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는 하품 밖에 버릴 게 없다"

큰 몸짓에 느린 걸음, 우직함과 근면, 성실, 자기희생... 소는 풍요와 힘을 상징한다. 살아서 달구지로 사람 두 다리 역할을 하고, 쟁기 끌어 농사일 도우고, 연자방아 돌려 에너지 제공하고 제 젖으로 사람을 먹여살린다. 죽어서도 살과 피와, 가죽에서 내장까지 모두 먹거리로 남긴다. 뿔에서 꼬리까지 옷으로 신발로 사람 살리는데 모두 바친다. 멸사봉공滅私奉公이란 이런 소보다 못한 인간세의 이름이리라.

"코뚜레... 빈랑檳榔... 우골탑牛骨塔"

개업 때, 이사 때, 문 위에 코뚜레를 거는 옛풍습이 있다. 재물을 코뚜레처럼 꽉 잡아, 마치 손오공 머리띠처럼 언제든 삼장법사 마음대로 재물을 다스렸으면 하는 소망의 표현이다. 소는 베이비부머세대 어릴 적, 집안의 주요 재산이었다. 요즘의 금붙이金 같이 언제든 목돈 마련의 은행금고 역할을 했다. 대학을 우골탑牛骨塔이라 부른 것도 여기에서 유래했다. 소 팔아 대학 보내는, 자식농사 그렇게 지었던 때가 있었다. 하여 소는 대한민국 산업화의 주역이었다.

"콩밭에 소 풀어놓고도 할 말은 있다"

소는 '상어가족(?)'의 일원이기도 했다. 새해 정월 첫번째 맞은 축일丑日을 '소날'이라 했다. 이날은 소한테 일을 시키지 않았다. 쇠죽에 콩을 많이 넣어 잘 먹였다. 정월 대보름에는 사람이 먹는 오곡밥과 나물 등을 함께 먹기도 했다.

신라 눌지왕 22년에 '소에게 수레 끄는 법'을 가르쳤다는 기록이 있다. 소는 그냥 동물이 아니라 '교육'의 대상이기도 했다. 소는 농사기술, 농법을 열심히 배웠고, 드디어 지증왕 3년 소가 논밭을 자유자재로 갈기 시작했다. 이렇게 소의 교육수준이 높아지자 농업생산량이 많이 늘었다. 그러자 인간과  한 방에 살던 소가 외양간으로 독립하기 시작했다. 소의 잠자리가 구별되자, 소의 먹거리도 차별되기 시작했다. 그런 후 2천년쯤 지나 소를 콩밭에 풀어놓으면 안된다는 금기가 생겼다. 콩은 소 먹이기에 아까운 것이 되고 인간의 귀한 먹이로 완전 분리 독립됐다.
 
"바늘도둑이 소도둑 된다"

소는 사람과 함께 산 지가 대략 8000년쯤 된 가장 오래된 친구다. 소가 인간들로부터 분리 독립된 후부터 인간세상에 '바늘도둑' '소도둑'들이 들끓기 시작했다.

"못된 송아지 엉덩이에 뿔난다"

'후마니쿠스' 세상에 도둑들이 들끓기 시작하자 '소'사이어티에도 변화가 생겼다. 송아지때부터 엉덩이에 뿔이 나기 시작한 것이다.

"대감님댁 송아지 백정 무서운 줄 모른다"

더구나 21세기 초, 송아지떼들은 '눈이 뒤집혀' 자신이 소새끼인지 사람새끼인지를 모르는 '착시현상'을 나타냈다. 현대 최첨단 의학자들은 이를 '코비드 징후'라 불렀다. 혹자는 '분열증'이라 부르기도 했다. 한마디로 소새끼들이 '미친 것'이다.

얼마전 지구촌 대한민국이라는 동네에 발생한 '순시리와 3인방'사건이 그랬고 'MB형과 테스형' 사건이 그랬다. 모두 주제파악 못하고 '눈 뒤집힌 소새끼현상'이다.
 
"소는 누가 키우노?"

하여 지구촌 휴마니쿠스들은 하염없이 걱정했다. 왜냐하면 2021년 봄에도 지구촌 대한민국에서 '소싸움'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뭣이 중한디?"

대한민국 사람들은 영화를 만들기까지 '소 이야기'를 기념하고 있다.

2021년 신축년(辛丑年), '흰 소의 해'란다. 평화를 상징하는 흰색 '신辛'이 씩씩하고 강건한 소(축丑)를 만나는 해다. 지구촌 동쪽 모퉁이 '흰 소', 백의민족에게 평화의 해가 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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