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패스트트랙 의원들에게 공천 가산점 주겠다” 발언 논란
황교안 “내가 모르는 공천룰은 있을 수 없어”
한국당 최고위원들...“나경원 공천가산점 발언 사과해야”
황교안, 나경원發 공천 경계...무리한 인사 영입 추진
총선을 앞두고 제1 야당인 자유한국당의 황교안 대표와 원내사령탑인 나경원 원내대표가 공천 가산점 발언 갈등이 불거진 상황속에 2020년 총선 '공천 주도권'을 놓고 갈등을 일으키고 있다.
최근 두 사람의 행보는 연달아 논란을 불러 일으키며 한국당의 악재로 다가와 당 지도부의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한국당은 문재인 정부의 중간 반환점이자 정부에 대한 민심의 평가로 여겨지는 내년 총선에서 기필코 승리해 문재인 정부의 정책을 막아내고 정권 재창출을 노리겠다는 각오다.
하지만 총선에 있어 공천권이라는 큰 권한을 쥐고 있지만 원외인사인 황 대표와, 원내사령탑으로 의원들을 이끌고 있는 나 원내대표의 셈법이 다른 탓인지 두 사람의 갈등양상은 다양한 곳에서 파열음을 조금씩 내고 있다.
황 대표는 두 사람의 갈등을 다룬 보도들에 “없는 갈등 부추기지 말라”고 했지만 총선을 본격적으로 앞둔 시점에서 나 원내대표의 임기 종료까지 다가오면서 두 사람의 결별은 이미 시작됐다는 분석이 돌고 있다.
두 사람의 갈등은 공천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벌어지고 있다. 내년 총선까지 원내대표를 유지하고 싶은 나 원내대표는 패스트트랙 수사대상 의원들에게 가산점을 주겠다는 발언으로 점수를 얻으려했고, 이에 질세라 황 대표는 박찬주 전 육군대장을 1호로 영입인사를 발표하며 공천 주도권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예고하고 있다.
나경원 “패스트트랙 수사 의원들 공천 가산점 부여” 황교안 “가산점 발언은 해당 행위”
두 사람의 갈등이 본격적으로 표면에 드러난 건 공천가산점을 부여하겠다는 나 원내대표의 발언 부터다.
나 원내대표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청문회 정국에서 조 전 장관에게 공세를 펼쳤던 의원들에게 표창장을 수여하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갑자기 왠 표창장이냐 싶겠지만 이날 나 원내대표가 표창장을 수여한 퍼포먼스를 벌인것은 동양대학교에 재직중인 조 전 장관의 부인 정경심 교수의 표창장 발급 의혹을 비꼰 의도이기도하다.
나 원내대표는 당시 여상규, 장제원, 주광덕, 김진태, 이은재등 법사위원들을 중심으로 표창장을 수여하며 격려했으며 50만원 상당의 상품권도 증정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20대 국정감사는 ‘조국 낙마 국감’으로 전쟁에서 작지만 큰 승리, 새로운 물꼬를 전환할 수 있는 승리를 했다”며 이들을 격려했다.
또한 패스트트랙 수사와 관련해서 “수사 대상인 분들은 앞으로 공천 과정에서 가산점이 있을 것이다”며 “누차 당 대표께서도 그런 취지의 말씀을 하셨다”고 의원들을 안심시키고자 했지만 여당을 비롯한 야3당은 나 원내대표의 이 같은 발언을 맹비판했다.
또한 당 안팎에서도 임기가 12월까지인데다 임기연장 여부도 불투명한 나 원내대표의 이 같은 발언이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제기되며 논란을 가중시켰다.
이 같은 논란에 황 대표는 나 원내대표의 이 같은 발언을 두고 “우리 당을 위해서 헌신하고 기여한 분들에 대해서는 평가해야 하지 않는가”라며 “그런 관점에서 이해를 해주시면 좋겠다”고 나 원내대표를 두둔하는 듯한 발언이 전해졌다.
하지만 황 대표는 원내 지도부가 참석하지 않는 비공개 회의에서선 “제가 모르는 공천룰은 안된다”며 “가산점 발언은 해당 행위다. 비슷한 일이 다시 벌어질 경우 당무 감사를 할 수 있다”는 나 의원을 비판하는 발언이 전해지며 갈등설이 시작됐다.
이 같은 발언이 전해지자 황 대표 측은 “황 대표가 공천을 둘러싼 당내 논란에 대해 자중하자는 차원으로 한 이야기”라며 “공천 규칙은 공천관리위원회가 정하는 것이다. 가산점 대상이 아닌 의원도 있는데 나 원내대표의 발언은 신중치 못했던 발언이었다”고 재차 설명했다.
패스트트랙 가산점 갈등...나경원發 공천으로 해석될 여지 있어
총선을 앞두고 두 사람의 갈등에 이어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바로 나 원내대표의 거취 문제다.
오는 12월 10일 임기가 만료되는 나 원내대표지만 패스트트랙 의원들에 대한 가산점 발언은 곧 나경원발 공천 성격이 짙기 때문에 황 대표가 결사 반대하는 모양새다.
아울러 총선을 일년도 남겨두지 않은 이 시점에 과연 한국당이 원내대표를 다시 뽑을 것인가 여부는 당의 최고 관심사로 떠오른 상황이다.
한국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원내대표 임기는 선출된 날부터 1년이지만, 임기가 6개월 이내인 때에는 의원총회의 결정에 의해 국회의원 임기만료 때까지 원내대표 임기를 연장할 수 있다.
하지만 당 안 팎에서 들려오는 이야기들은 나 원내대표의 교체를 원하는 여론이 우세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선 나 원내대표는 내년 총선 때까지 직을 유지하길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본인이 추진했던 패스트트랙 공천 가산점 발언이 오히려 논란을 일으키면서 당 의원들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
가산점 발언이 논란이 되자 당시 한국당 최고위원들 다수는 나 원내대표가 국민과 당원들에게 사과 해야한다는 입장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어 황 대표 역시 나 원내대표를 견제하며 “가산점을 생각해 본 적 없다. 이는 해당행위”라고 비판하며 나 원내대표의 리더쉽에 큰 생채기를 낸 것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차기 원내대표...강석호·유기준 출마 시사
다만 총선을 5개월여 앞둔 상황에서 지도부를 교체하는 것이 무리라는 지적과 대안도 없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그러나 다수의 의원들은 선거법 개정안 합의를 비롯해 패스트트랙 수시 과정에서의 한국당 의원들의 검찰 고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청문회를 허락했던 나 원내대표의 협상력에 불만을 드러냈다.
또한 강석호, 유기준 의원은 최근 차기 원내대표 출마를 시사하는 발언도 하며 나 원내대표의 입지는 점점 줄어드는 모양새다.
강 의원은 지난 24일 불교방송 인터뷰에서 “나 원내대표 임기 후 많은 의원이 원내대표 자리에 도전하지 않을까 싶다”며 출마에 대해 “부정은 않겠다. 추이를 보겠다”고 말했다.
이어 유 의원 역시 29일 불교방송 인터뷰에서 “나 원내대표의 임기는 12월 초순까지다. 원칙적으로 원내대표를 선출하는 게 맞다. 제게 그런 역할을 준다면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며 출마를 선언했다.
이 같이 5개월 남짓한 차기 원내대표 자리를 노리는 의원들의 셈법은 여러 가지지만 큰 관점에서는 총선을 앞두고 원내대표가 되면 공천과정에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또한 다음 총선에서 국회 재입성을 노리는 의원들 입장에선 당의 간판인 원내대표 활동을 통해 인지도를 넓힐 수 있는 효과도 무시할 수 없는 측면이 있다.
황교안 리더십 흔들...1호 영입인사부터 비난여론 쇄도
나 원내대표의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는 이 와중에 황 대표의 리더십 역시 흔들리고 있다.
'패스트트랙 공천 가산점' 발언으로 나 원내대표의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는 와중에 황 대표의 리더십도 '황교안 표 공천'으로 불리는 영입인사들로 흔들리고 있다.
황 대표는 총선을 앞둔 인재 영입작업을 통해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와 김용하 순천향대 교수, 이진숙 전 대전MBC 사장 등 8명의 영입인사를 발표했다.
이 과정에서 황 대표가 추진한 1호 영입인사인 박 전 대장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다. 박 전 대장은 지난 2017년 자신의 공관에 근무하는 공관병들에 대한 갑질이 알려져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당시 사건에서 박 전 대장뿐 아니라 아내까지 공관병에게 저지른 엽기적인 행태가 속속 알려지며 박 전 대장 부부는 사회적인 지탄을 받았고, 결국 박 전 대장은 불명예스런 전역을 결정했다.
결국 여론의 비난이 쏟아지자 한국당 최고위원들은 박찬주 전 대장을 결국 명단에서 제외했다.
이후 황 대표는 박 전 대장이 영입 인사에서 제외가 된 소감을 묻는 질문에 “배제라니요? 박 전 대장은 정말 귀한 분입니다”라고 말하며 다음 영입 때 박 전 대장을 다시 영입하겠다는 여지를 남겨 이번 영입 논란을 두고 반성이 없다는 비난을 재차 불러일으켰다.
신상진 한국당 신정치혁신특별위원장 역시 MBC와의 통화에서 “논란의 소지가 있을 수 있는 인물들을 영입하는 것도 문제지만 굳이 이번 첫 인재 영입 명단에 넣었어야 되는가 하는 데서 조금 아쉬움은 있다”며 간접적으로 황 대표에 대해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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