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는 수원병 국회의원 선거에서 낙선했다. 그는 곧바로 민생투어에 나섰고 정치은퇴 선언을 하고 전남 강진의 만덕산 토담집에서 칩거했다. 그러던 그가 2년 2개월 만에 정계복귀를 선언하며 내년에 있을 대선출마 잠룡으로 돌아왔다.  

손 전 대표는 ‘개헌론’과 ‘제3지대론’으로 '대안'(代案) 정치세력을 형성해야 한다는 이슈를 내걸고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손 전 대표의 정계복귀 시점은 혼란스러운 탄핵정국과 맞물려 참 절묘하다. 그는 기존 정치권에 팽배했던 패권주의에 신물이 난 국민들에게 대안 정치인으로서 유력한 대선후보로 부각될 수 있기 때문이다.  

손 전 대표가 정치판에서 새판 짜기의 주역이 되기 위해서는 새정치인의 면모를 부각시키는데 포커스를 맞춰야 한다. 즉 그의 퍼스널 아이덴티티는 ‘진정한’ 진보의 정치인, 비전의 정치인, 젊어 보이는 이미지에 포커스를 맞추어야 한다. 

여기서 대선후보자로서의 새정치 리더십에 부웅하는 이미지메이킹에 대해 알아보자.   

그는 사계절 퍼스널컬러 이론에서 가을사람 유형이다. 그래서 토담집 분위기의 브라운, 카키 계열의 네추럴 컬러는 손 전 대표 본연의 이미지와 잘 맞아떨어진다. 

정계복귀 시점에서 네추럴 컬러 재킷을 입은 손 전 대표<사진=연합뉴스>
▲ 정계복귀 시점에서 네추럴 컬러 재킷을 입은 손 전 대표<사진=연합뉴스>

그는 최근에 펴낸 저서 ‘나의목민심서 강진일기’를 기념하기 위해 지방의 한 대학에서 북토크를 열었는데 딱딱한 정장차림새로 참석했다. 대학생이나 청년 대상을 만나는 상황에서는 청바지에 블레이즈(캐주얼) 재킷을 입는 것이 젊고 활기차며 소프트한 리더십을 더 강조할 수 있다. 

정장 차림으로 북토크에 참여한 손 전 대표<사진=연합뉴스>
▲ 정장 차림으로 북토크에 참여한 손 전 대표<사진=연합뉴스>

손 전 대표가 정계복귀 선언을 결심하고 언론에 노출되었을 때는 정장 차림에 보라색 타이를 착용했다. 보라색 타이는 남성정치인들이 그리 선호하지 않는 컬러인데도 최근 그는 부쩍 보라색 계열의 타이를 많이 맨 모습으로 공식석상에 나타났다. 그는 왜 보라색 타이를 즐겨 맬까. 

보라색 타이를 맨 정장차림의 손 전 대표<사진=연합뉴스>
▲ 보라색 타이를 맨 정장차림의 손 전 대표<사진=연합뉴스>

보라색은 손 전 대표의 새정치 리더십으로 내세운 ‘제3지대’라는 정치 슬로건이 담긴 색이다. 즉 보라색의 컬러 이미지는 빨간색(새누리당)과 파란색(더불어민주당)을 혼합한 색으로 중간색이라 하는데 정치인의 패션에서는 중도의 의미를 어필한다.
따라서 그가 로맨틱한 보라색 타이를 즐기는 이유는 그의 중도 정치이념을 어필하기 위한 컬러이미지메이킹 전략으로 봐도 될 것이다. 

그런데 손 전 대표가 착용한 보라색 타이는 채도가 다소 높은 색 계열이라서 중량감과 신뢰감이 부족해보일 수 있다. 따라서 중도(제3지대) 정치인의 메시지를 내포하면서도 신뢰감을 줄 수 있는 베스트 컬러로는 딥퍼플(Deep Purple, 매우 어두운 보라색) 타이를 권한다.  

이번에는 손 전 대표의 최근 패션으로 옥색 타이를 분석해보자. 옥색 타이에는 그의 부드러운 정치인의 리더십을 투사하려는 의지가 담겨있는 것 같다. 부드럽고 산뜻한 이미지도 좋지만 최근처럼 사회 분위기가 무거울 때는 짙은 녹색이 더 낫겠다.   

옥색 타이를 맨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사진=연합뉴스>
▲ 옥색 타이를 맨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사진=연합뉴스>

손 전 대표는 가을사람 유형 본연의 특성으로 강력한 리더십이 부족해보일 수 있다. 정치인에게 있어 눈빛은 매우 중요한데 손 전 대표는 미간이 넓어서 자칫 카리스마가 없는 정치인의 이미지를 줄 수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커피색 계열의 뿔테 안경을 착용하는 것이 얼굴의 균형을 완화할 뿐만 아니라 좀 더 젊어 보이는 연출법이다. 

미간이 넓은 얼굴을 가진 손 전 대표<사진=연합뉴스>
▲ 미간이 넓은 얼굴을 가진 손 전 대표<사진=연합뉴스>

정치인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퍼스널 아이덴티티는 스피치이다. 손 전 대표의 정계복귀 이후의 발언들을 보면 그는 매우 정제된 스피치를 구현하고 있다. 2년이 넘는 기간 동안 토담집에서 칩거하면서 정치적 내공을 쌓았던 것일까. 언론을 통한 그의 발언들을 요약해보면 그가 준비된 대선후보임에는 틀림이 없는 것 같다. 요즘처럼 국민들이 새정치를 갈망하는 시점에서 이보다 더 바람직한 정치 메시지가 있을까 싶다.

“현재의 과도정부가 7공화국을 이뤄나가야 한다. 여야가 애국심을 살려 정국을 풀어 안정을 찾아 새로운 대한민국을 준비해야 한다. 새로운 국제질서에 대응하고 한반도 주변정세의 변화에 대비할 새로운 목표와 방향을 잡고 나아갈 준비된 리더십, 혼란과 불안의 시대를 넘어 개혁과 통합의 시대를 이끌어 갈 리더십이 절실하다. 정말 많은 경륜과 경험을 가진 분들이 다함께 대한민국을 구하기 위해 새판짜기가 시급하다” 

그런데 손 전 대표의 스피치에서 한 가지 부족한 점이 있다. 스피치의 컨텐츠는 좋으나 내용 전달력이 약하다는 것이다. 목소리나 제스처가 파워풀하지 않다는 뜻이다. 아무리 좋은 내용이라도 듣는 사람들에게 전달이 효율적으로 안된다면 이슈가 반감될 수 있다.

현 시국에서는 손 전 대표가 정치력을 발휘할 절호의 기회인만큼 보이스 트레이닝 및 미디어 트레이닝으로 스피치 능력을 적극적으로 강화해야 한다. 미국 국민에게 희망 아이콘이 된 오바마의 눈빛, 목소리, 보디랭귀지를 연출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겠다. 



◇정연아 이미지테크연구소 대표, (사)이미지컨설턴트협회 회장
정연아는 대통령 후보를 비롯한 정치인, 최고경영자(CEO) 등의 이미지컨설팅을 담당해왔다. 대기업, 지방자치단체, 대학교 등에서 이미지메이킹을 주제로 1만회 이상 강연한 인기 강연가로, 여러 방송에도 출연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국내 최초의 이미지컨설턴트로서 한국 최초 우주인 선발대회와 미스코리아 등 미인대회에서 심사위원을 맡기도 했다. 1997년 베스트셀러 ‘성공하는 사람에겐 표정이 있다’‘매력은 설득이다’ 등 총 7권의 저서를 출간했으며, 칼럼니스트로서 여러 매체에 퍼스널 브랜딩과 관련한 글을 기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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