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총리, 2주 넘게 대구 현장 지휘
차분하고 침착한 대응...현장 리더십 발휘

 

정세균 국무총리가 대구 시청에서 코로나19 방역 대책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국무총리실>
▲ 정세균 국무총리가 대구 시청에서 코로나19 방역 대책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국무총리실>

 

[폴리뉴스 권규홍 기자] 4·15 총선이라는 거대한 정치 이벤트를 앞두고 정부여당은 코로나19라는 악재를 만나 힘겹게 고군분투하고 있다. 이에 지난 1월 14일 부임하고 나서 처음으로 국가적 재난 상황을 맞이한 정세균 국무총리는 특유의 리더십을 발휘해 조용한 활약을 보여 특유의 ‘위기관리능력’이 세간의 관심을 받는 중이다.

코로나19 발병 초기 수도권 위주에서 발생하던 확진자는 대구의 신천지 교인으로 알려진 31번 확진자의 동선이 파악된 이후 대구와 경북을 중심으로 전국으로 확진자가 퍼져나가며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번졌다.

이에 정세균 국무총리는 확진자가 제일 많은 대구의 코로나19 사태를 지휘하기 위해 대구에 집무실을 만들어 상주하며 약 2주간 손수 진두지휘에 나섰다. 정 총리가 대구에서 지내며 보여준 여러 활약이 성과를 거두자 정 총리의 침착하고 차분한 리더십이 덩달아 재조명받고 있다.

정세균 총리의 조용한 활약

정 총리는 지난달 25일 대구와 경북의 확진자가 빠르게 증가하자 “직접 진두지휘하겠다”라며 대구로 향한 뒤 지난 14일 서울로 복귀했다. 약 19일간의 대구 방문에서 정 총리는 현장을 직접 지휘하며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고 공무원들을 독려하며 코로나19를 효과적으로 방어하는데 골몰했다.

우선 정 총리는 지난달 21일에 정부에 건의해 대구·경북(청도)지역을 감염병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했고 이후 기존의 중증도에 따른 환자 분류를 중증환자 중심 치료로 바꾸는 치료체계 재구축 방안도 확정해 대구에서의 확진자를 줄여나가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어 정 총리는 대구에서 진행한 중대본(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통해 코로나 19 대응 상황 점검 및 마스크 수급 안정화 대책, 병상확보를 위한 치료체계 전환 등 주요 대책을 연달아 논의하고 발표했다.

정 총리는 대구 방문 기간에 대구시청을 13번이나 방문해 대구의 실시간 상황을 점검했고 대구의 병상확보, 마스크 수급 방법, 마스크 5부제 시행을 진두지휘했다. 결국 정 총리가 주재한 중대본 회의를 통해 치료 체계의 재구축이 이뤄지자 대구시는 확진자 입원을 위한 3천800여 개의 병상을 확보하고, 16개소 생활치료센터를 운영하여 확진자 2천800여 명을 입소시키는 성과를 거뒀다.

또한 군‧공공병원을 중심으로 의료 인력에 대한 보호장비와 물품을 우선 투입하고 마스크 별도 배정과 공급을 통해 의료인들의 현장 지원에 힘썼다.

아울러 원활한 행정지원을 위해 부처 합동 범정부 특별대책지원단을 가동해 병상 및 의료자원의 신속 투입, 건의 사항 즉각 처리를 통해 현장에서의 애로를 해소하는 데도 노력했다.

이 같은 정부 대책과 맞물려 정 총리는 민심의 걱정을 덜어주기 위해 직접 대구와 경북의 근로복지공단, 지역 안전 대책본부, 마스크 생산업체, 생활치료센터, 서남신시장, 의료기관 등 총 19곳을 방문해 일일이 관계자들과 대책 마련에 고심했고 시민들을 만나 격려하며 용기를 북돋아 주었다.

또한 대구 방문 시 총 7번의 현장 간담회를 열어 대구광역시 의료자문위원단, 대구광역시 경제인, 대구 시청 출입기자단, 대구상의 회장단 등과 만나 코로나19에 대책에 관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해결책 마련에 고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총리의 이 같은 다양한 대책으로 현재 대구 경북의 누적 확진자 수는 6천31명(15일 기준)으로 알려졌지만, 일별 신규 확진자수는 지난달 29일 741명에서 41명(15일 기준)으로 대폭 감소하는 추세를 보여 격리 해제자가 확진자를 추월하는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었다.

직접 발 벗고 나서는 총리...병상 확보 위해 기업에 직접 전화, 마스크 5부제 등 마련

코로나19 사태 해결을 위해 정 총리는 ‘병상 확보’에 가장 큰 힘을 쏟았다. 총리실 관계자는 보도자료를 통해 대구·경북의 확진자들이 입원하지 못하고 사망하는 사태가 발생하자 정 총리가 우선 병상 구하기에 총력을 기울였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정 총리는 병상확보를 위해 군이 보유한 국군대구병원의 병상을 늘리고자 관계자를 통하지 않고 직접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협의해 일사천리로 일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노력에 기존의 98개였던 국군대구병원의 병상이 300개로 늘어나는 성과를 거뒀고 정 총리는 이곳을 찾아 관계자들에게 감사를 표하고 격려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또한 정 총리는 각 기업이 보유한 콘도, 연수원, 교육원 등을 생활치료센터로 확보하기 위해 손수 기업에 전화를 돌린 것으로도 전해졌다. 한국일보는 보도를 통해 기업 관계자들이 “진짜 총리님이 집적 전화하는 게 맞는가”라고 물어보는 경우도 있었다며 정 총리의 행보를 조명했다.

현재 이 같은 정 총리의 노력에 현재 삼성인력개발원, LG 디스플레이 구미기숙사, 경주 현대자동차 연수원 등이 생활치료센터로 지정되어 운영되고 있다.한편 국내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 각국이 한국인에 대한 입국 금지를 내리자 지난달 29일 정 총리는 출장이 어려워진 기업인들을 지원하고자 ‘해당 여행객이 코로나19 확산과 무관하다’는 것을 증명하는 정부 증명서를 만들어 볼 것을 보건복지부와 외교부에 제안했다.

이후 문재인 대통령도 코로나19 대책회의에서 이를 언급했고 부처 간 많은 토론 끝에 결국 정부가 인증한 ‘건강증명서’가 만들어졌다. 현재 정부는 건강증명서를 소지한 기업인의 해당 국가 방문을 두고 여러 국가와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지며 정 총리의 아이디어가 재조명받고 있다.

그리고 마스크 수급으로 어려움을 겪는 국민들을 위해 마련된 마스크 5부제 역시 정 총리의 아이디어로 알려졌다. 총리실은 보도자료를 통해 정 총리가 중대본 회의를 통해 마스크 5부제 아이디어를 냈고 부처 간 회의를 거쳐 지난 9일 전격 실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에 관련해 지난 8일 마스크 5부제 시행 전날 정 총리는 중대본 회의를 통해 “국민 여러분께서도 콩 한 쪽도 나눈다는 심정으로 양보와 배려의 성숙한 시민의식을 발휘해 주시길 부탁드린다”며 마스크 수급에 불만을 느끼는 국민들에게 당부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또한 대구·경북의 대규모 확진자를 불러온 신천지교회의 교인 명부와 연락처를 받은 것 역시 총리실의 활약이 주효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중대본은 지난 24일 국무총리비서실 민정실장을 중심으로 신천지 측과 긴밀히 협의한 결과 신천지 전체 신도명단, 보건당국의 검사 적극 협조, 교육생의 검진 유도 등 신천지교회 측의 협조를 끌어냈다.

하지만 이후 신천지교회가 제출한 명단과 실제 교인들의 숫자가 다르고 신천지교회의 거짓 보고가 드러나 논란이 일었지만, 신천지 사태 초기 명단확보를 끌어낸 것은 총리실의 활약으로 평가받고 있다.

정세균 총리가 대구 서남신시장을 방문해 상인들을 격려했다. <사진=국무총리실>
▲ 정세균 총리가 대구 서남신시장을 방문해 상인들을 격려했다. <사진=국무총리실>

 

“정세균 총리, 필요하다면 다시 대구 방문 할 것”

16일 국무총리실 관계자는 폴리뉴스와의 통화에서 “총리님이 처음에 대구 가실 때 두 가지 목표를 가지고 가셨다. 첫째는 대구와 경북의 상황이 방역 쪽으로 매우 위험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중앙정부차원에서 어떻게 대응할지 여부와 두 번째는 대구·경북 지역의 국민들이 심리적으로 불안하기에 이를 해소하기 위해 직접 가는 게 맞다고 결정 내리셨다”라고 밝혔다.

이어 “총리님이 직접 대구로 가시면서 가장 노력한 게 병상의 확보셨고, 그 부분에서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셨다"라며 "결국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두 자릿수로 내려가는 성과를 거뒀다. 안정화 단계에 돌입했다는 판단이 들어 대구에서 철수하게 되었다. 당분간은 다시 내려가실 일이 없을 것 같지만 직접 챙겨야 할 일이 있거나, 총리님이 꼭 필요하거나 위급한 상황이 온다면 다시 방문하실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또한 ‘최근 구로 콜센터 집단 감염과 같이 수도권 상황도 비상이다’는 질문에 “그 사태와 더불어 집단 감염에 대한 전국적 방역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그리고 전 세계적 코로나19가 확산된 지금 상황에서 총리님이 총괄적으로 직접 중앙에서 지휘해야 하고 경제도 챙겨야 한다. 그래서 돌아오는 것을 결정하셨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가 집단 모임을 자제하라는 데도 집단감염자가 계속 나온다’는 지적에 “계속 정부는 그 부분에 대해 국민들에게 모임을 자제하라고 당부하고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며 “이미 지방 정부들은 이에 관해 나름의 대책을 실행하고 있다. 경북은 코호트 격리 대상 시설을 650개 정도 지정했다. 초기와는 달리 지금은 시민들의 의식도 많이 높아져서 확진자 수가 점점 내려 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답했다.

또한 '마스크 5부제에도 불구 현장에선 아직 수급에 대해 볼멘소리가 있다'는 지적에 “계속 추가 보완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총리님의 마스크에 대한 입장은 단호하다. 작년까지는 국내 업체의 월 마스크 생산량이 500만 장이었다"며 "지금은 신천지 사태를 계기로 수요가 폭발했다. 최대 1천500만 장까지 늘리는 데 성공했지만 그것도 부족하다. 총리님이 이것에 대해 정부 책임자로서 죄송하다고 하셨다. 최대한 생산량 늘리기 위해 원재료수급에도 노력하고 있다. 현재 대체재인 면 마스크, 항균 마스크 등의 사용에 대한 국민의 이해를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관계자는 ‘학교 개학 연기가 점점 늦어지고 있다’는 지적에는 “17일 열리는 중대 본회의에서 가장 깊이 있게 논의할 예정이다”며 “개학 연기를 두고 다양한 의견을 들어 결정할 것이다. 학교의 학사일정과 관련해 교육계의 목소리도 듣고 각계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결정할 것이다”고 밝혔다.

이어 ‘청와대가 코로나19 사태에 타격을 입은 경제를 해결하기 위해 경제인들을 만난다고 하는데 총리님은 어떤 계획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앞으로 계속하실 것이다. 긴급 경제 상황 회의를 어제 주재하셨다. 거시경제 물론이고 실물경제 체크하셨다. 매주 일요일 직접 챙길 것이고 필요하면 계속 챙기고 경제 현장도 방문하겠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최근 화두가 되는 ‘국민재난기본소득’에 관한 질문에는 “취지는 공감하지만, 국가 재정 상황이 그것을 전체적으로 반영하기는 어렵다. 예를 들어 100만 원씩 우리 국민 5천 만 명으로 추산하면 약 50조가 넘는다"며 "그런 부분에 대해 여력이 되는 지자체가 한다면 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에 대한 중앙정부의 간섭은 없을 것 같다. 총리실 역시 이 부분에 대해 신중한 접근을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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