추상적으로 비치고 있지만 그것을 명확하게 하지는 못하는 딜레마에 빠졌다”고 지적했다.
홍 소장은 현재 상황이 전당대회 이후에도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보면서 “만에 하나 이 후보가 문 대통령으로부터 많이 벗어나게 되면 패턴이 무너져 다음 대선까지 가기 굉장히 어려움이 있다. 그렇다고 해서 같이 가기에도 굉장히 애로사항이 있는 아주 묘한 딜레마”라고 분석했다.
차 교수도 “이낙연 후보가 여러 현안들에 대해 책임지는 자세에 있기 때문에 신중할 수 밖에 없다고 하지만, 많은 국민들이 봤을 때는 일종의 ‘부자 몸조심’이라고 본다. 너무 소극적”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자기가 차기 지도부를 맡을 사람이라고 주장하는데 여러 현안들에 대해 자기 의견이 없다”면서 “이낙연의 정치와 비전을 어떻게 각인시키느냐가 이 후보에게 주어진 가장 큰 정치적 과제일 것”이라고 말했다.
황장수 소장은 “문 정부가 1년 10개월 남짓 남았는데도 이렇게 시끄러운데, 앞으로 1년만 더 가면 더할 것”이라면서 “문 대통령을 내부에서라도 공격해야 다음 대권을 노리지, 문 대통령을 찬양하면서 대권에 성공할 사람이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이낙연의 근본적 한계는 문재인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비판을 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능구 대표는 “이낙연 후보의 스탠스나 메시지는 전과는 달라질 수밖에 없다. 당대표로 자기가 굼뜬 행동을 한 것 같다는 말을 했는데, 당대표 후보로서 보다 더 책임있는 메시지를 내놓지 않으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김 대표는 이 후보가 문 대통령과의 간격 조정을 절묘하게 할 것이라며 “본인의 비전과 메시지에 대해 이제는 국민적 검증대에 들어섰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이 바라고 있으니 차별화는 시도할 것이다. 다만 그것이 문재인 정부를 완전히 뒤엎는 식으로, 폄하하는 식으로는 안 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이번 전당대회에서 당대표가 누가 되든 간에, 바뀌면 당대표들이 대권 등 새로운 미래권력으로 나가기 때문에 청와대의 장악은 약해질 수밖에 없고 ‘원팀’ 기조도 깨질 수밖에 없다. 민주당의 새로운 변화는 불가피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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