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포스트코로나 불평등해소TF 구성 이익공유제 추진 박차 
국민의힘 "기업 희생 국가 강제하는 것 '반시장주의'"
정의당 "기업 자발적 참여 효과 없어…'특별재난연대세' 필요"
민주당 대선 주자 이낙연·이재명·정세균, 이익공유제 '3인 3색'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운데)가 14일 코로나19 이익공유제 실현 현장 방문의 일환으로 서울 영등포 지하상가 내 네이처컬렉션을 찾아 정기화 가맹점주(왼쪽 세 번째)의 얘기를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운데)가 14일 코로나19 이익공유제 실현 현장 방문의 일환으로 서울 영등포 지하상가 내 네이처컬렉션을 찾아 정기화 가맹점주(왼쪽 세 번째)의 얘기를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로 인한 불평등 해소를 위해 최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꺼낸 이익공유제를 두고 여야 가릴 것 없이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보수진영은 기업의 희생을 국가가 강제하는 것은 '반시장주의, 사회주의적 정책'이라고 비판했고, 진보진영은 기업의 '자발적 참여'로는 아무런 효과를 얻을 수 없다고 지적하며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특별재난 연대세' 등 제도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민주당은 법제화에 관해서는 한 발 물러섰지만, 국내외 사례를 검토하는 등 이익공유제 논의에 본격 착수했다. 

이낙연 "코로나 이익공유제 '상부상조' 해법 찾자는 것"
민주당 코로나 불평등해소 TF구성, 이익공유제 추진 박차

이낙연 당대표는 지난 11일 당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코로나19로 많은 이득을 얻은 계층이나 업종이 이익을 기여해 한쪽을 돕는 다양한 방식을 우리 사회도 논의해야 한다"며 이익공유제 화두를 띄웠다. 코로나 양극화를 막아 사회경제적 통합을 이루자는 취지다. 

이익공유제 추진을 위해 지난 14일 서울 영등포 네이처컬렉션 지하상가 현장탐방에 나선 이 대표는 "어려운 시기일수록 손을 맞잡으면 고통이 줄어들 것"이라며 "이익공유제를 조금 더 부드러운 방법으로 정착시키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15일 당 최고위원회에서도 "우리 사회 내재됐던 양극화가 코로나를 겪으며 더 넓고 깊게 퍼지고 있다"며 "코로나 이익공유제는 그런 현실에서 우리가 상부상조 해법을 찾자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후 민주당은 포스트코로나 불평등 해소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국내외 사례와 국회에 제출된 관련 법안을 검토하며 코로나 이익공유제를 구체화하고 있다. 

홍익표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지난 15일 TF 회의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미국의 보잉, 영국 롤스로이스 등의 협력이익공유제, 미국 내 플랫폼 사업자의 수수료 인하 사례를 들며 "국내 사례와 해외 사례를 검토하고, 이미 제출된 법을 중심으로 검토했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서 민주당의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은 '전통적 이익공유' '플랫폼-파트너 협력' '사회적 기금조성' 등 3가지 형태의 해외 이익공유 모델을 제시했다. 이중 플랫폼-파트너 협력 모델이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거래가 늘면서 많은 이익을 낸 플랫폼 기업들이 피해를 본 자영업자들에게 이익을 나눠야 한다는데 여권 내부에서 공감대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오른쪽 여섯번째부터), 불평등해소TF 단장인 홍익표 정책위의장 등 참석자들이 1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포스트코로나 불평등해소 TF 1차회의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오른쪽 여섯번째부터), 불평등해소TF 단장인 홍익표 정책위의장 등 참석자들이 1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포스트코로나 불평등해소 TF 1차회의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도 정의당도 '이낙연발(發) 이익공유제' 반대 

이 대표가 언급한 이익공유제는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수혜를 본 분야의 기업들이 초과 수익을 피해가 심각한 중소기업들과 나누자는 취지로 정치권에서 처음 공론화 된 것은 10여년이 됐다. 

2011년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이 초과이익 공유제라는 화두를 던졌고, 지난 20대 국회에서는 민주당이 협력 이익 공유제를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다.

하지만 보수 야권은 수혜를 본 기업을 특정짓기 어렵고 강제적 이익 공유가 아니라 자율적인 사회공헌이 필요하다는 이유를 들며 반발하고 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12일 온라인 정책간담회에서 "일자리는 기업과 민간이 만들어야 하는데 각종 규제로 기업의 손발을 묶어놓고 한술 더 떠 코로나19 이익 공유제까지 한다고 한다"며 "경제 주체의 팔목을 비틀고 이익까지 환수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소상공인위원장을 맡고 있는 최승재 의원은 "자율적인 기업활동을 통해 사회공헌을 하는게 맞다"며 "기업의 팔 비틀기 속에서 중소상공인들에게 전가하는 듯한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이낙연 대표는 반박했다. 이 대표는 지난 15일 당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이명박 정부는 초과이익공유제를 추진했고, 박근혜 정부는 기업소득환류세제를 시행했다"며 "사회주의 정부였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야당은 이익공유제를 정쟁화하기보다 공동체를 지키는 방안을 찾는데 지혜를 모아달라"고 답했다. 

범여권으로 분류되는 정의당 역시 이 대표의 이익공유제 실효성에 의문을 갖는다. 

장혜영 정의당 원내대변인은 "자발적으로 임대료를 깎아주는 임대인에게 세액 공제 혜택을 주는 '착한 임대인' 정책은 자영업자 소상공인들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다"며 "지금부터 정부여당이 해야 할 일은 국민의 선의에 기대는 것이 아니라 사회연대를 제도화 하는 일"이라면서 특별재난 연대세 도입을 제안했다. 

배진교 정의당 의원도 "정부의 방역 정책으로 인한 고통이 골고루 분담되지 않고 일부에만 강요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고통을 짊어진 시민들이 생존의 낭떠러지 끝으로 몰리고 있다"고 했다. 이에 배 의원은 재난 상황에서 임대료·공과금·대출이자·위약금 등을 일부 면제받을 수 있도록 하는 법안도 제출했다.

민주당, 대선 주자 이익공유제 '3인 3색' 입장 

차기 대선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와 정세균 국무총리도 이낙연 당대표가 제안한 이익공유제 취지에는 공감했다. 하지만 국민 공감대와 효율성 면에서 일부 부정적 의견을 표했다. 대권 주자들인 이낙연 당대표와 이재명 지사, 정세균 총리가 이익공유제를 두고 3인 3색의 목소리를 낸 것이다. 

이 지사는 지난 14일 국회에서 열린 군사시설 보호구역 해제 및 완화 당정협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워낙 다급하고 어려운 시기"라면서 "(정책의) 효율성 여부보다는 할 수 있는 것은 다 해보자는 선의로 하신 것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문제의식에는 공감하지만, 실제 효과에는 간접적으로 의문을 표한 것이다. 
 
정 총리도 이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저는 그 용어를 사용하지 않는다"면서 "어떤 것을 제도화 하려면 국민적 공감대가 먼저 이뤄진 이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이후 자영업자나 소상공인, 여행업 등 고통이 매우 큰 부부인이 있는가 하면 많은 경영 성과를 낸 기업들이 있다"며 "이렇게 어려울 때는 서로 힘을 보태는 노력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취지에 공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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