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민주묘역 찾아 참배... 통합당 역사상 첫 당대표 사과
"산업화와 민주화 어느 하나도 간단히 부정할 수 없어”
“비상계엄이 전국으로 확대된 1980년 5월 17일 저는 대학연구실에 있었다. 그 이틀 전 학생들이 시위를 중단할 것이라는 발표를 듣고 밀려있는 강의 준비에 열중하던 중이었다. 광주에서 발포가 있었고 희생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은 얼마간의 시간이 지난 뒤에야 알게 되었다. 위법행위에 직접 참여하는 것도 잘못이지만 알고도 침묵하거나 눈 감은 행위, 적극 항변하지 않은 소극성 역시 작지 않은 잘못이다”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19일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찾아 무릎을 꿇고 참배하며 이 같이 말했다. 김 위원장은 광주 민주화 운동에 대해 소극적으로 임했던 자신과 당내 일부 인사들의 과오에 대해서도 사죄의 뜻을 밝혔다.
참배를 마치고 김 위원장은 “5월 영령과 광주 시민들게 말씀드린다”며 “그동안 여러 기회를 통해 그 과정과 배경을 말씀드리며 용서를 구했지만 결과적으로 그것은 상심에 빠진 광주 시민, 군사정권에 반대했던 국민들에게는 쉽게 용납하기 어려운 선택이었다. 다시한번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6.25전쟁 당시 북한군의 총칼에 할머니를 잃었다”며 “(당시에) 학살을 피해 밤마다 거처를 옮기며 지내야 했다. 바람소리에도 신경이 곤두서는 시간이었다. 그런 경험을 통해 쫓기는 자의 공포와 고립된 자의 좌절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80년 5월 광주에서 끔찍한 일이 벌어진 후 호남주민들이 겪었을 고립과 슬픔의 감정 또한 그에 못지 않을 것이다”라고 공감했다.
아울러 “광주에서 그런 비극적인 사건이 일어났음에도 그것을 부정하고 5월 정신을 훼손하는 일부 사람들의 어긋난 행동에 저희당은 더욱 엄중한 회초리를 들지 못 했다. 저희당의 일부 정치인들까지 그에 편승하는 듯한 태도까지 보였다”라며 “표현의 자유라는 명목으로 엄연한 역사적 사실까지 부정할 수는 없다. 그동안의 잘못된 언행에 당을 책임지는 사람으로서 진실한 사과의 말씀 드린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대한민국은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룬 나라다. 어느 하나도 간단히 부정할 수는 없다”는 발언으로, 민주화 유공자와 유족들에게 사과를 하면서 동시에 보수진영을 챙기는 듯한 발언도 했다. 그러면서도 “그렇게 자랑스러운 역사의 과정에 적지 않은 희생과 고통이 따랐던 것도 사실이다. 그것이 상처로 남아 아직도 낡은 이념 대립을 계속하며 사회적 통합과 발전에 방해가 되고 있다”며 “역사의 화해는 가해자의 통렬한 반성과 고백을 통해 가장 이상적으로 완성될 수 있지만 권력자의 진심어린 성찰을 마냥 기대할 수는 없는 형편에서 그 시대를 대표하여 무릎을 꿇는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발언을 마무리 하면서도 “부끄럽고 또 부끄럽다. 죄송하고 또 죄송하다”고 재차 사죄의 뜻을 밝혔다. 이어 “너무 늦게 찾아왔다. 벌써 일백 번이라도 사과하고 반성했어야 마땅한데 이제야 그 첫걸음을 떼었다”며 “작은 걸음이라도 나아가는 것이 한걸음도 나아가지 않는 것보다 낫다는 충고를 기억한다. 5.18 민주묘역에 잠들어있는 원혼의 명복을 빈다. 아물지 않은 상처를 부둥켜안고 살아가는 유족들에게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제 미약한 발걸음이 역사의 매듭을 풀고 과거가 아니라 미래를 향해 나가는 작은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발언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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