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후보군으로 경선 치를 가능성 높아
"제3후보’로 내세울 마땅한 새 인물 없어
‘박주민 불출마설’ ... 우상호-박영선 양자대결 갈 듯

지난해 11월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1차 서울시장보궐선거기획단 회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 지난해 11월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1차 서울시장보궐선거기획단 회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야권 후보의 출마 소식이 연일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출마 소식이 더딘 여권에서는 제3후보 없이 기존 후보군으로 경선을 치를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해지고 있다. 

선거를 100일도 채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여권의 서울시장 보궐선거 여론 지지율 추이가 범야권 후보인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 약세를 면치 못하자 여권 제3후보 필요성이 부상했지만, 당내에서는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더케이서울선거기획단장은 5일 기자들과 만나 “제3후보론에 대해서는 당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논의하거나, 보고받거나, 접수된 바가 없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제3후보론’이란 후보 경선을 붐업하기 위해 기존 후보군이 아닌 새로운 인물을 차출해야 한다는 당내 주장을 말한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해 말 당헌 당규를 개정해 입당하면 바로 선거에 나갈 수 있도록 하는 소위 ‘하이패스’ 카드를 만들었다. 그동안 당원권 행사 6개월 전에 입당해 일정 기간 이상 당비를 낸 권리 당원에게만 공직 선거 후보 자격을 부여해왔던 것을 변경한 것이다.

당시 당헌 당규 개정이 ‘제3후보’로 거론되는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를 비롯해 깜짝 새 인사 등장을 염두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었다. 하지만 선거를 90여일 앞두고 여당은 ‘제3후보론’에 대해 일제히 선을 긋으면서, 우상호 의원과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2파전을 예상했다. 

김민석 더케이서울선거기획단장은 “서울시장 후보군으로 출마가 예상돼 왔고 또 준비를 진행했던 후보들이 있다. 이미 출마를 선언한 후보가 한 분도 계시기 때문에 크게 예상을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후보들의 출마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역시 지난 4일 KBS 9뉴스에 출연해 “보도되고 있는 선에서 (후보) 경쟁을 하게 될 것”이라며, 우상호 의원과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박주민 의원을 언급했다.

여권에서 이처럼 제3후보에 대해 선을 긋는 것은 마땅한 새 인물이 없다는 점도 작용한다. 대권 후보군이었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서울시장 선거 등판으로 판세가 흔들리는 상태에서 당선 가능성이 불확실한 제3후보를 내세울 경우 서울시장 선거를 장담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또 경선 준비 기간을 고려하면 이미 제3후보가 나오고도 남았어야 할 시점인데, 현재로서는 제3후보 등 외부 인물 영입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당내 의견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6일 <폴리뉴스>와 통화에서 “우상호 의원과 박영선 장관 2파전 구도가 된다 해도 충분히 중량감 있는 주자들”이라며 서울시장 선거 제3후보 등장 가능성을 낮게 봤다.

‘박주민 불출마설’ 우상호-박영선 2파전 가나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28일 세종시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열린 '상생조정위원회 제7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28일 세종시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열린 '상생조정위원회 제7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애초 우상호 의원, 박영선 장관, 박주민 의원 ‘3파전’으로 예상됐던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경선은 박주민 의원의 ‘불출마설’이 나오면서 불확실해진 상태다. 3파전이 아닌 2파전으로 치를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친문 출신의 한 의원은 5일 <폴리뉴스>와 통화에서 “앞선 전당대회에서도 개혁적 모습을 내비쳤던 박 의원이 (서울시장 경선에) 나온다면 이미 적극적이고도 남았을 것”이라며 “출마를 주저하는 것 같은데, 궁금해하는 분들이 많으니 곧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박 의원은 지난해 11월까지만 해도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면 “짧게 고민하고 답을 내놓겠다”, “(서울시장에) 완전히 관심 없는 것 아니다”며 출마 가능성을 열어 놨었다. 하지만 장고의 시간이 길어지면서 당내에서는 박 의원이 불출마로 마음을 굳혀가는 것 같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현재까지 여권 서울시장 여론 지지율 1위를 달리는 박영선 장관은 6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출마 가능성을 열어놓고 생각하는 중이다. 이달 안으로 결정할 것”이라고 비교적 분명하게 입장을 밝혔다. 

박 장관은 “그동안 저의 생각의 변화가 있었다면 저는 중기부 장관으로서 책임감에 더 무게를 두고 있었는데, 지금 (여권) 상황이 안 좋아졌기 때문에 제가 출마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장관이 출마선언 시점을 저울질하며, 초읽기에 들어갔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박 장관이 언급한 ‘안 좋은 상황’은 대선주자급이었던 안 대표의 출마선언으로 여론 지형이 범야권 지지로 급격히 쏠리고 있는 상태를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안 대표가 서울시장 출마 선언을 한 뒤 지지율은 박 장관을 앞서고 있다. 아시아경제가 윈지코리아컨설팅에 의뢰한 가상 대결 여론 조사에 따르면 안 대표가 47.4%, 박 장관은 37.0%로 10.4%포인트 앞서 있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 소통관에서 서울시장 선거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 소통관에서 서울시장 선거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반면 여권에서 유일하게 출마를 선언한 우상호 의원은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지지를 받으며 유튜브 등 선거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당내 지지기반이 확고하고 친문·비문 가릴 것 없이 무난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우 의원은 박 장관과의 2파전이 될 경우 자신에게 승산이 있음을 자신하기도 했다. 

우상호 의원은 지난달 <폴리뉴스>와 인터뷰에서 “박 장관과 저는 살아온 삶과 정치 스타일이 다르다”며 “기존 당원들은 저를 지지해주고 있다. 남은 것은 비대면 선거인만큼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서 저의 인생역전과 정치활동, 비전 등을 알려 지지도를 끌어올릴 것이다. 양강구도로 가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자신했다. 

친문 그룹 내에서 안 대표의 대항마로 박 장관이어야 한다는 기류가 있지만, 86그룹 대표 선수인 우 의원이 출사표를 던진 만큼 박 장관에게 지지를 보내기도 쉽지 않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3선의 민주당 의원은 통화에서 “박 의원이 (불출마 할 경우) 지지율이 어디로 옮겨갈 지도 이번 경선에서 주목할 점”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친문 그룹의 재선 의원은 통화에서 “아직 본선 전망이 선명하지 않은 상황에서 친문 그룹이 만약 누구 한 명을 공개 지지할 경우, 대선도 앞두고 상황에서 여러모로 좋지 않은 상황이 생길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박 장관은 오는 11일 소상공인 버팀목자금 지원 작업과 12일 한 종편 프로 예능 프로그램 방송 이후 출마 여부를 밝힐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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