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전극에 양극과 음극이 공존...고무줄 같은 배터리 실현 가능성 열어

연신성 아연--은 이차전지 개념도. <사진제공=포스텍>
▲ 연신성 아연--은 이차전지 개념도. <사진제공=포스텍>

POSTECH(포항공과대학교, 총장 김무환) 화학과 박수진 교수, 송우진 박사(현.충남대학교 유기재료공학과 교수), 박사과정 이상엽씨 연구팀과 UNIST(울산과학기술원) 송현곤 교수, 황치현 박사 연구팀이 공동연구를 통해 하나의 전극에 양극과 음극이 동시에 존재하는 ‘야누스 페이스 전극(Janus-faced electrode)’을 이용해 늘여도 성능이 유지되는 배터리를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에 최근 소개됐다.

다양한 신체 움직임 아래에서도 화재나 폭발의 위험이 없고, 착용감이 뛰어난 웨어러블 전자기기를 구현하기 위해 변형된 형태에서 안정적으로 전원을 공급할 수 있는 배터리를 개발하는 것은 연구자들의 오랜 도전 과제이다.

수계 전해질을 기반으로 한 아연-은 전지(zinc-silver battery)는 우수한 출력과 에너지 밀도, 안전성을 보여 웨어러블 기기의 전원 소자로 사용되기에 적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아연-은 배터리를 웨어러블 기기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우수한 신축성과 전지의 안정적인 수명을 동시에 보장할 수 있는 새로운 전극의 도입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연구팀은 마치 두 개의 얼굴을 가진 로마신화의 신 ‘야누스’처럼 양극과 음극이 한 전극에 구성된 ‘야누스 페이스 전극’을 사용하여 연신성(延伸性, 늘어나는 성질) 아연-은 이차 전지를 개발했다.

야누스 페이스 전극은 우수한 물성(200% 연신 조건에서 200번의 반복적인 연신, 수축 과정) 및 연신 상황에서도 뛰어난 전기 전도도(100% 연신 조건에서 2.1 Ω)를 보였다. 또한, 야누스 페이스 전극의 독특한 구조적 특성으로 인해 아연의 수지상 성장 및 내부 단락을 예방할 수 있었으며, 그 결과 야누스 페이스 전극을 기반으로 제작한 연신성 이차 전지는 우수한 수명 특성(200번의 충·방전 사이클 후 초기 용량의 90% 유지)을 보였다. 더욱이, 이번 연구를 통해 개발한 연신성 전지는 200%의 연신 조건 아래에서도 신축성 전원 소자로서의 역할을 안정적으로 수행했다.

그간 다양한 접근으로 늘어나는 배터리를 연구해온 박수진 교수는 “이번에 개발된 연신성 아연-은 배터리는 높은 안정성과 향상된 전기화학적 성능을 보인다”며 “배터리 분야뿐만 아니라 다양한 웨어러블(wearable) 기기에 적용된다면 ‘입는 컴퓨터 시대’가 올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소프트 일렉트로닉스연구단 글로벌 프론티어사업, 한국연구재단 창의도전연구과제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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