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0일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미소를 짓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0일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미소를 짓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국민의 짐’ 발언으로 연일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이재명 경기지사가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을 비롯한 여러 야당 정치인들에게 뭇매를 맞고 있다. 그럼에도 이 지사는 아랑곳하지 않고 재차 ‘국민의 짐’이라는 표현을 써 더욱 더 야당을 도발해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다지는 모습이다.

김은혜 의원은 23일 의원실 SNS 계정에 입장문을 올려 “(이 지사는) 흥분을 가라앉혀야 한다”며 “경기도의 짐이 되지 않도록 품격 있는 정치문화를 만드는 데에 이 지사께서 앞장서 주셔야 한다”고 밝혔다. 이 지사가 쓴 ‘국민의 짐’ 표현을 재차 비꼰 것이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실수요검증에 대한 자문이었는데, 왜 자금조달 계획을 받았냐고 거짓증언을 했냐”거나 “국토부의 검토요청을 한 거지 왜 자문요청을 했다고 거짓증언했냐”고 말한 바가 없다“며 이 지사의 주장을 반박했다.

이어 김 의원은 ”미미한 표현상의 문제를 지적한 바 없고, 악의적으로 왜곡해 사실을 조작한 바도 전혀 없다“며 ”애초에 경기도가 봉현물류단지 사업과 관련해 애시당초 국토부에 자원조달 계획자문을 요청한 사실이 없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앞서 이 지사는 이날 사진의 SNS에 글을 올려 ”그저 짐만 되고 있는 제1야당의 현실이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너무도 안타깝다“며 ”국민의힘에 진심어린 충언 드립니다. 국민의힘이 정말로 국민에게 힘이 되는 정당으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국민의힘을 ‘짐’ 표현을 또 써가며 비판했다.

이 지사는 그러면서 ”경기도는 국토부에 공문을 보내 자금조달계획 변경에 따른 실수요 검증을 받아야 되는지 말아야 되는지 ‘검토 요청’을 했고, 그래서 경기도 담당부서장이 국감장에서 자문을 받은 적이 있냐는 김 의원의 질의에 “받은 기억이 있다”고 말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 지사는 ”달을 가리켰냐 해를 가리켰냐가 쟁점인데, 달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냐 손바닥으로 가리켰냐를 가지고 따져서야 무슨 문제해결이 되겠는가“라며 ”김 의원님께서는 미미한 표현상의 문제를 악의적으로 왜곡하고 사실을 조작하고 있다. 그러니 '국민의 짐' 소리를 듣는 것“이라고 김 의원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은 23일 이 지사의 입장문을 다룬 기사를 자신의 SNS에 링크하며 ”공당의 유력한 대선 주자라는 분이 상대당의 당명을 가지고 시비 거는 걸 보니 인성에 문제가 있는 것만큼은 분명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실 이 지사가 ‘국민의 짐’이라는 표현을 쓴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 지사는 지난 20일 경기도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을 향해 ‘국민의 짐’이라고 말해 야당 의원들로부터 큰 항의를 받았다.

이를 두고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21일 자신의 SNS에서 해당 사건을 다룬 기사를 링크 한 후 ”네, 저희가 국민의 짐을 짊어지겠습니다“라고 이 지사를 비꼬았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 또한 23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이 지사도 약간 유감이지만 우리당(국민의힘) 의원들도 그걸 왜 못 받아치냐 이런 생각이 들었다"며 "이 지사가 현란한 말로 넘어가려고 할 때 거기에 따끔하게 지적을 해야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저는 이 지사의 발언이 나왔을 때 그 자리에 있었다면 '자꾸 그러면 더불어공산당 그런 소리 들어요'라고 했을 것"이라며 "이 지사가 확실히 순발력은 발군이다 인정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이 지사의 ‘국민의짐’ 발언은 이 지사를 탐탁치 않게 여겼던 골수 친문(親文) 지지층 사이에서 크게 호평을 얻고 있다. 친문 지지층이 많은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국민의 짐이라니..너무 가볍다. ‘국민의 암’으로 해주세요 이 지사님“, ”너무 잘했다. 지사님“, ”입에 착착 달라붙는다“, ”모든 걸 납득시켜주는 사이다 발언“ 등의 반응이 나왔다.

이 지사가 다소 자극적인 발언을 통해 여당 지지층 사이에서 큰 호응을 얻으며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크게 챙겨가고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이에 정원석 국민의힘 비대위원은 이날 ‘폴리뉴스’와의 통화에서 ”이재명 지사에 대한 바람직한 대처 방법은 ‘이재명’이라는 메신저 그 자체를 공격하는 것“이라며 ”지도부급에서 의견을 내선 안 되고, 국민의힘 의원 개개인이 돌아가면서 이 지사를 비판하는게 좋다. 지도부에서 비판하면 이 지사를 키워 주는 꼴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장성철 공감과논쟁 정책센터 소장 역시 이날 ‘폴리뉴스’와의 통화에서 ”이재명 지사에 대한 가장 효과적인 공격 방법은 이재명 지사 본인의 발언으로 이재명 지사를 공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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