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이원영·양향자·김경만·서영석·윤재갑·김주영 해명 
경제민주주의21·법세련, 의혹 당사자들 대검 고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일부 직원들의 3기 신도시 땅투기 의혹이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는 가운데 세종시도 정부의 전수 조사 범위에 포함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한국토지주택공사(LH) 일부 직원들의 3기 신도시 땅투기 의혹이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는 가운데 세종시도 정부의 전수 조사 범위에 포함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서 촉발된 부동산 투기 의혹이 여당 국회의원들에게까지 번지고 있다. 토지 매입을 둘러싼 의혹 제기가 당사자는 물론 가족들까지 잇따라 터져나오면서 4.7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민주당 지도부는 뒷수습에 나서고 있다. 

의혹 당사자들은 "신도기 투기와는 관련이 없다"고 해명했지만, 시민단체는 12일 더불어민주당 의원 일가의 투기 의혹과 관련해 대검찰청에 수사를 의뢰한 상태다. 땅 투기 의혹을 받는 민주당 의원은 6명으로 늘었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지난 9일 양이원영 민주당 의원의 모친이 3기 신도시 예정지 인근 임야를 투기 목적으로 매입했다는 의혹에 이어 양향자 민주당 최고위원과 김경만 민주당 의원의 배우자가 시세차익을 노리고 토지를 매입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또 서영석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2015년 경기 부천시 고강동 토지에 근린생활시설을 지어 지인과 절반씩 매입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해당 토지는 3기 신도시로 지정된 부천 대장지구와 불과 2㎞ 거리에 떨어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재갑 의원의 배우자도 2017년 7월 경기 평택시 현덕면 황산리의 논 2121㎡ 중 일부 지분(33㎡)을 2744만원에 매입했다. 해당 토지는 모두 28명이 공동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소위 '쪼개기' 공유 지분을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은 2022년에 개통될 서해선 복선 안중역과 600여m 떨어져 있고, 인근에는 고덕국제신도시가 개발 중이다.

김주영 민주당 의원 역시 부친이 지난 2019년 2월 경기도 화성시 남양뉴타운이 있는 남양리의 땅 1만1729㎡(약 3548평) 중 495.87㎡(약 150평)를 8850만원에 산 것이 드러났다. 같은 필지를 수십 명이 함께 보유하고 있고, 부동산 경매업체가 법원에서 경매받은 땅을 이른바 '지분 쪼개기' 매입이다. 

해당 의원들 "투기와는 관계없어" 적극 해명

 12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양향자 공동선대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12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양향자 공동선대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해당 의원들은 모두 "투기와는 관계 없다"고 해명하고 있다. 양향자 최고위원은 시세차익을 노린 투기가 아니라며 적극 반박했다. 양 최고위원은 입장문을 통해 "은퇴 후 전원주택을 짓기 위해 매입했을뿐 신도시와는 전혀 무관하다"며 "공직 영입 전 구매했던 땅으로 수차례 매매를 시도했지만 거래 자체가 워낙 없다보니 매매에 실패했다"고 밝혔다.

양이원영 의원도 "최근까지 어머니께서 임야를 소유한 사실을 몰랐다"며 "해당 임야를 비롯해 부동산을 처분키로 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토지를 조속히 처분하고 매각 대금을 공익단체에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김경만 의원의 경우도 의혹이 불거진 곳은 공공택지지구인 시흥 장현지구와 인접한 곳으로 이번 파문의 진원지이자 3기 신도시 예정지인 시흥시 과림동과도 가까운 곳임에도 무관하다고 부인하고 있다. 김 의원은 "신도시 예정지와는 전혀 무관하고 (당시) 본인은 국회의원 신분도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서영석 의원실 관계자도 해당 의혹에 대해 "단순 투자용이고 지인이 같이 사자고 졸라서 산 것"이라며 "나중에 봤더니 지하수도 안 되고 상수도 시설이 전혀 없더라. 거의 사기당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가치가 상승한 것도 아니라 내놓은지 오래됐는데 팔리지 않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당에서도 처음에 의원들을 대상으로 신도시 인근 보유 토지 조사를 했을 때 부천시 고강동은 포함되지도 않았다"며 "오히려 그 땅을 바보같이 뭐하러 샀냐고 물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윤재갑 의원실에서는 "(윤 의원) 부인이 친구에게 돈을 빌려주고 담보 삼아 땅을 갖고 있으라고 해서 갖고 있었을 뿐"이라며 "농지였던 사실은 몰랐고 단지 농업법인의 지분이라고만 알고 있었는데 문제를 인지하고 처분하려고 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주영 의원은 의혹과 관련해 입장문을 내고 "(해당 땅은) 아흔이 넘으신 아버지가 생계능력이 없는 장애인 둘째 형님의 노후를 위해 구입한 것"이라며 "토지의 위치와 매매경위, 금액을 볼 때 연로하신 아버지께서 큰형 친구분의 말만 듣고 기획부동산을 통해 매매한 것으로 의심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작년 공직자 재산등록 시점에 알게 돼 이후에 매도를 요청했으나 구매자가 나서지 않고 있어 처분을 못하고 있다"면서 "아버지와 상의해 해당 토지를 하루빨리 처분하도록 하겠다"고 해명했다. 

민주당, 부동산 투기 진화 위해 국회의원 전수조사 건의

민주당 지도부는 4.7 보궐선거 최대 악재로 떠오른 부동산 투기 의혹 사태 조기 진화를 위해 국회의원 300명 전원에 대한 부동산 전수조사와 함께 전국민에 대한 부동산 투기 감시기구인 부동산감독기구도 재추진하겠다고 나섰다. 

김태년 당대표 직무대행은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직위를 이용해 사익을 취하는 공직 투기와 비리는 용납되지 않는다"며며 "국회의원 300명에 대한 (부동산 투기) 전수조사를 국회의장과 국민의힘에 제안한다"고 했다. 김 대표 직무대행은 "공공기관 임직원에서 고위공직자 국회의원까지 전수조사에 착수해서 우리사회의 공정질서를 다시 확립해야 한다"고 했다.

홍익표 정책위의장도 "우리 사회의 부동산 투기 조장 문화를 근절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 하겠다"며 '부동산감독원' 설립을 재추진하겠다고 했다. 홍 의장은 "우리 사회가 주택과 토지 등 부동산을 투기 대상으로 보지 않고 모든 국민의 생활 기반이 되는 공공재라는 인식이 높아질 수 있도록 하겠다"며 이런 내용을 밝혔다.

시민단체, 민주당 의혹 당사자들 대검 고발 

최근 제기된 양이원영·양향자·김경만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일가의 투기 의혹과 관련해 시민단체가 12일 대검찰청에 수사를 의뢰했다. 

시민단체 경제민주주의21는 12일 보도자료를 내고 "양이원영·양향자·김경만 의원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 본·지점의 각 임원을 공무상 비밀누설, 직권남용 및 뇌물 등의 혐의가 있는지 대검찰청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경제민주주의21은 "이른 시기에 압수수색 등을 해 개발 정보 등의 유출 경로와 자금 추적을 위한 자료를 확보해야 했음에도 느긋하게 주민등록번호 등을 대조하며 실기하기에 이르렀다"며 “1차 조사 결과에 따르면 애초 제보에 따른 13명을 포함 단 20명의 의심스러운 거래내용을 확인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부터라도 제3기 신도시 개발지구와 인근 지역을 포함한 토지의 거래내역을 모집단으로 삼아 논·밭·임야 등 농지임에도 취득하게 된 경위와 구입자금의 출처 등을 수사해야 한다"면서 "더불어민주당 세 의원의 투기성 거래에서도 보이듯이 이와 같은 일탈 행위가 LH 소속 직원들에게서만 발생했을 것이라고는 누구도 믿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시민단체 법치주의 바로 세우기 행동연대도 이날 양향자, 김경만 의원 일가의 투기 의혹과 관련해 대검찰청에 수사의뢰를 했다.

이종대 법세련 대표는 "공직자의 불법투기는 그야말로 특권과 반칙으로 사리사욕을 챙기고 국민의 땀과 눈물을 배신한 천벌 받을 범죄"라며 "양 의원과 김 의원은 국회의원이 되기 전의 일이라는 점을 강조하는데 구역질나는 변명에 불과하며, 강도짓을 해도 국회의원되기 전에 했으면 괜찮다는 것인지 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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