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성범죄로 보궐선거 일어난 것 강조하라는 의미”
정세균 “정말 믿고 싶지 않아… 차라리 가짜뉴스였으면”
민주당 “대한민국 제1야당, 수준 이하여서 놀라”

국민의힘 '대정부질문 사전전략회의 관련' 문건 <사진=연합뉴스>
▲ 국민의힘 '대정부질문 사전전략회의 관련' 문건 <사진=연합뉴스>

4‧7 재보선을 앞두고 이루어지는 대정부 질문에 대비해 국민의힘은 정부 측에 ‘반북’, ‘성폭행 프레임’ 등을 씌우라는 취지의 전략을 세운 내부 문건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2일 공개된 ‘대정부 질문 사전전략회의 관련’이라는 제목의 국민의힘 내부 문건에는 “질문 시작부터 결론까지 일관된 프레임 씌우기 전략을 구사하라”며 “반기업, 반시장경제, 반법치주의, 성폭행 프레임 씌우기에 집중이 필요하다”고 기술되어 있다. 

해당 문건에는 “지속적인 용어 반복과 이슈 재생산이 필요하다”며 “‘경제무능, 도덕이중성, 북한퍼주기’ 이미지를 각인해야한다”고 적혀있다. 

외에도 “정부측에서 답변대신 역질문시 차단이 필요하다”는 내용, “정부측에 변명시간을 허용해서는 안된다”는 내용, “정부측 비논리적 답변으로 감정격화 유도시 감정격화 금지” 등 구체적 지시사항과 함께 상황별 예시도 함께 담겨 있다. 

이에 대해 주호영 원내대표는 3일 ‘북한 원전 추진 의혹 전문가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을 만나 “대정부질문은 우리가 주도하는 것이기 때문에 정부 공허한 변명 다 듣지 말고 제지하라든지, 태도 오만하고 불손하고 그러면 따끔하게 지적하고, 서울시장 부산시장 선거가 민주당 자치단체장들의 성범죄로 일어난 것을 강조하라는 그런 의미였다”며 “이 선거가 이러한 걸로 이뤄진 걸 환기시키는 게 뭐가 잘못됐냐”고 반박했다. 

정세균 “정책 토론 해도 모자랄 시간에 정쟁의 프레임 덧씌우겠다는 것”
민주당 “국민의힘, 제발 국민의 짐 되지 말자”

이에 여당은 연일 비판의 날을 세우고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3일 국민의힘이 국회 대정부질문에 나서는 소속 의원들에게 프레임 씌우기에 집중하라는 가이드라인을 배포한 것을 두고 “정책 토론을 해도 모자랄 시간에 정쟁의 프레임을 덧씌우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 총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회 대정부질문은 국회와 행정부가 국정운영을 조율하고 정책을 의논하는 소중한 시간”이라며 “대정부 질문 시기가 오면 각 부처 공직자들은 밤을 새워가며 국회에 보고할 자료와 답변을 준비한다. 저 역시 정부가 혹여 놓치고 있는 부분은 없는지 긴장의 고삐를 다잡는다”고 했다.

그는 “그런데 그만 맥이 풀리는 보도를 보고 말았다”며 “야당이 정책 토론을 해도 모자랄 시간에 정쟁의 프레임을 덧씌우겠다는 가이드라인을 자당 의원들에게 배포했다는 내용”이라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로 근심에 빠진 국민을 위한 질의도 아닌 오로지 정쟁과 분열의 프레임으로 가득하다”며 “정말 믿고 싶지 않다. 차라리 이 보도가 가짜뉴스였으면 좋겠다. 정부는 국회에서 국민을 위해 의논하고 토론하고 싶다”고 밝혔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 위원장을 향해 “부끄러운 줄 아셔야 한다”며 “이 시국에 성폭행 프레임이라니요. 국민의힘 이게 뭡니까”라고 비판했다.

송영길 의원도 페이스북에 “솔직히 좀 놀랐다. 보수세력을 대변한다는 대한민국 제1야당의 '전략회의'라는 게 수준 이하 이어서 그랬다”며 “이러한 '덮어씌우기' 전략은 국민의힘의 주특기라는 거 다들 안다. 친북, 빨갱이, 용공, 종북좌파 덮어씌우기로 수십년 장기집권했고 북풍, 총풍, 차떼기로 명성을 드높였던 보수정당의 맥을 이었으니까”라고 꼬집었다.

송 의원은 “덮어씌우고, 윽박지르고, 억지부리고, 고함이나 지르는 정치는 하지 말자. 그렇지 않아도 시름 많은 국민들께 이런 정치는 짐이 될 뿐”이라며 “국민의힘, 제발 국민의 짐이 되지 말자”고 말했다.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김태년 원내대표도 3일 “색깔론, 북풍공작으로 선거에 도움을 얻어보려는 구태정치는 이제 대한민국 정치판에서 영원히 사라져야 한다”며 “김종인의 혁신과 변화가 구태정치로의 회귀라면 이제 정치적 책임을 내려놔야 한다. 더이상 선거와 정치를 빙자해 시대착오적인 낡은 정치 보이지 말길 바란다. 시대에 맞지 않는 유물이 있어야 할 곳은 현실정치가 아닌 역사의 박물관”이라고 일갈했다. 

신동근 최고위원도 오전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성폭행 프레임 씌우기가 이제는 과유불급이 될 수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며 “이걸 계속 끌고 간다면 지나치다는 평가를 받아 역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 국민의힘의 대정부질문 가이드라인은 보수혁신 실패의 백미를 장식하는 문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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