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합동조사단에 국토부 포함…공정성 우려 제기
민변‧참여연대 “수사기관이나 감사원 감사 등도 병행해야”
국민의힘 특별조사위원회 구성…“‘부패완판’ 시대 막기 위해 검찰 나서야”
윤석열 “즉각적이고 대대적인 수사” 강조
정 총리 “국토부 참여는 부동산거래 전산망 조회 협조에만 국한” 해명
정부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직원의 신도시 땅 투기 의혹에 대해 정부 합동조사단을 꾸려 수사를 진행하고 적발될 시 ‘무관용 원칙’으로 처벌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부 합동조사단에 조사대상인 국토교통부가 포함되어 있고 검찰과 감사원이 수사에서 배제되면서 제 식구 봐주기 식 축소‧소극 조사가 이루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야당도 이런 수사 형태에 의구심을 표한 상태다. 참여연대와 민변도 투명한 조사를 위해 검찰과 감사원의 수사 참여를 주장하고 나섰다.
조사대상 국토부 합조단으로 조사 참여…‘셀프 조사’ 논란 일어
검찰과 감사원은 수사에서 배제…객관성에 의구심
정부는 합동조사단을 꾸려 부당 이득을 취한 직원들을 발본색원하겠다는 방침이다. 조사단에는 국무총리실 국토교통부 행정안전부 등 총 6개 부처‧기관이 참여한다. 그러나 사건의 책임이 있는 국토부가 조사를 주도하면서 ‘셀프조사’ 논란이 일고 있다.
또 정세균 국무총리가 8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3기 신도시 투기 의혹과 관련해 정부 합동특별수사본부를 설치하라고 지시하면서 공직자들을 대상으로 한 정부 합동조사단의 조사 이후 수사는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로 이관돼 진상 규명이 이루어지게 됐다. 이에 조사가 객관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을지 의구심을 품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시민단체 “제 식구 봐주기식 축소·소극조사 우려”
시민단체들은 정부의 진상조사와 별개로 수사기관의 강제수사와 감사원의 감사가 필요하다고 촉구하고 나섰다.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은 이날 논평을 내고 “정부는 합동조사단을 통해 3기 신도시 대상 지역 전부, 국토부와 LH 공사 직원, 직계가족 등에 대한 전면적인 조사를 진행하고 `투기가 확인될 경우 수사 의뢰, 징계 조치 등`의 조치를 진행하겠다고 했다”면서도 “비밀정보 활용 여부나 투기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정부가 자체적으로 조사하는 것에 대해 제 식구 봐주기식 축소·소극조사가 이루어지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큰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두 단체는 “국민적인 불신을 해소하고 정부의 전수조사 결과에 대한 신뢰를 높이기 위해서는 독립된 수사기관이나 감사원 감사 등도 반드시 별개로 병행돼야 할 필요가 있다”며 “수사기관 또한 합동조사단의 조사나 조사 결과에 구애받지 말고 원칙대로 철저히 수사에 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종인 “정부 조사 제대로 된 조사일지 매우 회의적”
주호영 “검찰이 수사 맡고, 국정조사 진행해야”
윤석열 “즉각적이고 대대적인 수사를 해야”
야당도 비판에 가세했다. 국민의힘은 관련 특별조사위원회를 구성했다. 또 8일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여해 원색적인 비판을 쏟아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민주당은 검경수사권 조정 관계 때문에 검찰이 LH문제를 다룰 수 없다고 하지만 이번 투기 행각이야말로 국민 분노를 극대화시키는 매우 중요한 사건”이라며 “정부 조사가 과연 제대로 된 조사일지 매우 회의적이다.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요구한다”라고 밝혔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권이 셀프 발본색원한다 하니 아무도 겁내는 사람이 없다. 윤석열 총장 말대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박탈)하니 범죄완판(범죄가 완전피 판친다)하는 상황”이며 “즉각 감사원 감사 착수하고, 검찰이 수사 맡고 국정조사 해야만 국민이 납득할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도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수사가 번지는 일은 막겠다는 심산”이라고 꼬집었다.
조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은 검찰에 수사 지시를 하지 않고 있다. 검찰은 압수수색을 할 수 있고, 부동산 전문 수사 노하우가 있는 곳”이라며 “더불어민주당 친문 강성 돌격대가 추진 중인 법안대로 ‘검찰 수사권’을 완전히 박탈하면 LH 투기 의혹 사범은 수사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홍종기 국민의힘 부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통해 “경찰은 그간 이용구 법무부 차관의 택시기사 폭행 사건,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범죄 사건, 강남경찰서장의 비위 의혹 등 최근 사건들을 보면 경찰은 권력에 한없이 약하고 약자에겐 강한 모습을 보여왔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번 ‘LH 투기 게이트’와 같이 법률관계가 얽혀 있는 사건의 수사에는 많은 노하우와 법률 지식이 필요하다”며 “수사 주체이자 법률전문가인 검찰은 즉각 대대적인 수사에 착수해야 한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말한 ‘부패완판’의 시대를 막기 위해 검찰이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도 우려를 표했다.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윤 전 총장은 6일 “(국토부) 자체 조사로 시간을 끌고 증거 인멸하게 할 것이 아니라 즉각적이고 대대적인 수사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정세균 “전혀 사실 아냐”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우려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종민 민주당 최고위원은 8일 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검경수사권 조정으로 LH 관련 수사가 걱정된다고 얘기하시는 분이 있는데, 전혀 사실이 아니”라며 “검경 수사권 조정은 수사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정 총리 또한 조사 대상인 국토부가 땅 투기 의혹을 ‘셀프 조사’ 한다는 비판과 관련해 “조사 과정에서 국토부 등의 참여는 부동산거래 전산망의 조회 협조에만 국한하고 있음을 알려 오해가 없도록 하라”고 정부 합동조사단장인 최창원 국무1차장에게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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