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강호, 2019년 이어 2년 연속 1위
이병헌, 마동석, 황정민, 정우성 등 남자배우 강세
여배우는 김혜수, 이정은 10위권 포함

2020년을 빛낸 대한민국 영화배우 9人 (윗줄 왼쪽부터) 공유, 김혜수, 마동석, 송강호, 이병헌, 이정재, 정우성, 하정우, 황정민
▲ 2020년을 빛낸 대한민국 영화배우 9人 (윗줄 왼쪽부터) 공유, 김혜수, 마동석, 송강호, 이병헌, 이정재, 정우성, 하정우, 황정민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이 2020년 한 해를 빛낸 영화배우를 조사한 결과 <기생충>의 주연배우 송강호가 27.8%의 지지를 얻어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송강호는 지난해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과 올해 아카데미 작품상·감독상 등을 수상한 <기생충>의 ‘기택’ 역, 이어 개봉한 <나랏말싸미>에서 ‘세종대왕’ 역을 맡았다. 2017년 천만 관객을 돌파한 <택시운전사>, 2013년 <설국열차>와 <관상>, 그리고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을 선보인 2008년에도 1위에 오른 바 있다. 

그는 2016년 <밀정>에서 의열단을 돕는 조선인 일본 경찰 ‘이정출’, 2015년 <사도>의 ‘영조’, 2014년 노무현 전 대통령 일화를 다룬 <변호인>의 ‘송우석’ 역 등 영화마다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인물을 연기해 왔다. 개봉작이 없었던 올해와 2018년을 포함해 8년 연속 최상위권을 지킬 정도로 ‘팬들에게 두터운 신뢰를 받는 배우’라고 갤럽은 평가했다.

2위는 이병헌(14.0%)이 차지했다. 수년간 국내외 행보를 병행해온 그는 최근 한 해 동안 <백두산>과 <남산의 부장들> 두 편의 한국영화에 등장했다. <백두산>에서는 북한 무력부 소속 이중 스파이 ‘리준평’ 역으로, 10·26 사건을 다룬 <남산의 부장들>에서는 중앙정보부장 ‘김규평’ 역으로 열연했다. 2009년 <지아이조-전쟁의 서막>, 2012년 <광해, 왕이 된 남자>로 ‘올해의 영화배우’ 1위에 오른 바 있다.

3위는 팬들에게 일명 ‘마블리’로 불리는 마동석(9.1%)이다. 그는 2016년 처음으로 ‘올해의 영화배우’ 10위에 이름을 올렸고, 2017년 2위, 2018년 1위를 차지하는 등 대세배우로 자리매김했다. 올해는 웹툰 원작 영화 <시동>에서 정체불명 단발머리 주방장 ‘거석이형’으로, 재난영화 <백두산>에서는 지질학 교수 ‘강봉래’로 상반된 캐릭터를 보여주었다. 2019년 마블 영화 <이터널즈>에서 주연 ‘길가메시’ 역을 맡아 할리우드로 진출, 안젤리나 졸리 등과 함께 촬영했으나 코로나19 때문에 2021년 하반기로 개봉이 연기된 상태다.

<한국갤럽>이 2020년 올해를 빛낸 영화배우를 조사했다. <자료출처=한국갤럽>
▲ <한국갤럽>이 2020년 올해를 빛낸 영화배우를 조사했다. <자료출처=한국갤럽>

 

4위는 황정민(7.5%)이다. 그는 올해 여름 개봉작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에서 딸을 구하고자 처절한 추격전을 벌이는 청부살인업자 ‘인남’으로 분해 열연했다. <국제시장> <베테랑>으로 각각 천만 이상 관객을 모았던 2015년에 3위, <검사외전> <곡성> <아수라> 세 편에서 강렬한 연기를 펼친 2016년에는 1위를 기록했다.

5위는 정우성(6.2%)이다. 올해 개봉작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에서 사라진 애인 때문에 사채에 시달리며 한탕을 꿈꾸는 허당 ‘태영’을, <강철비2: 정상회담>에서는 대한민국 대통령 ‘한경재’를 연기했다. 작년에 <증인>으로 생애 첫 청룡영화상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2010년 처음 10위권에 들었고, 2016~2019년 7~9위에서 올해 5위로 부상했다. 

뒤를 이어 코로나19 때문에 최근 촬영작 <서복> 개봉이 미뤄진 공유가 6위(5.9%), <백두산> <클로젯>의 하정우가 7위(4.0%),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의 이정재가 8위(3.6%), 그리고 11월 개봉작 <내가 죽던 날>에 함께 출연한 김혜수와 이정은이 각각 9위(3.5%)와 10위(3.4%)를 기록했다. <기생충>에서 독보적 신스틸러로 주목받은 후 영화와 드라마를 오가며 맹활약하고 있는 이정은은 처음으로 10위 안에 포함됐다.

상위 10명 외 1.0% 이상 응답된 영화배우는 강동원(3.3%), 성동일(2.9%), 유아인(2.7%), 유해진, 곽도원(이상 2.4%), 손예진(2.0%), 현빈(1.9%), 설경구(1.6%), 최민식(1.5%), 안성기, 조정석(이상 1.4%), 이제훈, 한석규, 박보검, 주지훈(이상 1.3%), 조여정, 조진웅(이상 1.1%), 박서준, 조인성, 장동건(이상 1.0%)까지 총 20명이다.

한국 영화계는 남배우들이 ‘올해의 영화배우’ 상위권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2007년 전도연이 49.7%로 1위에 올랐고, 2008년에는 손예진(2위), 김혜수(3위), 전도연(4위)이 상위권에서 각축했으나, 이후 여배우 순위 최고 기록은 2009년 하지원 4위, 2010년 김혜수 7위, 2011년 김하늘 4위, 2012년 김혜수 3위, 2013년 김혜수 7위, 2014년 전지현 11위, 2015년 전지현 4위, 2016년 전지현 9위, 2017년 김혜수 12위, 2018년 김혜수 14위, 2019년 이하늬 10위, 그리고 작년과 올해 9위에 오른 김혜수다. 

<한국갤럽>은 2007년부터 매년 그해를 빛낸 '올해의 영화배우'를 발표하고 있다. 조사방식은 매년 말 전국(제주 제외) 만 13세 이상 1700명을 대상으로 면접조사를 실시한다. <자료출처=한국갤럽>
▲ <한국갤럽>은 2007년부터 매년 그해를 빛낸 '올해의 영화배우'를 발표하고 있다. 조사방식은 매년 말 전국(제주 제외) 만 13세 이상 1700명을 대상으로 면접조사를 실시한다. <자료출처=한국갤럽>

 

한편, 올해 영화계는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이 컸다. 한국인 열 명 중 여덟 명이 연중 1회 이상 찾는 영화관이 중점관리시설로 분류되어 운영이 제한됐고, 그에 따라 촬영이 중단되거나 개봉 시기가 미뤄진 영화가 많았다. 

영화진흥위원회 집계 기준, 작년(2019년) 한 해 동안 <극한직업>(1,627만), <어벤져스: 엔드게임>(1,393만), <겨울왕국2>(1,337만), <알라딘>(1,255만), <기생충>(1,009만) 다섯 편이 천만 이상 관객을 모았고, 백만 이상 관객 영화도 총 50편에 달했으나, 2020년 올해 최다 관객 영화는 12월 현재까지 475만 명을 기록한 <남산의 부장들>이고, 백만 이상 관객 영화는 17편에 그쳤다. 대신 시간과 장소의 제약 없이 영상을 즐길 수 있는 OTT 서비스 등을 통해 영화를 즐기는 사람은 늘었다.

이번 조사는 <한국갤럽>이 2020년 11월 5~29일 전국(제주 제외) 만 13세 이상 1700명을 대상으로 면접조사원 인터뷰를 통해 올해 가장 활약한 영화배우 두 명을 남녀 구분 없이 자유응답하는 방식으로 실시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4%p, 응답률은 26%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폴리뉴스 Poli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