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임 로비, 무엇을 더 바라서 추한 모습 보이려 하나?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사진=안철수 대표 페이스북]
▲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사진=안철수 대표 페이스북]

[폴리뉴스 정찬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8일 권순일 중앙선관위원장을 향해 “축구에서 심판이 일방적으로 상대팀에게 유리한 편파판정을 할 때, 우리는 이런 심판을 ‘상대편 12번째 선수’라고 한다”며 사퇴를 요구했다.

안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중앙선관위원장이 지켜야할 가장 중요한 일은 정치적인 중립을 지키는 일이다. 그래야 민주주의의 근간인 선거를 공정하게 관리할 수 있다. 그러나 권 위원장은 총선 전날, 문재인 대통령이 현금살포에 버금가는 노골적인 금권선거 지시를 했을 때 경고 한마디 하지 않는 등 여러 번에 걸쳐 정부 편을 들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 권위원장이 이제는 그간의 관례를 깨고 대법관 퇴임 후에도 선관위원장을 계속하겠다고 한다”며 언론보도를 거론하며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에 잘 어울리는 선관위원장”이라고 힐난했다.

안 대표는 “그 동안 선관위의 정치적 중립이 그나마 가능했던 것은 대법관이 선관위원장을 겸임했기 때문”이라며 “대법관에게 선관위원장이라는 영예를 더해 주는 것은 개인적인 영달을 추구하라는 것이 아니라, 공정한 선거라는 헌법 가치의 수호자가 되라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법관 임기가 끝난 후에도 선관위원장을 계속한다면 더 이상 행정부와 입법부의 영향에서 자유롭기 힘들기 때문에, 심지어 군사정권하에서도 대법관 임기가 끝나면 선관위원장도 그만 두는 관례가 자리 잡은 것”이라며 “그러나 보도에 따르면 대법관에서 물러난 자연인 권순일은 선관위원장을 계속하기 위해 연임 로비를 하며 다녔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안 대표는 이에 “이런 사람이 직을 유지한다면 공정하게 선거를 관리할 거라고 믿는 국민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며 “만일 문 대통령이 권위원장을 연임시킨다면, 이것은 공정과 정의에 대한 사망 선고이자 민주주의의 핵심인 선거를 뿌리째 흔드는 반민주적인 처사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선거법 패스트트랙 강행으로 이미 게임의 룰을 바꾼 여당이, 심판의 거취마저 이런 식으로 처리한다면 선거는 반칙이 판을 쳐도 심판은 보이지 않는, 해보나 마나 한 경기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안 대표는 권 위원장에게 “판관 포청천까지는 바라지도 않는다”며 “뻔히 보이는 반칙에는 휘슬을 불 수 있는, 최소한의 양심과 도덕성을 갖춘 선관위원장을 바라는 게 그렇게 큰 욕심인가. 권순일 위원장은 선배 위원장들이 떳떳하게 지켜왔던 자랑스러운 전통을 이어가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어 “국가 의전서열 5위에 걸 맞는 아름답고 당당한 뒷모습을 보여 주길 기대한다. 이미 얻을 것 얻고 오를 데까지 오른 성공한 인생이지 않은가? 무엇을 더 바라서 추한 모습을 보이려 하는가? 더 이상 추한 모습을 보인다면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청와대는 이날 일부 언론에서 권순일 중앙선관위원장이 대법관 임기를 끝내고도 선관위원장 직에서 물러나지 않고 있는 그 이유가 선관위 물갈이 인사를 위한 것이며 이를 두고 청와대와 물밑 대화가 있었다고 보도한데 대해 “관련한 내용은 선관위에 문의하셔야 될 것 같다”며 함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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