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리판. 몹시 난잡하고 무질서하게 엉망인 상태를 의미하는 이 말을,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이 국민의힘을 향해 꺼냈다. 자신이 이끌었던 당을 하루 아침에 이렇게 비하하는 광경이 가혹해 보이기는 하지만, 실제로 지금 국민의힘이 돌아가는 모습을 보노라면 아사리판이라는 말이 지나친 것만 같지도 않다. 불과 열흘 전에 공룡 여당을 상대로 압승을 거둔 제1야당의 모습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지리멸렬한 모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당의 구심이 부재한 상황에서 국민의당과의 통합, 차기 당권, 홍준표 전 대표 등의 복당을 둘러싼 파열음이 계속되고 있다. 그런 와중에 김종인을 향한 당내 중진들의 반격 또한 단순하지는 않다. "김종인이 당을 아사리판으로 만들어놓고 나갔다." (조경태 의원) ““노욕에 찬 정치기술자, 희대의 거간꾼.” (장제원 의원) "윤석열이 '뇌물 전과자'와 손 잡겠나."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 그러나 누가 뭐라해도 국민의힘이 4.7 선거에서 압승을 거두도록 이끌었던 일등 공신이 김종인이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정권심판론이 아무리 비등했던들, 김종인을 수시로 흔들었던 중진들의 요구가 힘을 얻었더라면 아마 서울시장 자리는 국민의…
[폴리뉴스 송정훈 정경국 부국장] “촛불정부가 이럴 수 있느냐”며 분노한 민심이 4.7 재보궐 선거에서 집권 여당에 철퇴를 내린 다음날. 집권당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총사퇴했다. 당연한 수순이다. 국민이 심판을 내렸으니 지도부란 자리에서 내려오는 게 맞다. 문제는 어떻게 내려왔으며 당을 수습하는 사람들이 누구냐는 거다. 민주당의 지도부 사퇴 과정은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 충분했다는 지적이다. 물러난 민주당 지도부는 김태년 원내대표와 김종민·염태영·노웅래·신동근·양향자·박성민·박홍배 최고위원 등 8명이다.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9일 <폴리뉴스>와의 통화에서 “국민의 심판에 따라 사퇴해야 한다고 한 최고위원 중 현역은 노웅래, 양향자 의원 뿐이었다”며 “여기에 지명직 2명의 최고위원만 동조했다”고 말했다. 국민의 준엄한 심판을 받자는 인사가 4명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지도부 사퇴를 주도한 노웅래 의원은 민주당의 정통이자 뿌리라는 평가다. 서울 마포구 갑에서 4선에 성공한 노 의원은 열린우리당을 시작으로 민주당에만 머물렀다. 그의 아버지는 2014년도에 별세한 노승환 전 의원이다. 그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40대 기수론’ 돌풍을 일으켜 박정희 전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의 압승으로 끝난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또 한 명의 비공식 후보처럼 비쳐진 인물이 있었으니, 그가 김어준이었다. 혹자들은 ‘박영선 대 오세훈’이 아닌 ‘김어준 대 오세훈’의 대결이라 할 정도로 김어준의 존재감은 두드러졌다. 박영선이 열세를 면치 못하던 판세에 변화가 없자 김어준은 자신이 진행하고 있는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통해 참전(參戰)했고, 국민의힘 소속인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과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의 저격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그렇지 않아도 김어준은 민주당 편을 드는 편파방송을 한다는 비판과 함께 야당 후보들의 퇴출 공약의 대상이 되기도 했지만, 민주당 선거운동을 방불케 하는 방송은 보란듯이 계속되었다. 너희들은 떠들어라, 나는 계속한다. 한술 더 떠서 개표방송 진행까지 김어준에게 맡긴 TBS와 김어준이 보인 모습이었다. 선거 기간동안 김어준은 서울시민의 세금으로 만들어지는 공영방송을 통해 오세훈과 박형준에 대한 각종 검증 공세에 나섰다. 특히 선거를 이틀 앞둔 5일에는 오세훈의 생태탕 집 방문 의혹과 박형준의 엘시티 특혜 분양 의혹을 저격하는 익명의 출연자 7명을 인터뷰하는 내용을 두 시간에 걸쳐 진행
섬은 바다로 둘러싸여 여타 육지와 격리되어 있는 상대적으로 작은 육지이다. 예전부터 섬사람들은 고립된 공간을 벗어나 인근 섬이나 육지 사람들과의 관계를 맺으며 생활해 왔다. 나룻배를 이용하여 섬과 육지, 섬과 섬을 건넜고, 넓은 갯벌과 조수간만의 차가 큰 서남해안 일대 중심으로는 썰물일 때 드러난 갯벌 위에 돌 징검다리를 놓아 건너는 방식인 ‘노두’를 만들어 건넜다. 그러나 1969년 인천 강화교의 개통 이후, 해상교량 등의 구조물을 통해 자동차나 도보로 섬 외의 지역과 통행이 가능한 섬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처럼 해상교량으로 연결된 섬들을 연륙도서라고 부른다. 여기서 연륙이라는 의미는 오랜 전부터 물로 둘러싸인 섬이 육지부와 연결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섬이 육지부와 연결된 이후에는 주민들의 삶의 여건이나 지역발전 정책측면에서 비연륙도서와는 많은 차이가 발생하게 된다. 2020년 말 기준, 육지부와 자동차나 도보로 통행이 가능한 연륙도서는 89개로 전체 유인도서의 19.1%이다. 시·도별 분포를 보면, 부산이 3개로 전체의 2.4%이고, 인천이 10개(11.2%), 경기 1개(1.1%), 전북 6개(6.7%), 경남 14개(15.7%)이며 전남이 49개로…
니체의 저작 <비극의 탄생>의 또 다른 제목은 <그리스 정신과 염세주의>이다. 니체는 이 책을 통해 그리스인들이 비극(悲劇)을 통해 어떻게 염세주의를 극복했던가를 설명하고 있다. 디오니소스적인 것과 아폴론적인 것, 즉 본능적인 것과 이성적인 것의 조화를 통해 균형있는 삶을 추구하자던 니체의 깊은 사유가 담긴 책이다. 이 훌륭한 책의 제목이 요즘 한국에서 어느 부끄러운 책의 제목으로 도용당하고 말았다. 오마이뉴스 손병관 기자가 쓴 <비극의 탄생>은 ‘진실을 밝히고자 발 벗고 뛰어다닌 결과물’, ‘20만 자 분량의 증언과 증거들’이라는 상업적 수식어들에도 불구하고 본질은 단순하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라는 성추행의 가해자를 옹호하고 피해자를 부정하는 내용의 것이다. 마침 박원순 전 시장의 죽음으로 보궐선거를 치르고 있는 와중에 이런 책을 냄으로써 고인을 선거 한복판으로 소환한 셈이다. 아니나 다를까. 조국 전 장관은 페이스북 글에 이 책의 일부분을 인용했다. "어떤 이는 그래도 박 시장이 덕업을 많이 쌓아 천국에 갔을 거로 믿고, 또 어떤 이는 그가 위선이라는 대죄를 지어 지옥의 나락으로 떨어졌으리라 확신한다. 나는 그가 이도…
지난해 불어 닥친 코로나19 펜더믹은 기업의 경영환경을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다. 특히 코로나와 이상기후가 세계경제에 영향을 주고 ESG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이 ESG 기반 투자원칙을 제시하자 국내 기업들의 ‘ESG’ 바람이 거세지고 있다. 이 같은 배경에는 ESG 추진 노력과 성과에 따라 시장에서 가치를 평가받고 있기 때문이다. 친환경(E), 사회적 책임경영(S), 지배구조 건전성(G)을 의미하는 ‘ESG’ 가 글로벌 투자 자산의 움직임을 좌우하자 기존에 금융투자에서 소외됐던 비 재무적인 요소들이 최근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주요 자산운용사들이 재무적 성과뿐 아니라 ESG도 투자 기준으로 제시하자 정부와 기업들이 그동안 소홀했던 비재무적 위험 요소에 집중할 수 밖에 없는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ESG는 글로벌 최대 규모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지난해 투자 포트폴리오 구성 시 최우선순위로 기후변화와 지속가능성을 지목하고, 투자 기업들에게 ESG 성과 공개 요구 및 ESG 경영에 소홀할 경우 채권과 주식을 처분하기로 밝히면서 부각되었다. 우리나라도 국민연금이 2019년 11월 발표한 ‘국민연금 책임투자 활성화 방안’에서 지배구조 중심에서 환경·사회
문재인 대통령이 ‘부동산 적폐청산’의 기치를 들고 나왔다. 그는 15일 열린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신도시 토지 투기 사태와 관련해 "정부는 단호한 의지와 결기로 부동산 적폐청산과 투명하고 공정한 거래질서 확립을 남은 임기 동안 핵심적인 국정과제로 삼아 강력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더 나아가 부동산 적폐청산을 "우리 정부를 탄생시킨 촛불 정신을 구현하는 일"이라고까지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2일에도 “이번 일을 ‘부동산 적폐’를 청산하고 사회 공정을 바로 세우는 계기로 만들자"며 부동산 적폐 청산론을 제기한 바 있다. 과연 문제의 본질을 제대로 짚고 있는 것일까. LH 사태의 파문으로 정권에 대한 민심 이반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문 대통령이 부동산 적폐 청산을 들고 나온 것은, 지금의 위기 상황을 공세적으로 정면돌파 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정권의 명운이 걸리다시피한 상황에서 부동산 적폐청산론으로 국면을 전환시키려는 의도도 읽혀진다. 하지만 집권 말기에 느닷없이 터져나온 부동산 적폐청산론은 무척 생뚱맞게 들린다. 우선 LH 사태와 부동산 정책 실패에 대한 원성이 자자한 상황에서 대통령이 심판자를 자처하는 모습이…
2018년 3월 도서개발촉진법이 개정되면서 8월 8일이 ‘섬의 날’로 명명되고 국가기념일이 되었다. 이듬해인 2019년부터 국가 차원에서 섬의 날 기념행사가 시작되었다. 섬의 날을 제정한 취지는 삶의 터전이자 미래의 잠재성장 동력인 섬의 가치에 대해 국민과 함께 공감하는 계기를 마련한다는 것이었다. 섬의 날 제정과 함께 정부는 기존의 ‘살기 불편한 곳, 가기 힘든 곳’이라는 이미지를 개선하여, ‘소중한 삶의 터전: 문화, 관광, 환경, 해양·생태 자원의 보고’로 육성하는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선언하였다. 그러나 섬 주민들은 아직 ‘섬의 날’ 제정이 주는 효과를 실감하지는 못하고 있다. 그동안 대한민국의 섬 개발 정책은 ‘가고 싶은 섬’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이러한 정책은 섬의 가치를 알리는 효과가 있었다. 반면, 섬의 이미지가 관광지 차원에서 한번은 가 볼만한 장소로만 머물러 있는 한계도 분명했다. 그사이 섬의 인구는 급속도로 줄어들었다. 전라남도 신안군은 가장 많은 섬으로 이루어진 지자체이다. 1969년 무안군에서 분리된 후 1970년 당시 인구가 163,883명이었는데, 2021년 1월 현재 38,768명에 불과하다. 최근 육지와 연결되는 연륙교와,…
윤석열 검찰총장이 전격적으로 사퇴했다. 더불어민주당이 밀어붙이는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설치에 반발하여 사퇴라는 배수의 진을 칠 것으로 예상되기는 했지만, 곧 바로 사퇴를 결단한 것은 대선에 뛰어들겠다는 의지가 실린 것으로 보인다. 4월 보궐선거를 의식하여 속도조절론이 나오는 여권에 끌려다니기 보다는, 이 기회에 자신이 주도하는 행보를 하겠다는 생각을 읽을 수 있다. 한달 후에 보궐선거가 치러지면 곧 바로 대선정국이 시작되는 일정을 감안하여, 검찰총장직에서 물러나자마자 정치에 뛰어드는 모양새를 피해 휴지기를 가지려는 의중도 있었을 것이다. 사퇴선언문에 나온 “제가 어떤 위치에 있든 자유민주주의와 국민을 보호하는 데 온 힘을 다하겠다"는 말이나, 검찰 직원들에게 보낸 글에서 나온 "검찰의 권한을 지키기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정의와 상식,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지키기 위해서"라는 말들은 이미 그가 정치에 뛰어들 결심이 분명함을 짐작하게 해주는 대목들이다. 그래서 이제는 윤석열이 대선에 뛰어들 것인가 하는 질문 보다는, 그가 뛰어든 대선판은 어떻게 요동칠 것인가라는 질문이 유용해 보인다. 보궐선거 이후 윤석열이 정치에 뛰어들어 대선 행보에 나설 경우 일단…
이른바 ‘학폭’의 가해자는 열 살 먹은 초등학교 3학년 남자아이였다. 같은 반 옆자리 여자아이의 손등을 샤프연필로 찌른 것을 포함해 모두 3명을 괴롭혔다는 ‘혐의’였다. 학교 안에서 열린 학교폭력위원회는 가해 아이에게 반을 옮기고 피해 아이에게 사과문을 보낼 것을 결정했다. 한 번도 겪어본 적이 없던 주변의 수근거림에 아이의 어머니는 다니던 성당에마저 발을 끊었으며, 집에서 동네아이들을 가르치던 과외교습을 그만 뒀다. 시간이 지나이제 그 아이는 작곡가를 꿈꾸는 열여덟의 고등학교 2학년생이 됐다. 대학을 졸업하면 유명 뮤지션이 되고 싶다는 마음도 있다. 하지만 요즘 들어희망의 크기만큼 자라난 걱정이 떠나질 않는다. 언젠가 자신의 음악을 통해 이름과 얼굴이 알려지면 학폭 가해자로 지목됐다는 뜨거운 화인(火印)이 되살아날까 싶어서다. 2017년 미국의 영화계에서 시작돼 한국으로도 번진 ‘미투’(ME TOO) 폭로는 연출가 이윤택을 감옥에 넣는 등 엄청난 파장을 몰고 왔다. ‘짖궂은 손’을 더 이상 용인하지 않는, ‘못된 손’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은 직장문화는 물론 남녀의 관계까지 바꿔놨다. 그리고 4년이 지난 지금 한국은 또 다시 체육계에서 시작된 학폭 파문으로…
최근 일본이 후쿠시마 제1핵발전소 물탱크에 보관하고 있던 방사능 오염수 125만톤을 30년에 걸쳐 방류하겠다고 발표했는데요 폴리뉴스에서 알아봤습니다.
[폴리뉴스 김유경 기자]日 원전 오염수 방류 결정… “안전성 불확실” 최근 일본이 후쿠시마 제1핵발전소 물탱크에 보관하고 있던 방사능 오염수 125만톤을 30년에 걸쳐 방류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방사성 물질 농도를 법정 기준치 이하로 낮추고 천천히 방류할 것이니 상관없다고 합니다. 오염수에는 유전자 변형, 생식기능 저하 등을 일으킬 수 있는 삼중수소(트리튬)가 들어 있습니다. 삼중수소가 바다에 뿌려지면 한국 중국 등 인근 국가 수산물에 흡수돼 이를 섭취한 인간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또 스트론튬90은 극소량으로도 골육종이나 백혈병을 일으킬 수 있다고 합니다. 일본은 안하무인입니다. 한 고위관료는 “중국과 한국 따위에는 (비판을) 듣고 싶지 않다”고 발언했습니다. 미국은 “국제 안전 기준에 따른 것”이라며 일본에지지 입장을 밝혔습니다. 정작 후쿠시마 사고 이후 현재까지 사고 부근 농수산물 수입을 금지하고 있으면서 말입니다. 그런데 우리 정부는 지난해 10월 “일본의 ALPS장비 성능에 문제가 없고 오염수 방류가 큰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보고서를 냈다고 합니다. 안심할 수 있는 안전대책, 기대할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