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 도매법인 위탁수수료로 매년 1500억 부담
소비자 농산물값 폭등/폭락에도 속수무책

21일 국회 앞 '가락시장 공정경쟁 도입 촉구 기자회견'에서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전국농민회총연맹, 한국소비자연맹, 한국마트협회 관계자들과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안채혁 기자>
▲ 21일 국회 앞 '가락시장 공정경쟁 도입 촉구 기자회견'에서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전국농민회총연맹, 한국소비자연맹, 한국마트협회 관계자들과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안채혁 기자>


[폴리뉴스 김미현 수습기자] 가락시장 내 도매시장법인들이 농산물을 경매에 부쳐주고 1500억 원대 수수료 수익을 얻는 등 독점적 운영으로 이익과 배당을 챙겨간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매년 농산물 가격의 폭등‧폭락으로 피해를 입는 소비자와 농민들은 ‘시장도매인제 도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1일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락시장 내 5개 도매시장법인의 독점으로 소비자와 생산자 모두가 제대로 된 가격에 좋은 농산물을 사고 팔 수 없다"며 가락농산물도매시장에 공정 경쟁체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엔 박 의원을 비롯해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 김성민 한국마트협회 회장, 박흥식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 등이 참여해 농림축산식품부를 상대로 도매시장 제도 시정을 요구했다.

박 의원실에 따르면 현재 농산물 물량의 3분의 1이상을 취급하고 있는 가락동 농산물도매시장은 5개 도매시장법인이 독점 경매 제도를 통해 농산물 가격을 결정하고 있다. 

생산자인 농민들은 국내 최대도매시장인 가락시장을 통하지 않을 방법이 없어 울며 겨자 먹기로  농산물 가격의 폭등‧폭락을 거듭하는 경매제를 받아들이고 있다. 또 경매제 경매에 따른 위탁수수료 형태로 매년 1500억 원 이상을 부담하는 중이다.
  
박 의원은 이날 "생산자들은 도매법인의 형성 가격으로 판매할 수밖에 없어 소득이 불안정한 상황이 반복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번 국회에서 정부와 같이 생산자 소비자 모두 혜택받을 수 있는 농산물 유통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기자회견의 취지를 밝혔다.

이어 생산자 대표로 나선 전국농회총연맹 박흥식 의장도 “서울특별시농수산식품공사가 제공한 자료를 보면, 같은 날 같은 농산물을 낸 A법인은 7만원, B법인은 2만 6천원의 값을 받았다. 심지어 청양고추 가격은 무려 12배 가격 차이나는 곳도 있다”며 이를 해결할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개선방안을 촉구했다.

이어 한국소비자연맹 정지연 사무총장도  “소비자는 (경매제로 인해) 산지(농산물) 가격이 폭락해도 싼 가격에 못 사고, 폭등하면 또 비싼 가격에 사야 한다. 그렇다고 생산자에게 혜택이 가는 것도 아니다"며 "안정적인 가격에 신선한 농산물이 유통될 수 있도록 유통단계를 줄이고, 독점적 사업자 유통구조를 개선해달라"고 요청했다. 

 마트협회 대표로 나선 한국마트협회 김성민 회장도  농민들이 가져가야 할 이득을 기업들이 편취하고 있다며 “이미 강서시장은 직거래 개념인 시장도매인제도를 도입해 성공적으로 운영되는 것처럼 가락시장도 변해야 한다. 농식품부는 각성하고 올바른 정책을 펴길 이 자리에서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가락시장은 농식품부에서 도매시장 운영을 전반적으로 통제하고 있어 유통주체 간 경쟁이 제한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마지막으로 박 의원은 ”시장은 독점이 아닌 여러 가지 형태의 경쟁이 있어야 소비자와 생산자 모두에게 이익을 줄 수 있다. 농산물 유통구조를 개선해 많은 분들이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정부에 강력촉구하고, 만약 입법 조치가 필요하다면 할 수 있도록 해보겠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은 ”농식품부 장관의 결단을 촉구한다“는 구호와 함께 독점 유통구조를 혁신하자는 의미의 퍼포먼스로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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