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일간 대표직 종료…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1위→3위까지 추락
'신복지제도' 의제 띄우고 4.7 재보궐까지 본격 대선 준비 착수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퇴임한다. 차기 대선에 나서기 위해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한 채 이날 직에서 물러나지만, 4.7 재보궐 선거가 끝날 때까지는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민주당의 얼굴'로 집권여당을 이끌 예정이다. 이번 선거 승패 여부가 향후 이 대표의 대선 가도에 적잖은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낙연 '임기 7개월' 당대표 마무리
이낙연 당대표는 내년 3월 실시되는 대통령 선거에 나서기 위해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 간담회를 끝으로 192일간의 대표직을 내려놓는다. 당헌·당규상 당권과 대권 분리 원칙에 따라 당 대표가 대통령선거에 출마하고자 할 때는 대통령선거일 1년 전까지 사퇴해야 한다.
지난해 8월 29일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선출된 이 대표는 문재인 정부의 성공과 정권 재창출을 목표로 민주당을 이끌어왔다. 이 대표 재임기간 동안 민주당은 법률안 422개, 2021년 본예산, 3차례의 추가경정예산(추경)을 처리했다.
특히 전남도지사와 국무총리 등 국정경험을 바탕으로 거대 여당을 안정적으로 이끌며 각종 개혁 입법을 무난히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 개정안 등을 처리하고 민주당 숙원과제인 공수처 출범을 이뤄내기도 했다. 또 제주 4·3특별법을 73년만에 배보상의 근거규정을 두도록 전면 개정했고 5·18 관련 3법도 의결했다.
그러나 당대표를 맡은 뒤 범여권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여론조사 1위에서 밀려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당 대표 취임 후 한때 40%에 달했던 차기 대권주자 지지율은 3월 현재 같은 당 이재명 경기도지사에 크게 밀리고 있는 상태다.
올해 초에는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론을 제기해 역풍을 맞기도 했다. 특히 최근 윤석열 전 검찰총장 사퇴 후 지지율이 급등하면서 이 대표의 존재감은 계속해서 밀리고 있다.
'돌봄국가책임제' 기조강연 시작으로 4.7보선까지
이 대표는 사퇴 이후 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으로 대선 전초전으로 불리는 4.7 재보궐선거를 진두지휘할 예정이다. 서울·부산시장 선거를 승리로 이끌어 대선 주자로서 존재감을 드러내겠다는 것이다.
이에 앞서 퇴임 당일 이 대표는 서울 여의도 한 호텔에서 자신의 정책 브랜딩이 될 신복지구상을 담은 '돌봄국가책임제' 기조강연을 연다. 국민생활기준 범국민특위가 주최하는 토론회를 대선 행보의 시작점을 잡은 셈이다.
이 대표가 자신의 퇴임 날 기조강연에 나서는 것에 대해 차재원 부산가톨릭대 특임교수는 9일 <폴리뉴스>와 통화에서 "그동안 이 대표는 신복지체제에 대해 얘기는 했지만, 구체적인 것은 언급하지 않았다"며 "당대표 시절에 하면 당론 압박이 올 수 있어 부담이 되지만, 당대표를 떠나고 나면 덜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대선 주자로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차 교수는 이 대표의 이날 행보에 대해 "대선 주자로서 본격적인 행보를 위해 자신이 내세울 수 있는 '대표 상품'을 만들기 위한 사전 작업일 수 있고, 대표 시절 정치적인 운신의 폭이 좁았다면, 이제는 족쇄가 풀려 '할 말을 하겠다'는 제스쳐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4.7 서울·부산시장 등 재보궐선거는 이 대표의 역량이 평가되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당대표직에서 물러나지만 이 대표는 앞으로 한달여 동안 상임선거대책위원장과 가덕도 신공항 특위 위원장을 맡아 선거 총지휘에 나설 전망이다.
이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우선은 4·7 재보궐 선거에서 승리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동시에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한민국이 '함께 잘사는 세계 선도국가'로 나아가도록 하는 미래 비전을 준비하겠다"고 사실상 대권 도전의지를 밝혔다. 이어 "앞으로 문재인 정부의 성공과 대한민국의 발전을 위해 어느 곳에서 무엇을 하든 저의 역할과 책임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이 대표가 우선은 4.7 재보궐선거에 총력을 다할 것으로 보이지만, 현재까지도 부산시장 보궐선거 여론조사에서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가 우세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면서 민주당이 서울시장 보궐선거까지 패배할 경우 이 대표의 리더십이 큰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차 교수는 "서울시장 선거에 질 경우 아마 차기 대선 주자로 활동하기 힘들겠지만, 만약 이기게 된다면 이재명 경기도지사도 뛰어넘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민주당은 4월 재보궐선거까지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체제로 운영된다. 이후 5월 전당대회에서 신임 당대표를 선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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