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 5월 좌담회 전문②] 21대 일하는 협치 국회, 가능성과 변수는?

2020.05.27 15:53:48

 

김만흠 진행자 : 조만간 20대 끝나고 30일부터 21대가 시작될 건데, 21대 국회는 큰 틀에서 새로운 전망을 가질 수 있겠는가.

차재원 : 더불어 민주당이 21대 국회를 시작하면서 2008년도 상황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18대 총선 결과가 진영만 바뀌었을 뿐이지 지금과 거의 비슷하다. 더불어민주당이 177석, 거기다가 범여권 성향을 다 합치면 거의 190석이 넘는다. 2008년도 당시 한나라당이 단독으로 153석을 차지했고, 친박연대가 14석을 했고 친박 무소속까지 합하면 20석, 거기에 자유선진당을 합치면 200석이 넘었다. 그런데 그때 집권세력이 상당히 오만했고, 제일 먼저 했던 것이 미국산 소고기 수입이었다. 너무 자신만만해서 국민들의 합의나 동의 없이 덜컥 합의를 하는 바람에 광우병 사태에 직면했고, 정권이 엄청나게 흔들렸다. 직전에 200석이 넘는 의석을 몰아줬던 민심이 바로 한 순간에 돌변했다. 그 뒤로도 반성하지 못하고 계속 무리수를 둔다. 노무현 전직 대통령에 대한 수사로, 결국은 현재까지 이어지는 상황을 자초한 첫 단추를 끼웠다. 그리고 민간인 사찰, 4대강 사업 이런 걸 통해서 민주주의가 후퇴했고, 결국 그에 대한 국민의 심판이 이번 결과로 나타났다고 생각한다. 어떤 집권세력이든 오만하고 독주하게 되면 반드시 국민들은 심판한다는 것이다. 군주민수(君舟民水)라고 여당 당선자들이 많이 그 이야기를 하던데 말 그대로 민심이라는 것은 정권이 자신들의 마음에 안 들면 바로 뒤엎는 거다. 18대 총선의 이후 집권세력들이 했던 일들의 결과가 지금 현재라는 것을 명심한다면, 좀 더 대외관계를 신중하게 하고, 국정운영에서도 몸을 낮추는 태도가 자리잡지 않을까 한다.

사실 총선이 끝나고 난 뒤 이해찬 대표가 열린우리당의 실패 이야기를 했고 여러 사람이 그 이야기를 하곤 했는데, 분명히 숙지하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김태년 원내대표 당선자도 낮추는 자세를 보이고 있는데, 문제는 또 모른다는 거다. 실제 국회 운영 과정에서 힘의 우위를 갖고 밀어붙이자는 강경파의 목소리가 분명히 있을 건데 그걸 어떻게 제어할 수 있는가. 그 때 당시 당 대표가 그러한 부분들을 어떤 식으로 처리하느냐에 달린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김능구 : 대선이나 총선에서 상대방과의 게임이 아니라 자기 세력 내의 게임이라는 상황을 이야기한 적이 있다. 21대 국회 같은 경우 범진보로 하면 190석이 넘는 압도적인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데, 범여권 내부에서 서로 간에 문제해결을 해 나가는 것이 결국 21대 국회의 운명을 좌우할 거라고 본다. 좀 더 좁혀서 말하자면 국정운영에 있어서 당과 청와대의 관계, 법안 통과 과정에서의 조율과 협치 등이 중요하다. 야당과의 대결이 국회를 규정짓는 것이 아니라, 여권 내에서 어떻게 정부와 견제 또는 협력하면서 꾸려나갈 것인가 하는 것이 21대 국회운영을 규정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된다.

21대 국회 전반기 마지막에 대선이 있다. 코로나 위기로 인해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60%를 넘지만, 저는 그 기간은 거의 1년 정도 아니겠나 싶다. 21대 국회 1년 간은 청와대 우위의 권력 관계에 있겠지만, 그 1년이 지나고 나면 미래권력 쪽으로 갈 수밖에 없는 것을 우리 역사가 증명했다. 청와대 권력이라는 것은 유한할 수밖에 없는 거고, 하산할 때 더 잘해야 된다고 이야기 하듯이, 그 과정에 청와대가 어떠한 입장을 취하느냐 하는 것이 상당히 중요하다. 

여당은 전당대회가 8월에 예고돼 있다. 개원 협상이 통상 한 달 열흘 정도가 평균 기간이라 하는데, 그럼 개원하고 전당대회가 거의 한 달 간격으로 이뤄지게 된다. 그렇게 해서 새로운 당 대표와 국정운영을 하게 되는데 국민들이 더욱 엄중하게 지켜보게 될 거다. 더불어민주당은 이 상황에서 청와대의 눈치를 보기 보다는, 오히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생존 문제와 같은 정말 필요한 과제들에 집중하는 목소리가 만들어져야 하고, 실제로 점점 더 커지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차재원 : 황소장은 청와대가 컨트롤 타워로 모든 것을 다 지휘한다는 말씀인데, 그런 상황이 실제 벌어지고 있다면 우리나라 보수 세력들이 과연 지켜만 보고 있었을까? 구체적인 팩트가 드러난 건 사실 없다. 통념적으로 대통령 중심제의 국가이고 대통령 지지율이 높으니까, 당연히 청와대가 모든 것을 다 하겠거니 미루어 이야기 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제 생각에 청와대 힘이 국회의 운영이나 조그만 현안 처리까지 좌지우지 할 거라고 보지 않는다.
 
특히 이번 원내대표 선거할 때 대통령의 측근이라고 하는 3철 중 한 명 전해철이 떨어지고, 당권파라고 하는 김태년이 됐다는 것은, 당 소속 의원들은 같은 친문이라도 청와대로부터 상대적인 정치적 자율성을 가질 수 있는 후보를 선택했다고 생각한다. 만약 모든 일을 당정청이 일체감으로 뭉쳐서 가야 한다고 생각했다면 전해철 의원이 됐을 거다. 김태년이 어떻게 할지는 지켜봐야 될 대목이지만, 모든 게 청와대의 입김대로 움직일 거라고는 보지 않는다는 것이고, 당은 아마 독자적으로 현 상황을 상당히 고민하고 있을 것 같다. 앞서 제가 이야기했던 12년 전 상황하고도 비교하는 목소리가 당내에서도 곧 나올 것이고, 그렇다면 어느 정도의 균형감각은 찾아가지 않을까 생각한다.

황장수 : 중요한 과제가 있을 때 당이 처음에는 방향을 상실하고 헤매다가 나중에 정상을 회복해서 이야기를 하는 양상인데, 이제 그 속도가 늦어지고 이런 일이 계속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여권에 지금 벌어진 문제나 숱한 대중적 이슈에 대해서 당이 자기 목소리를 못 낸다는 건 거의 다 알고 있는 이야기다. 계속 지연되다가 결국 청와대가 나서서 당 지도부에 뭔가를 전달해야 당에서 결론이 나는 양상이라면, 민주당이 아무리 의석수가 많아봤자 긍정적인 방향으로 정치를 해 나갈 수 있겠느냐 하는 회의가 든다. 

김만흠 진행자 : 주로 당청관계를 중심으로 얘기를 했다. 영향력이 적은 요소일지 모르지만,  국회를 주도하는 대표, 리더들의 성향이라든가 행보가 어떤 영향을 미칠 건지 생각해 보겠다. 여야의 원내대표 김태년과 주호영, 사실상 확정됐다고 볼 수 있는 박병석 신임 국회의장, 이 구성이 21대 국회에 변수가 될 여지가 있겠는가? 

차재원 : 저는 국회의장이 누가 되든 국회운영에서 큰 변수는 되지 않을 거라고 본다. 과거 국회의장이 직권상정을 할 수 있을 때는 정권에 충실할 것이냐가 문제였지만, 사실 국회선진화법 이후 국회의장의 변수는 상당히 많이 줄었다. 앞서 김 대표께서 말씀을 하셨지만 내년 이맘때 쯤이면 본격 대선국면이기 때문에, 결국 21대 국회가 자율적으로 뭔가 할 수 있는 것은 원 구성하고 나서 내년 2~3월 임시 국회까지가 아닐까 생각한다. 2022년 하반기 넘어가면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면서 정권의 논리에 의해 국회가 좌지우지될 수밖에 없다고 한다면, 결국 이 1년의 시기가 국회의 입장에서 상당히 중요하다. 

이 시기에 김태년, 주호영 파트너가 나름대로의 대화와 타협을 통해 생산성 있는 국회를 만들어갈 수 있을까에 대해서는 반반이다. 김태년 입장에서는 의석을 많이 가졌다고 해서 힘으로 밀어붙여서는 안 된다 생각하기 때문에, 처음에는 상당 부분 대화와 타협을 통해 야당을 포용해 가려는 시도를 할 것이다. 그런데 이것이 구체적인 입법 성과로 나타나지 않을 경우에는 정치적 초조감에 밀릴 가능성이 높다. 그걸 이용해서 미래통합당이 장외에 나간다든지 옛날식의 무한 투쟁에 빠지게 되면, 그건 둘 다 패자가 되는 길이다. 여당의 시간표상으로 그러한 절박감이 있다고 한다면, 차라리 이걸 적절히 이용하면 야당 입장에서도 따낼 수 있는 게 충분히 있다. 주호영 원내대표가 그런 측면에서 보면 꾀돌이답게 하지 않을까 생각되고, 그러면 20대 국회보다는 좀 더 나은 국회가 순탄하고 생산성 있게 가지 않을까라는 기대를 갖고 있다.

황장수 : 순탄하고 생산성 있다는 건 대통령 입장에서 봤을 때 그렇다는 것이고, 저도 그럴 거라 본다. 지금 야당이 완전히 외주화됐다고 보기 때문이다. 주호영이라는 사람 자체가 정치적으로 자기 소신이나 투쟁력이나 비전 자체가 없는 그야말로 지역 토호적 성격을 가진 사람이다. 황교안부터 박형준, 그 다음에 김형오, 이석연, 김종인까지 이런 사람들이 총선 때 당 지도부에 다 들어왔다. 저는 당 밖에 미통당을 장악해서 적당히 컨트롤 해가려는 모종의 발주처가 있고, 그 발주처의 뜻에 따라 거기에 맞는 사람들이 지도부로 계속 들어오고 있다고 보고 있다. 당에서 그 흐름을 거역하려는 사람들은 다 제거됐다. 강성 친박이나 투쟁성 있는 사람들이 거의 제거되거나 당 외로 나가 있고, 김종인 체제가 가동되면 홍준표가 당으로 복귀하는 것도 쉽지 않을 거라고 본다. 통합당 내부 토론회에서 기본소득 문제를 우리가 더 적극적으로 하자는 얘기가 나왔다고도 하고, 패널 토론하는 데서의 뻔한 얘기들이나 이준석 류의 소리들이 밖에서 당을 주도해가도록 만들고 있는데, 제가 볼 때 미통당은 다음 대선에도 무난하게 나와서 무난하게 질 사람이 후보가 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외주화라고 이야기하는 건, 밖에서 어떤 흐름이 당에 계속 영향을 미치고 그래서 자체적으로 뭔가를 결정하기 어려운, 그야말로 자발적인 옛날 민한당화 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자발적으로 여당의 2중대가 되는 모습이다. 그래서 이 보수 바닥에는 새로운 폭탄이 터져서 다시 재편되기 전에는, 현재 미통당으로는 희망이 없다고 본다.

김능구 : 김태년과 주호영 상호간에 어떤 국회운영이 이뤄질까 하고, 미통당의 새로운 진로, 희망이 무엇인가를 평가하는 건 다른 이야기다. 후자부터 이야기하면 103석의 의석을 갖기 때문에 이 당은 자기 나름대로 계속 존재해 나갈 가능성이 높다. 21일과 22일 연찬회를 통해 당의 지도체제 문제를 정하게 된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총의를 모으겠다고 하는데, 김종인 비대위 체제를 받아들이면서 시기조정이 이루어질 것으로 생각한다. 자강론이라 할 수 있는 당장의 조기전대는 힘들고, 아마 내년 초에 전당대회가 이뤄질 거다. 

제가 정초선거가 될 거라고 이번 총선을 이야기했는데, 유권자들이 정치지형의 변화를 분명히 보여줬다는 것이 중요하다. 과거에는 보수가 10%정도 많은 확실히 기울어진 운동장이었고, 그래서 김대중, 노무현 정권은 온갖 수를 다 동원하고서야 1.9%, 2.3%차이로 신승할 수 있었다. 97년 대선에서는 DJP 연합, 이인제 탈당 등으로 1.9%를 이겼고. 그 다음에는 노정 단일화 등을 통해서 2.3% 이겼다. 이와 비교해서 이번 총선 결과로 나타난 정치지형을 생각하면, 보수가 정신만 조금 차리고 스탠스를 조절하고, 정책과 인물을 바꾸면 된다는 것은 망상이라는 거다. 20~40대가 진보로 왔고, 50대 이른 바 86세대는 다음 대선에선 60대 초반까지 올라간다. 여론조사에 60대하고 70대 이상을 구분해야 되지 않나 생각된다. 이제는 보수가 2년 후 대선에서 정말 잘하더라도 이기기 어려운 정치 지형으로 바뀌었다고 보고, 거기에 조금이라도 부응하려면 온갖 수를 다 써야 된다는 거다. 보수 전체가 정말 국민이 원하는 합리적 보수, 건강한 보수로 만들어져야 하는데 현재의 당이 그렇게 탈바꿈한다는 것은 상당히 어렵다. 결국 새로운 보수의 그릇이 만들어지고, 지금 참여하지 않은 합리적 보수들까지 다 결집을 할 때만 대등하게 한번 경쟁해볼 수 있는 여건이 될 거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정책위 의장을 세차례 할 만큼 정책통이면서, 김재원의원 말을 빌자면  상당히 합리적이라는 평가인데, 일이 되게끔 할 수 있는 아주 힘 있는 여당 원내대표가 될 거라고 본다. 대화와 협상을 하면서도 결론적으로 야당의 발목잡기로 풀지 못하는 그런 모습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된다. 주호영 대표는 상당히 합리적이고, 논리성을 가지고 자기 의정활동을 해 온 사람이기 때문에 기존 보수와는 다른 모습을 보일 거다. 이번에 법사위의 자구체계 심사권 관련 국회법 개정에 대해서는 아니라고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반면 5.18은 자기가 기념식에 참석해서 반성을 했을 정도로, 분명하게 가려가면서 자기들이 막아야 될 선은 지키는 모습이 되리라 본다.

홍형식 : 저희들이 국회 4년 임기가 끝나면 매번 하는 조사가 있고, 새 국회가 시작 되면 조사를 하는데 과거 국회와 비교를 해보는 거다. 4년 임기가 끝난 국회가 얼마나 일을 잘했는가, 새로 들어설 국회는 이전 국회보다 나을 것인가를 평가한다. 20대 국회까지 조사를 해보면 역대 최악의 국회였다. 사실 20대 시작할 때 조사결과도 더 나아질 것이 없다는 국민들의 평가였고, 실제 제가 볼 때도 그랬다. 21대는 아직 조사를 안 해봤지만, 제 느낌에 20대보다는 좀 더 긍정적인 조사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보고 있다. 두 가지 정도를 봐야하는데, 하나는 당청 관계다. 야당에서는 과거 108번뇌를 염두에 두고 갈등적 당청관계를 기대할지 모르지만, 그렇지 않을 것이다. 원팀으로 이루어진 선거 캠페인이 있었고, 청와대 출신자들이 많이 당선되어 적어도 당청 관계는 17대와 같은 모습을 반복하지 않을 것이다. 다음은 여야 관계인데, 제가 볼 때 미래통합당에서 권영세가 아닌 주호영을 선출했다는 것은 일정부분 위기의식을 갖고 있다는 거다. 문제는 주호영 의원이 어떤 원내 전략을 끌고 가느냐 인데 70~80%의 비율은 협상을 하면서 20~30%를 지켜내는 전략으로 가면 여야 관계도 어느 정도 대화의 모습으로 갈 수가 있다. 반면에 사사건건 제동을 걸려고 하면 일방적 힘으로 밀어붙일 수 있는 여건이 되고, 실제 그렇게 갈 것이고 결국 실패한 국회로 남을 거다. 그래서 주호영 체제 하에서는 2:8 내지 3:7의 전략으로 접근하면서 여야 관계도 초기엔 극한대립을 피하면서 가지 않겠나 본다.

김만흠 진행자 : 당청 관계에서 차기 대권주자의 변수는 어떻게 보는지?

홍형식 : 누가 대권주자가 되더라도 당청 관계의 대립 갈등은 갖기 어렵다. 현직 대통령의 레임덕이 발생하고 지지율이 낮을 때는 차기 대권주자가 당의 중심에 서면서 당청관계가 대립구도로 가는데, 문재인 대통령과 같이 지지율이 이렇게 높은 상황에서는 차기 대권주자가 당의 당권주자가 되든, 아니면 당의 실질적 리더가 되든, 현직 대통령하고 대립적 관계로 갈 수는 없다. 과거의 경우를 유심히 보면, 대립관계라는 것은 현직 대통령의 지지율이 급격하게 떨어져서 대통령과의 거리를 두거나, 아니면 관계를 끊어야만 차기 대권의 가능성이 높아질 때 썼던 전략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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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훈 shadedoll@pol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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