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능 공포에 손님 뚝 끊켜
노량진시장"주 3회 방사능 측정 뿐 아니라 원산지 표시 등도 꼼꼼하게 점검하고 있어"
해양수산부 "방사능 검사 비율을 점차 높여나갈 것"
[폴리뉴스 김미현 기자] “일본 오염수 방출 뉴스가 나오자마자 시장에 손님들이 끊겼어요. 상인들은 죽을 것같이 힘든데도 대책이 없네요”
22일 오전 국내 최대 수산물 시장인 서울 노량진 수산시장은 근심에 빠진 모습이었다.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방출하기로 한 지 일주일가량 지났지만, 여전히 손님이 없어 여파가 큰 상태다.
손님에게 긴 시간 원산지를 설명하고 있는 상인들의 모습도 곳곳에서 보였다. 흥정하며 말을 걸던 한 상인은 기자가 오염수 얘기를 꺼내니 민감한 모습을 보였다.
활어를 판매하는 한 가게 앞 주인 박모(43)씨는 “보다시피 지금도 손님이 없다. 일본의 오염수 방류 소식이 터지자마자 손님이 3분의 1 수준으로 확 줄었다”며 “일본산이라면 손님 대부분은 완강히 거부한다”고 토로했다.
일본산 참돔과 가리비 등을 판매하는 상인 류모(51)씨는 “국내산만으로는 물건이 없어 수조를 다 채울 수 없다”며 “아직 일본이 방류하지도 않았는데 소비자들이 굉장히 불안해하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수산시장 상인들은 마스크를 굳게 여민 채 현재 상황에 대해 말을 아꼈다. 가뜩이나 오염수 방출 소식으로 손님이 끊킨데 이어 계속되는 언론보도가 소비자의 불안을 가중시킨다며 의식하는 모습이었다.
그럼에도 말을 꺼내는 상인들은 일본 정부의 일방적인 오염수 방류 결정에 정부와 국회가 더 나서야 한다는 격양된 반응을 보였다.
의자에 앉아 텅 빈 복도를 바라보던 상인 강모(62)씨는 “오염수가 2년 후에 방류된다고 하는데도 여기저기서 불안하다고 계속 떠들어대니 벌써부터 손님이 뚝 끊켰다”며 “서민들이 죽어가는데 정부나 국회의원들이 뭐 하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 제발 일 좀 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량진수산시장에서 30여 년 간 장사했다는 상인 오모(58)씨는 “코로나19로 이미 매출이 떨어졌는데 (오염수 방출) 뉴스 이후 손님이 더 없어 임대료 내기도 힘들다”며 “수산물이 안전하다고 대대적으로 홍보를 해주던지 뭐라도 대책을 해줘야 하지않겠냐”고 반문했다.
정부가 원산지 단속을 강화하기로 했지만, 여전히 소비자들은 가게 주인에게 꼬치꼬치 원산지를 물으며 구매하는 모습이었다.
장을 보러 나온 김모(65)씨는 “원산지와 방사능검사 여부를 철저히 확인하고 샀다”라며 “이번 선거 때 민심이 무섭다는 것을 확인했겠지만 국회와 정부가 검사도 강화하고, 아예 방류 자체를 막는데도 강력히 나서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경민 노량진수산시장 비상대책위원회 실무팀장은 “일본 방류 결정은 국내 수산업과 관련 종사자들의 생존을 다 파괴하는 일”이라며 “조만간 정부에 기자회견 등 강경한 입장 취할 것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노량진수산시장은 수산물 안전을 위해 일본산을 포함한 수입수산물을 주 3회 방사능 측정하고 있다”며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수산물을 드실 수 있도록 원산지 표시 등도 꼼꼼하게 점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해양수산부도 국민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으로 현재 유통이력을 관리하고 있는 일본산 수산물의 70%를 비롯한 수입 수산물과 국내 수산물의 방사능 검사 비율을 점차 높여가겠다고 밝혔다.
해수부 관계자는 “방사성 물질로부터 수산물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수입수산물 원산지 단속과 유통이력 관리 외에도 꽁치·명태·미역·다시마 등 국내 생산단계 수산물 40여 종에 방사능 검사를 하고 있다”며 “지난해 2689건의 수산물은 검사 결과 모두 기준치 이내 적합 판정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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