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황운하 캠프 사무실 7시간 압수수색 
황운하 “이번 압수수색...'털어서 먼지내기'식의 불순한 의도”
통합당 “황운하, 국회의원이냐 범죄자냐 판단해야 될 지경”

황운하 대전 중구 당선인  <사진=연합뉴스>
▲ 황운하 대전 중구 당선인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권규홍 기자] 검찰이 총선 전 더불어민주당 대전 중구 당내 경선 과정 당시 황운하 캠프에서 ‘당원 개인정보 부당 활용 의혹’이 제기됐다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황운하 당선인(대전 중구) 선거 사무실을 지난 24일 전격 압수수색했다.

대전지검 공공수사부는 중구 용두동 황 당선인 사무실에 검사와 수사관 등 10여명을 보내 관련 서류와 컴퓨터 파일 등을 확보했다.

이날 오전 9시 30분부터 시작된 압수수색 영장 집행은 무려 7시간 10여간 진행된 뒤 끝났고, 검찰은 박스 1개 분량의 압수물을 가져가 증거물들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 

황 당선인은 이번 검찰수사를 두고 “참 치졸한 집단... 속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검찰의 노골적인 표적수사”라고 "이래서 검찰개혁이 시대적 과제"라며 검찰을 겨냥해 격하게 반발했고, 미래통합당은 황 당선인을 두고 “국회의원이냐 범죄자냐를 판단해야 할 지경이다”며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황운하 당선인은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울산지방경찰청장으로 재직하며 김기현 당시 울산시장에 대한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과 송철호 현 울산시장의 선거개입 협의로 검찰수사를 받고 기소되어 현재 재판 진행중에 있다. 이 때문에 황 당선인은 '검찰'과 강한 대립각을 세우며 누구보다 '검찰-경찰 수사권 조정' 등 경찰권 강화를  주장하며 누구보다 검찰개혁을 앞장서서 부르짖었다. 

그러나 황 당선인에 대한 검찰 압수수사는 이번 21대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내 고발때문이다. 민주당 대전 중구 당내 경선 과정에서 '당원 명부가 부당하게 유출돼 황 캠프 측에서 활용됐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시작된 것이다.

총선 전 민주당 대전 중구에서는 황 당선인을 포함한 3명이 경선을 치렀는데, 송행수 예비후보는 “황운하 캠프에서 권리당원 개인정보를 불법으로 취득해 지지 호소에 썼다”고 주장하며 검찰에 고발했고 이것이 수사로 이어졌다.

현행 공직선거법에서는 당내 경선 자유를 방해한 사람에게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만약 유죄로 드러난다면 민주당에 만만치 않은 후폭풍이 예상된다. 

아울러 검찰은 압수수색과 더불어 최근 고발인과 피고발인 조사를 잇달아 진행했는데, 검찰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형사사건 공개 금지 등에 관한 규정상 구체적인 피의사실이나 수사 상황을 알려줄 수 없다”고 밝혔다.

뿐만아니라 황 당선인은 경찰청장 사표가 처리되지 않은 현직 경찰인 신분으로 총선에 출마하고 당선된 상태여서 이 또한 문제가 되고 있다.  공직선거법에는 정치중립을 지켜야 하는 공직자는 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황운하 “이번 수사는 검찰의 표적수사, 과잉수사, 보복수사... 이래서 검찰개혁이 시대적 과제”

검찰의 압수수색이 시작된 24일 당일 기자들과 만나 이번 압수수색을 '전형적인 검찰권 남용'이라고 즉각 반박하고 "이래서 검찰 개혁이 시대적 과제인 것"이라며 "제게 새삼스러운 일은 아닌 것 같다"라고 말했다.

황 당선인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거듭 입장을 밝혔다. 황 당선인은 “검찰이 캠프를 압수수색 했다. 압수수색 사유는 지난 당내경선 과정에서 상대후보 측에서 고발했던 내용에 대한 것이다. 고발요지는 개인정보 유출 등으로 알고 있다”며 “당선인은 피고발인이 아니며 고발내용과도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검찰은 고발을 빌미삼아 저의 당선을 기다렸다는 듯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노골적인 표적수사를 감행하고 있다. 당내 경선과정에서 있었던 상대후보 측의 고발을 최대한 활용하여 본 사건과 무관한 압수수색까지 벌여서 별건수사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국민의 혈세로 운영되는 검찰조직이 이렇게 치졸하고도 한심한 수준으로 권력남용을 한다는 사실에 분노하고 있다”고 검찰 수사를 비판했다. 

황 당선인은 “피고발인이 되신 분들에게 확인해보니 불법은 없었으며 고발된 사실은 대한민국 모든 경선캠프에 공통적으로 해당되는 내용이라는 답변이었다”며 “수사의 대원칙은 필요 최소한의 원칙이다.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의 경우는 더욱 그러하다. 이번 압수수색은 ‘털어서 먼지내기’의 불순한 의도를 가진 수사권 남용이 명백하다”며 강조했다.

이어 “그러나 검찰의 의도는 실패할 것이고 검찰개혁의 필요성만 거듭 확인시키는 사례가 될 것이다”며 “항상 그래왔듯이 불의한 세력들의 부당한 공격에는 악당들을 물리치듯 당당하게 맞서 싸우겠다”고 덧붙였다.

이후에도 황 당선인은 추가 입장문을 통해 “저는 고발되지 않았고 당선자의 혐의사실이 확인된 바도 없다”며 “국민이 선출한 국회의원 당선자의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은 절제된 수사의 원칙과는 정반대로 신중치 못한 과잉수사라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압수수색 영장에 기재된 범죄사실은 저와는 무관한 내용이고 따라서 저의 선거캠프 사무실에서 수집할 수 있는 증거자료는 전무하다”며 “실제로 검찰이 확보해간 자료는 본건과 무관한 내용이 대부분이거나 쓸데없는 잡동사니에 불과하다. 따라서 별건수사, 표적수사 의도가 의심스러운 상황이다”고 이번 수사는 검찰의 표적수사, 과잉수사, 보복수사라고 강조했다.  

“경찰과 국회의원 겸직? 뻔뻔함과 오만함 도넘은 수준... 한치 의혹도 남김없이 철저 수사해야”

검찰의 수사가 진행되자 미래통합당은 황 당선인을 맹비판 했다.

24일 김성원 통합당 대변인은 “선관위의 유권해석을 핑계삼아 경찰직을 내려놓지도 않고 총선에 출마했던 황 당선자다. 심지어 그는 경찰과 국회의원을 겸직하면서 경찰 급여까지 챙겼다고 한다. 뻔뻔함과 오만함이 도를 넘은 수준이다”며 “그렇게까지 권력을 갖고 싶었던 것인가. 민중의 지팡이라는 경찰의 명예를 더럽힌 것도 모자라 일말의 기대를 가지고 황 당선자를 선택한 국민까지 우롱한 셈이다. 이제는 황 당선자를 경찰청장이냐 국회의원이냐가 아니라 국회의원이냐 범죄자이냐를 판단해야 될 지경에까지 이르렀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만인은 법 앞에 평등하다. 경찰청장 출신일지라도, 예비 국회의원이라도 마찬가지다”라며 “사법당국은 한치의 의혹도 남기지 않는 철저한 수사로 권력의 민낯을 밝혀야 한다. 아울러 2년 전 울산에서 벌어진 청와대 개입 선거공작, 그것을 비호한 민주당과 여권 인사들, 그 날의 추악한 진실도 몽땅 밝혀져야 할 것이다”고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이와 관련해 통합당은 황 당선인이 아직 경찰관 신분인 점도 지적하고 있다. 통합당은 지난 19일 황 당선인이 경찰관 신분으로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것이 ‘공직선거법 위반’이라고 지적하며 검찰에 고발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도 황 당선인이 선거 90일 전인 1월 15일까지 사직하지 못해 공직선거법상 후보 자격이 없기에 선관위가 당선 무효를 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황 당선인은 올 1월 15일 경찰청에 사직원을 제출했으나 아직 사표 처리가 되지 않았다. 

울산경찰청장 당시 불거진 청와대 하명수사와 송철호 시장 선거 개입의혹과 관련해, 공직선거법위반 등 혐의로 기소되면서 사직서가 수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민갑룡 경찰청장은 지난 20일 조선일보와의 통화에서 “황 당선인의 경우는 관련 규정에서 예상하지 못한 특이한 사안이기 때문에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며 “국회 사무처, 인사혁신처 등 기관에 질의해 들은 의견을 토대로 검토해나가고 있으며, 권위있는 책임기관의 판단이 나오면 경찰은 그에 의거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찰의 결정과는 별개로 황 당선인은 21대 국회가 5월 30일 개원함과 동시에 국회의원으로 신분이 전환된다. 경찰은 재판 결과 등에 따라 징계 및 사표 수리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어 황 당선인은 국회의원과 경찰을 겸직하는 첫 번째 사례가 될 전망이다.

진중권 “요즘 피의자가 더 큰 소리.. 이게 다 조국 효과, 자기들이 법 위에 서 있다고 믿기 때문”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황 당선인의 수사를 두고 25일 페이스북을 통해 “요즘 범죄 피의자가 외려 파렴치한 꼴을 자주 본다. 이게 다 조국 효과다”라며 “앞으로도 이 더러운 꼴 계속 보게 된다. 고발은 자기 당 후보가 했고, 압수수색 영장은 검찰이 아니라 법원에서 내준다. 법원에서 보기에 내줄 만하니까 내줬을 것이다”고 민주당을 비판했다.

이어 “그런데도 큰 소리 치는 건 자기들이 법 위에 서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 초법적 사태는 법치의 위기이자, 나아가 공화국의 위기다”라며 “상식적으로 당원명부 빼돌리는 건 황운하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가 밤에 몰래 들어가 명부를 훔쳐 갖고 나온 게 아니라면, 당에서 누가 넘겨줬다고 보는 게 합리적일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경우 두 사건의 연결고리가 생기게 된다. 애초에 공당에서 선거개입으로 기소된 사람에게 공천을 준다는 것 자체가 이상한 일이다”라며 “개인적으로 이번 사건은 손타쿠(忖度:윗사람의 뜻을 읽어서 행동하는 것)선거개입 사건의 연장이라 본다”며 황 당선인의 공천 과정에도 의혹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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