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공천, 코로나19 성공적 대응, 통합당 악재에 힘입어 승리
수도권, 호남 압승...격전지 후보들 대부분 승리
문재인 정부 후반기 국정운영 동력 확보
지역구도 타파는 실패...검찰발 정계 개편에도 촉각 

[폴리뉴스 권규홍 기자] 유래없는 코로나19 사태속에 펼쳐진 21대 총선이 드디어 막을 내렸다. 28년만에 66.2%라는 최고 투표율을 달성한 이번 선거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지역구 163석과 민주당의 비례대표정당 더불어시민당이 17석을 얻어 총합 180석이라는 압승을 거둬 공룡여당이 탄생했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총선 현황판에 후보자들의 당선 스티커를 붙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총선 현황판에 후보자들의 당선 스티커를 붙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민주 압승...배경은?

민주당은 총선 1년 전부터 일찌감치 ‘시스템공천’을 당론으로 결정하고 시스템에 따라 공천을 결정했다. 민주당은 시스템공천으로 현역의원 129명 중 93명의 공천을 확정했고 37명을 교체했다. 37명은 불출마를 선언했거나 공천에서 탈락해 자연스럽게 세대교체가 이뤄졌다. 

결국 민주당은 시스템공천으로 깨끗한 공천이 이뤄지면서 총선 전 당내 갈등과 잡음을 최대한 차단할 수 있었고, 차기대선주자 1순위를 달리며 전국민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이낙연 전 총리에게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을 맡겨 착실히 선거를 준비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중국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되면서 확진자와 사망자가 급증하며 여당의 악재로 작용했고 당초 ‘문재인 정부 수호’와 ‘야당심판론’을 강조했던 민주당은 ‘국난극복’을 슬로건으로 바꿔 이번 선거를 준비할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문재인 정부의 코로나19 방역 대응이 전 세계의 찬사를 받은 것과 동시에 문재인 정부의 지지율까지 동반 상승하며 선거를 앞둔 민주당에 호재로 작용했고 이것이 투표결과까지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또한 미래통합당이 만든 비례위성정당 미래한국당에 맞서 비판을 각오하고 만든 더불어시민당이 투표 결과 17석이라는 성과를 거둬 당초 목표였던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도에 맞춘 소수정당들의 원내진입과, 원내 180석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게 됐다.

아울러 선거 막판에 통합당 후보들의 막말 릴레이가 터졌고 후보들의 처분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황교안 대표와 김종인 총괄 선대위원장간 이견을 드러내면서 악재 수습을 제대로 못한점도 민주당 승리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14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박형준 통합당 선대위원장은 가장 심각한 이슈로 세월호 막말을 내뱉은 차명진 후보를 꼽았으며 판세를 분석한 결과 “30·40대들과 중도층이 등을 돌리는 현상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통합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 역시 “차명진 파문 뒤, 수도권 예상 의석이 적어도 5석 줄었다”는 분석까지 내놓으며 막말 파문이 통합당의 선거 악재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민주, 문재인 정부 후반 개혁 드라이브 동력확보 

180석이라는 의석을 얻게 된 민주당은 문재인 정부 후반기 개혁 드라이브를 안정적으로 끌고 가는 동력을 확보함과 동시에 국회에서의 핸들을 쥐게 되어 개헌을 제외한 대부분의 의정활동에서 야당의 눈치를 보지 않고 정국을 주도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총선 압승으로 민주당은 올해 7월 출범 예정인 고위공직자수사처(공수처)설립과 동시에 검찰개혁을 더욱 힘차게 추진해 나갈 힘이 생겼고 연말 예산안 정국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게 됐다.

또한 민주당은 개헌선인 200석에서 단독으로 180석을 얻었기에 범여권의 힘과 개헌에 동의하는 야당 의원들의 설득만 끌어낸다면 21대 총선에서 개헌도 가능할 것으로 조심스레 낙관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민주당은 정치 1번지인 종로에서 압승한 이낙연 전 총리를 비롯해, 강원 원주갑의 이광재, 경남 양산의 김두관등의 대권 잠룡들이 당선되면서 차기 대선 경선 흥행과 대선 승리도 높게 점쳐지고 있다.              


민주, 수도권 호남 압승

이번 선거를 살펴보면 민주당은 전통적인 텃밭인 호남을 석권함과 동시에 서울과 수도권에서 압승을 거뒀고 캐스팅보트로 불리는 대전, 충청권에서도 선전했고 제주에서도 완승했다.  

민주당은 ‘정치1번지’ 종로에 국민적 지지율이 높은 이낙연 전 총리를 공천함과 동시에 이해찬 대표와 함께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을 맡겨 선거를 준비했고, 이 위원장은 자신의 지역구인 종로와 함께 수도권을 돌며 민주당 후보들에 대한 지원유세에 나섰다. 아울러 민주당은 주요 격전지에 출마한 후보들이 모두 통합당의 거물들을 누르고 승리하는 쾌거를 이뤘다. 

개표 초반부터 이낙연 후보는 황교안 후보를 일찌감치 앞서갔고, 격전지로 분류된 서울 동작을과 구로을, 경기 고양정과 성남중원을 비롯해 경합 지역에서도 통합당에 우위를 보이며 무난히 승리했다.

통합당은 서울 송파와 강남, 서초, 용산 등의 지역에서 승리했지만 수도권 탈환에는 역부족이었다.

전통적으로 수도권 표심은 정치적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코로나19라는 위기를 안정적으로 방어한 문재인 정부의 성공적인 대응과 통합당과 비교해 별다른 잡음이 없었던 민주당의 시스템공천, 그리고 선거 막판에 터진 통합당의 막말 파문등에 힘입어 수도권 압승에 성공했다.    

또한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당 돌풍으로 호남석권에 실패했던 민주당은 이번 총선에 호남 전지역을 석권하며 한 석도 얻지 못한 민생당과 비례 3석을 얻은 국민의당의 존립자체를 위협 시켰다.

선거전부터 민생당 의원들은 민주당 돌풍을 직감했는지 문재인 대통령, 이낙연 후보와의 친분을 과시하거나 민주당의 색인 파란색을 선거전에 활용하는 촌극을 벌여 유권자들로부터 비판을 받기도 했다.   

청와대 출신 후보들이 승리해 국회입성에 성공했다. <사진=연합뉴스>
▲ 청와대 출신 후보들이 승리해 국회입성에 성공했다. <사진=연합뉴스>


정치신인들 활약도 두드러져 

 
특히 이번 총선을 앞두고 영입한 정치신인들이 중진들을 꺾고 당선되는 파란을 일으키며 활약이 두드러졌다는 평가다.

우선 가장 관심을 모았던 서울 광진을에 출마한 고민정 후보는 16대 국회의원이자, 서울 시장을 재선한 오세훈 후보와 접전을 펼쳐 2,746표차로 이기고 승리했다.

그리고 판사출신의 이수진 후보는 서울 동작을의 터줏대감인 4선의 나경원 후보를 8천381표차로 누르고 당선되는 반전 드라마를 만들어 냈다. 또한 동대문을에 출마한 장경태 후보는 통합당의 3선 중진인 이혜훈 후보를 1만870표차로 누르고 승리했다.

전남 목포에서는 김원이 민주당 후보가 ‘정치9단’으로 불리는 민생당의 박지원 후보를 1만4537표차로 따돌려 승리하는 최대 이변을 연출하기도 했다.  


조국 명예 회복 주목...윤석열 공수처 1호 수사대상 될지 관심 


아울러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은 소위 조국대전으로 불린 격전지에서도 모두 승리를 거둬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명예회복에도 동력을 얻었다는 평가다. 

총선 전 조 전 장관의 임명을 반대했던 금태섭 의원과 공천 갈등을 일으킨 김남국 후보는 경기 안산단원을에서 박순자 통합당 후보를 3천653표차로 승리했고. 조 전 장관과 검찰개혁에 동참했던 김용민 후보는 경기 남양주병에서 재선의원인 ‘조국저격수’ 주광덕 후보를 4천286표차로 누르고 당선됐다.

조 전 장관 역시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2020년 4·15 주권자의 선택’이라는 선거 결과 게시물을 올려 민주당의 승리를 축하했다. 

아울러 지난해 조 전 장관의 청문회당시 조 전 장관 가족의 수사를 지시했던 윤석열 총장은 오는 7월 공식 출범하는 공수처(고위공직자수사처)의 출범에 긴장할 수밖에 없다. 

윤 총장은 선거를 앞두고 터진 아내의 주가조작 연루의혹과 더불어 장모의 부동산 사기 의혹까지 불거져 윤 총장 자신이 공수처 수사1호 대상이 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돌고 있다.

13일 MBC 스트레이트에 출연한 임은정 울산지검 부장검사는 윤석열 총장을 비롯한 검찰 고위부의 비위사실을 공수처가 출범하는 즉시 고발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종로구에 출마한 이낙연 전 총리가 당선에 성공했다. <사진=연합뉴스>
▲ 종로구에 출마한 이낙연 전 총리가 당선에 성공했다. <사진=연합뉴스>


당내 재개편 촉각...이낙연, 이광재, 송영길, 홍영표등 물망 


아울러 민주당은 오는 8월 전당대회를 치러 이번 선거를 끝으로 정계 은퇴를 선언한 이해찬 대표 이후 차기 민주당 지도부 구성에 들어가게 됐다.

당 대표에 가장 근접한 것은 역시 가장 유력한 대권주자인 이낙연 민주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으로 당 대표에 오른 뒤 확실하게 대권에 뛰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강원 원주갑에서 승리한 ‘친노’ 이광재와, 86그룹의 대표주자로 5선에 성공한 송영길 의원도 유력한 후보다.

또한 전 현직 원내대표인 4선의 우원식, 이인영 전 현직 원내대표와 4년만에 다시 마포을에서 돌아온 정청래 의원도 당내 지지가 높다.

시민당...민주당과 통합뒤 해산

총선이 끝난 후 가장 여당에서 관심을 받는 것은 비례대표 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의 행보인데, 시민당의 최배근 공동대표는 민주당과의 통합뒤 해산한다고 밝혔다.

14일 최 공동대표는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서 “시민당은 미래한국당이 개정 선거법의 취지를 왜곡하는 것을 방치할 수 없어서 만들어졌다”며 “비례정당은 21대 국회에서만 존재하고 앞으로 생겨서는 안 될 정당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열린민주당과의 합당 가능성에는 “열린민주당에서 흘리는 이야기라고 본다. 100% 불가능하다”며 “열린민주당은 독자 정당을 추진하는 소수정당으로 어떤 점에서 보면 분당된 것이다”고 선을 그었다. 

아울러 ‘더 강한 민주당을 만들겠다’며 손혜원 의원, 정봉주 전 의원이 출범시킨 비례대표정당 열린민주당은 이번 선거에서 겨우 3석 밖에 확보하지 못하며 당초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다.

정봉주 열린민주당 최고위원은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열린민주당 최고위원직에서 물러난다”며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죄송한 마음을 통감하며 책임을 지려한다. 모든것을 비우고 내려놓고 시작했으나 역부족이었다. 국회 진입에 실패한 후보님들께 죄송하다”고 사죄했다.

 
지역구도 타파에는 실패...부울경 참패  

 

한편 민주당은 지난 20대 총선과는 달리 TK, PK에서 철저히 완패하며 지역구도 타파에는 실패했다는 평가다. 지난 총선에서 2석을 얻었던 대구에서는 완패했고, 5석을 얻었던 부산에서는 겨우 3석만 건졌다.

우선 여권의 잠룡으로 주목받던 대구 수성갑의 김부겸 의원은 주호영 의원에게 3만1천556표차로 크게 패배했고, 홍의락 후보 역시 통합당의 김승수 후보에게 3만8천487표차로 낙선했다. 

부산에선 해양수산부 장관 출신의 김영춘 후보가 전 부산시장인 서병수 후보에게 3천750표차로 패배해 낙선했고, ‘친문’인 이상호 후보와 김해영 후보 역시 각각 조경태 후보와 이주환 후보에게 패배했다.

 
검찰발 정계 재개편 주목...당선인 중 94명 입건


아울러 검찰은 총선이 끝나자마자 당선자 90명에 대해 수사에 나서 검찰발 정계개편이 이뤄질것인지도 주목받고 있다.

대검찰청은 15일 자정이 넘자 이번 총선에서 선거사범 1천270명을 입건하고 그중 16명을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당선자 중 94명이 입건됐으며 그중 90명에 대해서 수사 중이며 4명은 불기소 처분했다고 전했다.

검찰은 이번 수사 대상자들을 분류하면 흑색선전 사범 467명(36.8%), 금품수수 사범 216명(17.0%), 여론조작 사범 72명(5.7%) 등의 순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또한 선거폭력·방해 사범 입건 인원이 81명으로, 지난 20대 총선 37명과 비교해 2배 이상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검찰은 “당선자, 선거사무장, 회계책임자, 당선자의 배우자·직계존비속 등 당선효력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신분자의 선거 사건은 최대한 신속하게 수사할 계획이다”고 밝혀 검찰에 고발된 당선인들은 마냥 마음을 놓을 수 만은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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