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신뢰성 있는 정보원으로부터 실태 입수” 국제사회에 미얀마 시위대와 연대 촉구
美백악관 “버마인 지지 위해 인도태평양과 전 세계 동맹 및 파트너들과 긴밀한 협력”

지난달 28일 미얀마 랭군에서 열린 반(反)쿠데타 민주화 시위 모습[사진=로이터, 연합뉴스]
▲ 지난달 28일 미얀마 랭군에서 열린 반(反)쿠데타 민주화 시위 모습[사진=로이터, 연합뉴스]

[폴리뉴스 정찬 기자] 미얀마 군부가 지난 일요일(2월28일) 민주화 시위대에 실탄을 발사해 최소 18명이 사망하고 약 30여명이 부상을 당했다. 지난 1일 미얀마에서 군부 쿠데타 발발 이후 최악의 유혈사태다.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보도에 따르면 유엔인권사무소는 2월28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미얀마 최대도시 양곤을 비롯한 전국에서 펼쳐진 쿠데타 반대 시위에서 미얀마 군경의 무력 사용으로 시위자 가운데 최소 18명이 숨지고 30명이 다쳤다며 “비폭력 시위대에 대한 치명적인 무력 사용은 국제 인권 규범에 비춰 절대 정당화될 수 없다”고 밝혔다.

사무소는 이들 사상자는 미얀마 군경이 양곤, 다웨이, 만달레이, 바고 등지에서 군중에 실탄을 발사한 데 따른 것으로 전해진다고 설명했다. 미얀마에서는 지난달 6일 민주화 시위가 시작된 뒤 군부와 시위대 간 충돌로 지난달 27일까지 3명이 사망했다. 이어 이날 최소 18명의 사망자가 추가돼 군부의 무력 진압으로 20명 이상의 미얀마 시민들이 사망했다.

라비나 샴다사니 유엔인권사무소 대변인은 성명에서 “신뢰성 있는 정보원으로부터 사상자 실태를 입수했다”며 “미얀마인들은 평화롭게 시위하고 민주주의를 복원할 권리가 있다. 미얀마 군경은 이런 기본권들을 지켜줘야 하고 유혈 억압으로 다뤄서는 안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사무소는 군부의 무력행위에 맞서 국제사회가 시위대와 연대하라고 촉구했다.

반면 미얀마 정부는 이날 시위에서 사망한 이들이 유엔의 집계보다 적은 12명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미얀마의 독립 언론사 버마의민주소리(DVB)는 이날 오후 5시까지 양곤, 만달레이 등 9개 도시에서 확인된 사망자가 19명 발생했고, 미확인 사망자도 10명 있었다며 29명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정확한 사망 경위와 규모가 확인되지 않는 가운데 유엔이나 미얀마 정부 사망자 집계보다 더 많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미얀마 시민들은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사망자 소식에서 이날 양곤 2명, 띤간쥰(Thingangyun) 1명, 다곤 1명, 다웨이 5명, 만달레이 1명, 바고 3명, 파코쿠 1명, 메익 2명 등 최소 20명이 숨졌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미얀마 이날을 ‘피의 일요일’으로 명명하고 총 맞은 시민 사진과 동영상을 속속 SNS에 올리며 국제사회에 도움을 호소하고 있다. 미얀마 시민들은 트위터에 “도대체 몇 명이 죽어야 유엔이 행동에 나설 것이냐”며 국제사회에 도움을 촉구했다.

미얀마 군부는 지난달 1일 지난해 11월 총선에서 부정이 있었다면서 쿠데타를 일으켰다. 이로부터 약 한 달이 경과한 지금 쿠데타에 반대하는 시위 규모가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군부의 무력대응 수위도 높아져왔다. 군부가 이날 초강경 진압에 나선 것은 민주화 시위대가 2차 총파업에 돌입하면서 국제사회에 지원을 호소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시위대는 미얀마 전역에서 수백만 명이 참여한 지난 22일 ‘22222(2021년 2월 22일을 의미) 총파업’에 이어 이날 2차 총파업을 벌이기로 했다. ‘22222 총파업’은 전 세계에 쿠데타에 분노하는 미얀마의 민심을 알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한편 국제사회는 미얀마 군경이 민주화 시위대를 무력 진압하는 과정에서 최소 18명이 사망한 유혈 사태를 일으킨 데 대해 규탄했고 미국과 유럽연합(EU)은 군부 인사들을 겨냥해 추가 제재 가능성을 언급했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성명에서 “폭력에 책임이 있는 사람들을 추궁하고, 버마인들을 향한 우리 지지를 강화하기 위해 인도태평양 지역과 전세계의 동맹 및 파트너들과 긴밀한 협력을 계속 할 것”이라며 “쿠데타 및 폭력 발생에 책임이 있는 사람들에게 추가로 대가를 부과하기 위한 추가 대응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고 외신은 전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미얀마 군경이 “혐오스러운 폭력”을 휘둘렀다고 비난하고 “우리는 버마(미얀마)의 용감한 사람들과 굳건히 연대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그들의 의지를 지지하는 데 모든 나라가 동일한 목소리를 내기를 촉구한다”며 국제사회의 연대도 촉구했다.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UN) 사무총장도 이날 성명에서 “평화적 시위대에 치명적 폭력을 쓰고 임의 체포하는 것은 용납될 수 없다”며 “국제사회가 함께 나서 군부를 향해 선거로 표출된 미얀마인들의 뜻을 존중하고 억압을 멈춰야 한다는 분명한 신호를 보낼 것”을 국제사회에 호소했다.

조셉 보렐 EU(유럽연합)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는 성명에서 “비무장 민간인을 상대로 총을 쏘는 것은 군경이 국제법을 노골적으로 무시했다는 점을 보여주며,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며 “EU가 즉각 이런 상황 전개에 대응해 수단을 강구할 것”이라며 미얀마 군부에 대한 제재를 예고했다.

영국 외무부도 성명에서 “영국은 미국, 캐나다와 협력해 미얀마 군부 인사 9명을 상대로 인권 제재를 내렸다”며 “이런 폭력이 중단돼야 하며 민주주의가 회복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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