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4.15총선 부산 총평 키워드 ... 野分五裂 與釜之利 야분오열 여부지리
與(釜)之利...(미래통합당의 사분오열로...) 부산의 여당만 이익을 봤다.
與(腐)之利...(블랙홀 코로나팬데믹으로...) 부패한 여당만 유익했다.
與(夫)之利...(원팀이라는 착시현상으로...) 민주당 수도권만 덕을 봤다.

세찬 바람에도 보리밭은 영글지 않든가...고산리
▲ 세찬 바람에도 보리밭은 영글지 않든가...고산리

더불어민주당 여부지리(與夫之利)

 

1 與(釜)之利

제21대 4.15총선 부산지역에 대한 총평 키워드는 첫째도 '여부지리'요, 둘째도 '여부지리', 셋째도 '여부지리'라 할 수 있다. 미래통합당의 사분오열이 어떠했는지는 앞서 밝혔고 부산 더불어민주당은 그야말로 어부지리(漁夫之利)로 유익함이 많은 선거였다.

부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이익을 얻었다고? 고작 3석인데?  몰패(沒敗) 아닌가?

제21대 총선 결과 더불어민주당이 전체 지역구 253개 중 163개를 휩쓰는 압도적인 성적을 냈다. 하지만 실제 득표율은 50%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유권자 절반의 지지만으로 전체의 64% 넘는 의석을 차지한 셈이다. 반면 통합당은 지역구에서 전체 유권자의 40% 이상의 지지를 받았으나 의석은 33%만을 가져갔다. '승자독식 원칙의 소선거구제'가 만들어낸 제도적 왜곡 때문이다.

부산지역의 '득표수'를 살펴보면 통합당이 104만여 표(53%), 민주당이 87만여 표(44%)로 17만여 표 차이다. 의석은 각각 15석, 3석으로 통합당이 압승한 모양새다. 부산 민주당은 4년 전 20대 총선 때보다 26만여 표 더 받았고 득표율도 6%포인트 올랐다. 의석에서는 6석에서 반토막났다.

부산지역은 '의석수 차원'에서 보면 '지역주의'로 회귀한 것으로 보이지만 '세대구도' 득표율 추세로 살피면 점점 확장되어가는 추세로 보인다.

이런 '득표율과 의석수' 간 차이는 현행 소선거구제의 한계 때문이라는 게 극명하게 나타났다. 소선거구제에서는 당선자 1명이 얻은 표를 제외한 표는 모두 사표가 된다. 승자독식제도 아래에서 거대양당 기득권 정치와 지역주의가 고착화되고 민심이 왜곡돼왔다. 그래서 천신만고 끝에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됐다. 21대 총선에서 첫 시도된 비례대표 정당투표에서 미래한국당은 33.8%로 1위, 더불어시민당 33.4%로 2위, 이어서 정의당 9.7%, 국민의당 6.8%, 열린민주당 5.4% 순이었다.

의석수에 반영되지 않은 '표심'은 정당투표율로 드러난다지만, 의석 비율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다는게 이번에 밝혀졌다. 이래서는 표(票)의 등가성 원칙, 즉 '1표가 선거결과 기여도에서 동등한 가치를 지녀야 한다는 원칙'은 기대할 수 없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이번에 새로 도입됐지만, 비례대표성이 개선되는 건 고사하고 당리당략에 휘둘리며 파행을 거듭하면서 개정 선거법은 누더기로 전락한 터다. 이와 함께 5년 전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제안했던 권역별 비례대표제, 지난 선거법 개정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도농복합형 중대선거구제 도입, 정당 후보 선출을 위한 국민경선제(일명 오픈 프라이머리 제도), 정당의 지역대표성을 보완하는 석패율제 등 모두 실종되고 말았다.

권력 독점을 막기 위한 다당제, 사표를 줄이기 위한 선거법, 소선거구제가 가진 모순을 개선하기 위해 마련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누가 막았는가? 위성정당은 누가 먼저 시작했나? 꼼수정당의 지혜(?)는 어디서부터 나왔나? 결과적으로 어느쪽이 어부지리(漁夫之利)였을까? 인생사 새옹지마(塞翁之馬)라 했던가? 양당이 그렇게 치고받고 싸웠는데... 참 아이러니한 일이다.

지난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힐러리는 트럼프보다 득표수에서 300만표를 더 얻고도 낙선했다. 미국 특유의 선거제 때문이다. 멀리 갈 것도 없다. 부산 남구을의 경우,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도입됨에 따라 인구수에 따른 선거구역 조정이 처음 있었던 지역이다. 승리는 투표도 하기 전에, 이미 민주당 박 후보쪽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이었다. 즉 민주당 박재호 후보의 선거구에 대학가가 밀집한 젊은 유권자들이 대거 유입됐고, 미군 세균실험실이 주둔한 제8부두 구역(노령,고령층 유권자들이 70%를 차지한다)을 포함한 감만동 용당동 등은 남구갑 선거구로 퇴출(?)돼 통합당 후보에게 승리의 기쁨을 안겨줬다. 후보들의 '열심'과 무관하게...

'정당 득표율' 또한 국회 의석 비율과 일치하지 않음이 확인됐다. 두 당의 득표율 차이는 10%포인트도 안되지만 지역구 의석수 차이는 163대 84로 두 배 가까이 났다. 근소한 표차로 당락이 갈린 지역구가 많았기 때문이다. PK지역 6개 선거구가 박빙 승부의 예가 그렇다. 민주당은 PK지역 6개 선거구 경남 김해갑,을 양산을, 부산 사하갑, 남구을, 북강서갑에서 승리했는데, 신기하게도 모두 5백표에서 2천표를 넘지 않은 근소한 표차로 '겨우' 이겼거나 '어쩌다' 이겼다. 한편에서는 "승리다", 다른 한편에서는 "패배"로 본다.

여기에서 더불어민주당은 스스로에게 질문해야 한다. 당의 정치행위가 20세기 '민주주의', 21세기 '촛불혁명'으로 압축되는 '시대정신'에 역행하지는 않았는지, 민주당은 '재집권'을 위해 현실정치와 야합하지는 않았는지, 민주주의는 민주당이 추구하는 최대 최고의 가치일까? 민주당은 선거과정에서 민주주의적 삶을 실천했을까?

세계가 신자유주의에 포획된 지금, 민주주의조차 최고의 가치일 수 없다고 한다. 국가의 비전조차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들 한다. 여하튼 선거제도에는 정답이 따로 없고, 방식마다 장단점이 있다. 비례대표제에서도 사표는 나온다. 그렇더라도 '구멍난 둑'은 막아야 한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도의 손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번참에 근본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선거제 개혁을 여야 정치권이 아닌 공론의 장에, 집단지성에게 맡겨보는 것도 괜찮지 싶다.

2 與(腐)之利

"보수는 부패로 망하고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
지금까지는 그랬을지 모른다. 하지만 지금부터는 아닌 듯하다. "보수는 분열로 망하고 진보는 부패로 망한다" 한걸음 더 나아가 "더불어민주당이 과연 진보 정당일까?"라는 질문도 심심찮게 들린다.  

'보수가 부패로 망한다'는 공식은 이제 민주당에 적용해야 될 듯싶다. 기존의 '부패腐敗'는 타인의 희생을 통해 개인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자행되는 위법활동 정도로 정의한다. 하지만 일부 법규와 조직은 부패를 제도적으로 정당화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그래서 '부패'는 "타인 또는 타 집단의 안녕을 희생시키면서 개인 또는 특정 집단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자행되는 모든 위법 또는 비도덕적 인간활동"이라 정의된다.

간단한 얘기지만 대한민국 국회가 채택하는 법률은 재계와 기타 이익단체의 이해관계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걸 모르는 유권자는 없다. 또 법에 가장 예민한 재벌, 대기업이 입법기관인 국회의원에게 기업에 유리한 법률 통과를 위해 사주할 수밖에 없는 현실 또한 모르지 않는다.

5월6일, 삼성 이재용 부회장의 기자회견도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지만, 아직 진행 중인 삼성의 무노조 경영,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 의혹, 국정농단, 뇌물공여 사건 등과 무관하지 않다. 그동안 한국의 재벌은 입법부에 엄청난 뇌물을 써서 노동친화적 법률의 채택을 막아왔고, 한국의 저임금, 장시간 노동의 배경을 설명하는 대목이고, 이제 이런 것들은 상식이 됐다.

한편 정치권에서는 보수와 진보, 다른 한편에서는 부패세력과 반부패세력라는 이중적 구조로 분화되는데, 이러한 '부패구조'는 김대중 전 대통령(1997~2002) 및 노무현 전 대통령(2003~2008))의 기간에도 살아남아 2008년 이명박 전 대통령 집권시기에서부터 2017년 박근혜 정부까지 9년 간 몸집을 키우며 부패 활동을 확대하고 가속화했다. 실제 이 9년 동안 한국의 부패 정도는 박정희와 전두환의 군사독재 시절보다 심각했다.

부패의 도덕적 영향은 경제적 영향보다 훨씬 더 파괴적이다. 부패는 코로나팬데믹처럼 한국 사회 전역으로 퍼졌다.부패의 뿌리에는 '돈'이 자리잡고 있다. 돈의 힘은 세다. 돈의 냄새가 부패다. 인간은 돈의 노예가 되고, 법은 물론, 민주주의 이념, 도덕적 가치, 심지어 신神의 위치보다 더 위에 선 듯하다.

한국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신자유주의에 완전 포획된 후, 재벌 총수들은 '있는 자'와 '없는 자' 사이를 '갑질'이라는 이름으로 구별하며 자신들의 공화국을 넓혀 갔고, 대형교회 목사들은 성적 학대와 그루밍으로  신도들을 노예화했다. 신神의 자리에 걸터앉은 '돈'은 신처럼 숭배받기를 원한다. 이 '부패의 향기'는 인간 영혼을 마비, 중독시키고 정직과 품위, 진실을 파괴하며, 상호존중과 사랑을 상실케 만들었다.

부패의 또다른 면은 성性이다. 성은 돈과 함께 부패의 두 축을 이룬다.한 여론조사기관에서는 "선거전 막판 터진 미래통합당 차명진·김대호 후보의 막말 논란, 특히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과 자원봉사자를 대상으로 한 막말로 인해 통합당 의석이 30~40석은 날아갔을 것"으로 판단했다. 민주당의 경우도 직원 성추행으로 물러난 오거돈 전 부산시장 사건이 총선 전에 알려졌다면 PK도 대구·경북(TK)처럼 전멸됐을 것이라고 했다.

세계는 지금, 자유 민주주의와 자유 시장경제의 생존 자체를 위협하는 부패에 마주하고 있으며, 시간이 경과하면서 더욱 세력을 넓혀가고 있다. 특히 대한민국은 지난 70여 년 동안 다양한 형태의 부패문화로 고통을 받아 왔다. 하지만 국민들은 이에 용감히 맞섰고, 1960년 4월에는 이승만에게, 1979년에는 박정희에게, 1980년 봄과 그리고 1987년 6월에는 전두환에 저항했다. 2016년과 2017년에는 촛불혁명을 일궈냈다. 그 결과 대한민국은 힘겹게 그러나 꾸준히 부패의 어두운 그림자에서 벗어나고 있다.

이명박 박근혜정부가 졸지에 탄핵에 적폐로 몰린 이유의 본질은 '부패'다. 그땐 민주당 후보의 '푸른 빛'만 보고서도 '어부지리'로 당선될 수 있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은 지금 어디에 서 있는가? 아직 진위가 가려지지 않았지만 '조국 사건', '유재수 전 부산경제부시장', '송철호 현 울산시장', '우리들병원'... 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이름들이 소환한 것은 '유권자들의 촛불에 대한 기억'이었을 지도 모른다.

오명(汚名)은 깨끗한 종이일수록 선명하게 쓰여지는 법이다. 그동안 이명박 정부에서 자행된 파렴치한 부패와 박근혜 국정농단에 혀를 내두른 시민들, '이게 나라냐'며 뜨겁게 타올랐던 촛불의 열망이 '또 속았다'며 자지러질 때, 오래 참고 견디던 시민의 '희망고문'마저 허사로 판명됐을 때, 그때 다시 타오를 '횃불'은 어찌 감당하려나.

 

3 與(夫)之利                          

"COVID-19 팬데믹 블랙홀"

코로나팬데믹은 4.15총선의 모든 이슈를 빨아들였다. 부패도, 성폭력도, 막말도... 모두 블랙홀 속으로 빨려들어가버렸다. 

대한민국 역대 대통령 재임기간 중 대체로 3~4년차에는 레임덕이 왔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은 총선이 끝난 5월 현재까지 50% 지지율이 내려오지 않고 있다. 코로나팬데믹 상황이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라 예상하면 4년차까지 지지율이 50%대나 40%대 중반 이상으로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

문 정부가 잘해서일까? 그럴 수 있다!  하지만 아닐 수도 있다. 위기 상황에서는 국민들이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주는 경향이 있다. 미국의 경우 9·11 사태 당시 부시 대통령의 지지율이 90%까지 올라갔다.

현 트럼프 미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또한 세계와 자국민을 향한 지속적인 공갈과 협박과 막말로 '위기상황' 연출에 의한 것이라고도 한다. 철저한 자국중심주의를 내세운 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필두로 마테오 살비니 이탈리아 부총리, 헝가리 우파 포퓰리즘 출신의 총리,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 당선자, 강경민족주의를 기반으로 한 스페인의 극우 포퓰리즘 정당 '복스', 독일의 '독일을 위한 대안(AfD), 오스트리아의 '자유당', 영국, 프랑스...오스트리아, 폴란드 모두 우파·극우 정부가 들어섰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유럽 31개국 총선결과를 분석한 결과, 유럽인 4명 중 1명이 우파 극우정당, 포퓰리즘 정당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998년 7%에 불과했던 수치와 비교하면 세 배 가량 급증한 셈이다.

한국에서도 2010년 지방선거 이후 무상급식이 핵심 의제로 부상하면서 우파 포퓰리즘에 대한 논의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세계 극우성향의 정치지형이 부상하는이유로 국민대학교 정치외교학과 배병인 교수는 "민주주의에 대한 효능 저하와 경제 불평등"을, 장훈 중앙대 정치국제학과 교수는 한 칼럼에서 "지구촌을 휩쓰는 포퓰리즘은 시민의 분노를 자양분으로 한다"고 지적했다. 하버드대학의 대니 로드릭 교수는 '분노의 정치'를,  사회학자 지그문트 바우만도 "포퓰리스트들이 성공하는 가장 큰 비결은 분노를 끊임없이 들끓고 불타오르도록 유지시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러한 세계적 정치지형에 생물학적 코로나팬데믹이 가세했다. 코로나19는 전시상황과 다를 바 없다.
전 세계가 바이러스와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 전쟁은 오래 갈 가능성이 높다. 백신 개발도 올해 말이나 내년까지 갈 수 있다. 이에 따라 정치평론가들도 문 대통령을 떠받치는 지지율이 고공행진을 계속할 가능성을 전망하고 있다.

세월호와 메르스 참사가 대통령 탄핵과 촛불혁명으로 이어진 한국의 정치사를 배경으로 놓고 봐도, 문 정부는 코로나19에 매우 기민하고 체계적으로 대응했다. 정부의 관심은 오로지 성공적인 방역에 있었겠으나, 그 의도하지 않은 작용으로 민주당은 180 의석이라는 권력을, 대한민국은 어느새 세계 민주주의의 선진국으로 우뚝 발돋움한 형국이 됐다.

이런 상황에서 4.15총선이라는 한국의 현실 정치에서 하나의 정체성이나 가치를 타겟 삼아, 나머지를 배척하는 방식으로 구체화됐다. '박정희 향수'와 같은 극우 포퓰리즘, '네 고향이 어데고?'식의 지역주의, '네 아버지 뭣 하시노?'와 같은 계파정치, '우리가 남이가?'의 진영논리가 우후죽순처럼 득세한 것이다.

이 중 부산 민주당의 '원팀 전략'은 크게 두가지 방향으로 착시현상을 일으켰는데, 하나는 민주당이면 모두 '원 팀'이라는 '동일화에 의한 착시현상'과 둘째는 선거전략의 측면에서 불러일으킨 '착각'이다.

더불어민주당 내부의 '주류 담론'에 속하면 중앙당과 지역당, 수도권과 영남권, 부산권과 지역구가 '모두 같다'라는 착각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민주당 소속이면 모두 '민주주의자'이고 '내 편'이라는 이상한 확증편향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집단최면은 '진영논리'까지 재생시켰다.

코로나팬데믹과 유행성 감기몸살은 엄연히 다르지 않은가? 대통령선거와 국회의원선거가 다르고, 중대선거구제와 소선거구제의 선거방식은 엄연히 다르지 않겠는가. 같은 부산지역이라도 영도구와 수영구가 다르고 남여 청년 신인후보가 다르지 않은가?

참고로 같은 '청년'이라도 각 당마다 '기준과 인재풀'은 다르다. 전통적으로 진보계열 정당은 청년 후보를 내는 데 적극적이었다. 정의당은 지난 1월 '청년할당제'를 발표하고 청년 기준을 35세라고 밝혔다. 두 거대 정당의 청년 기준은 45세다. 2010년 이후 '497세대'가 생겼다. 민주당 박주민(1973년생)·이재정(74년)·김해영(77년), 전 자유한국당의 전진4.0 이언주(1972년생) 등이 '497세대'로 불린다.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세대)도 있다. 뉴밀레니엄(2000년)을 경험한 세대로 정보기술(IT)에 능통하고 정치에는 무관심한 것으로 분류된다. 86세대가 기성 기득권 세력과 꾸준히 싸워온 것처럼, 497세대(40대, 90년대 학번, 70년대생)도 밀레니얼 세대도 꾸준히 기성 제도권 정치권과 경쟁할 것이 분명하다. 그리고 각 정당이 '세대교체'와 '청년'을 강조했지만, 실제 총선에 출마한 청년후보는 전체의 5%도 되지 않았다. 지난 20대 국회에서도 2030 정치인은 비례대표 3명(더불어민주당 정은혜, 자유한국당 신보라, 바른미래당 김수민)뿐이다. 세계 각국에서 30~40대 총리가 나오는 시점에 우리나라 정치권에서는 왜 청년정치인이 나오지 않는지 의문이다.

또 하나의 착시현상은 부산 민주당이 '선거전략'의 차원에서 불러일으킨 '착각'이다. 여기에 '공중전'으로 불렸던 부산 원팀의 선거전략은 거의 '요설妖說'에 가깝다. 공중전이란 정부와 중앙당이 팬데믹에 정말 잘 대응하고 있다. 그러니, 중앙에서 (공중에서...)뿌려주는 방침(?)만 믿고 받아먹으면 승리하게 된다는 논리다.  결과적으로 이 공중전을 따른 이들의 '정치적 야성'은 모두 거세됐다.

'선거전략'이라는 측면에서도 중앙 아니면 원팀, 두 선택지밖에 없었을까? 물론 전쟁 때의 군대는 일사불란해야 한다. 하지만 '일사분란'이란 행동강령은 '전체주의'나 '파시즘'이라는 이념지향과는 엄연히 다른 차원이다.

여하튼 부산에서의 원팀은 코로나팬데믹만큼이나 '디테일의 다양성'에서부터 '흩어지면 죽는다는 선동적 맹목성'까지 모두 빨아들였다. "남은 건 오직 하나, 우짜던둥 '승리'"

어디서든 '진영 프레임'은 많은 적들을 만들고, 적개심을 생산한다. 적을 향한 분노가 향하는 '타인'의 방향은 명확해진다. 그리고 끝없는 갈등과 반목, 투쟁.......!

어떤 정치이념, 선거전략과 결합하든 '진영화'의 근본은 그 자체로 '민주주의에 대한 공격'이다. 이로써 진영논리의 결국은 중앙정부의 지방정부의 소외를, 민주당 수도권만 어부지리 덕을 보게 만들었다. 통합당의 '자해공천'처럼 부산 민주당의 공중전은 '자해전략'이 된 셈이다.

덧붙여 선거과정에서 '공정성의 문제'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물론 민주당의 공정성이란 '민주주의의 원리'에 기반할 것이다. 그러므로 민주당의 '공천'이란 '민주주의' 그 자체일 수 있다. 지연 학연 나이 성별... 컷오프 재공천 전략공천... 등등의 이름으로 행해진 민주당의 공정성은 젊고, 푸른 정치인들에게 기성 정치담론에 길들여지고 줄서는 법을 가르쳤을 지도 모를 일이다.

21대 총선의 부산 민주당에 대한 총평을 한마디로 '어부지리'라 할 수 있다. 어부지리의 근본은 "나의 잘함이 아니라 상대의 못함"에 있다.

지난해 12월 영국 총선에서 보수당이 압승했다. 영국 언론들은 하나같이 "보수당이 이겼다라기보다 노동당이 졌다"라는 표현을 썼다. 대한민국 정치판에서도 지난 지선, 총선을 두고 그렇게 평가한다. "민주당이 잘했다기 보다 통합당이 '똥볼'을 많이 차서... "라고.

이 어부지리 원리를 부산 민주당에 적용하면 딱 맞다. 부산 민주당은 '끝없이 똥볼'을 차댔고, 부산 통합당은 '어쩌다 골인'을 넣었다.

20대 총선 때 부산 민심은 20년 보수 독점을 허락하지 않고 여야 균형에 힘을 실어 줬다. 4년 전 총선 당시 "부산에서 5석만 달라"던 문재인 대통령의 간절함에 응답했다. 하지만 부산 발전은 더뎠고 지역 경제는 침체됐다. '강한 정부'로 위기를 돌파하도록 힘을 실어줬지만 이제 기다림에 지쳤다. 집권 여당은 신자유주의 물결에 마냥 떠내려가는 듯하고, 대북정책 또한 절제되지 못한 채 끌려다기기만 하고, 사회질서의 방향도 '촛불 정신'을 이어갈 힘이 없어 보였다. 게다가 민선 7기 부산시정은 승리의 기쁨에서 너무 오래 머무는 듯하고, 승전 전리품에 모가지가 길어 슬픈 짐승들만 줄을 설 뿐, 산적한 현안 해결능력은 없어보였다.

부산에서의 민주당 반 토막은 엄중한 경고임이 분명하다. 부산은 더이상 어줍잖은' 좌파 포퓰리즘'의 청정지대가 아니다.

더불어민주당이 대한민국 21대 총선에서 승리했다면, 이는 순전히 CIVID-19 팬데믹 덕분이다. 미래통합당이 부산에서 승리했다면, 이는 부산 민주당의 '오만방자傲慢放恣 바이러스' 어부지리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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