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대한항공-아시아나 기업결합 이슈 토론회 열어
"항공산업 독점하는 대형항공사 출현 우려"
“모든 주주가 동의하고 경영권 개입 논란 불식할 방안 마련해야”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M&A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유튜브 캡쳐>
▲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M&A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유튜브 캡쳐>

[폴리뉴스 강필수 기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을 두고 주주 권리와 독과점 등 관련 쟁점을 짚어보는 토론회가 개최됐다.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초선, 경기 고양시정)은 3일 오후 2시 ‘건전한 항공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M&A 과제’ 토론회를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이날 토론회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인수합병 관련한 쟁점과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 개최됐다.

더불어민주당 이용우·조응천·민형배·오기형·민병덕 의원과 국회입법조사처가 공동주최한 이번 토론회는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가 좌장을 맡았다.

이용우 의원은 개회사를 통해 “전 세계 여행길이 끊기고 교역량이 축소되는 등 전례없는 위기가 가속화되면서 항공산업의 재편과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이에 대형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은 약 8000억 원의 자금을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과 교환사채 인수 방식을 활용해 대한항공의 지주회사인 한진칼에 투자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에 대해 “기업의 회생과 근본적인 구조조정, 그리고 고용불안 위기를 해소하기 위한 과제에 직면했지만, 국민의 혈세가 투입되는 만큼 규모의 경제가 실현되고 미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양대 대형항공사(Full service carrier. FSC)인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은 그 자체로 항공산업을 독점하는 대형항공사가 출현하는 것”이라며 “항공산업의 경쟁자가 줄어들고, 소비자 후생이 감소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역설했다.

이 의원은 “산업은행의 발표 직후 저를 비롯한 정무위 소속 의원님들이 제3자 배정을 통한 자금 투입 행위가 경영권 분쟁 중에 놓여있는 재벌 회사의 지배구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 바 있다”며 “두 항공사를 합병하는 과정에서 모든 주주가 동의할 수 있고 경영권 개입 논란을 불식하는 건전한 경영방안 및 지배구조 개선 방안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아울러 “무엇보다 항공산업 인수합병 관련 문제는 오로지 항공산업의 위기 극복과 건전한 생태계 조성, 그리고 국익을 우선시하는 관점에서 진행되어야 한다”며 “오늘 토론회가 밑바탕이 되어 소비자와 주주, 그리고 항공업계 모두가 웃을 수 있는 건전한 생태계가 꽃 피우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발제에는 이관휘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 윤문길 한국항공대 경영학과 교수, 강지원 국회입법조사처 조사관이 나섰다.

먼저 발제에 나선 이 교수는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 쟁점과 과제’라는 제목으로 주주권과 관련한 내용 등을 발표했다.

아시아나항공의 부실화 과정을 소개하고, 아시아나의 인수 주체는 대한항공인데 한진칼에 자금을 지원하는 부분을 지적한 이 교수는 지주사인 한진칼을 통해 대한항공을 잘 관리할 수 있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확신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였다.

또한 산업은행에서 한진칼 내에서 진행 중인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사모펀드 KCGI의 지분율 다툼에 개입하는 듯한 모양새가 된 것을 지적하고, 결합법인 탄생 이후의 기업가치에 대한 평가가 진척되지 못한 점에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 교수는 “주주들이 보이지 않고 산업은행만 보인다”며 아시아나 균등 감자, 산업은행의 경영권 개입 등으로 주주들의 권리가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제에 나선 윤 교수는 ‘건전한 항공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과제’라는 제목으로 발표를 이어갔다.

‘항공운송산업 구조조정과 유효경쟁 이슈’를 주제로 제시한 윤 교수는 국내 항공산업 현황과 특징, 항공산업의 변화와 구조조정, 항공운송시장 구조조정 이슈와 과제를 소개했다.

윤 교수는 항공업계에서 중요한 지표로 ‘공급력’과 ‘수요기반’을 지목했다. 공급 좌석 규모, 운항 빈도 등의 중요성을 언급하고 모국의 출국 수요를 기본으로 본다며 시장 특성을 설명했다.

대형항공사(FSC)와 저비용항공사(LCC)의 경계가 모호해질 것으로 전망한 윤 교수는 시장 지배력에 따른 독과점 문제를 국내 항공산업의 구조조정 이슈로 소개했다.

윤 교수는 독과점 문제의 세부적 내용으로 노선경쟁 구도, 시장진입 제약, 시장집중도 등을 언급했다.

강 조사관은 ‘거대 항공사 기업결합 심사 쟁점과 방향’을 제목으로 발제를 진행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 진행 절차를 소개한 강 조사관은, 공정위가 독과점 여부 판단 시 참고할 기준을 소개했다.

이번 기업결합과 관련해 강 조사관은 “양대 대형 국적항공사와 3개 LCC의 통합을 수반하는 국내 항공산업의 근본적인 구조개편이라는 점에서, 시장획정, 경쟁제한성 판단, 예외사유 검토, (필요시) 부과되는 시정조치의 범위/성격 등 전 이슈에 대해 공정위의 면밀한 심사가 의결서에 담길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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