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흠 진행자 : 오늘 마지막 주제는 이낙연이다. 민주당의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을 맡고 있고, 압도적인 대권주자 지지율에다가 당 대표로 나서느냐 마느냐 하는 것인데, 이낙연이 나서면 당 대표 되는 거고, 안 나서면 송영길이 가능성이 커 보이는데 어떤가?
황장수 : 현재 보수 후보라는 사람들이 1%, 2%니까 혼자 뛰고 있는 거다. 그렇다면 여권으로서는 청와대가 고민이 있을 거라고 본다. 이재명이 11%, 13% 나오면서 2등이 됐지만 이재명은 아직도 싫어한다. 솔직히 재판에서 어찌될지도 모르고 거부감도 굉장히 강하다. 친문들이 댓글 등에서 이재명한테 보이는 입장을 보면 아직도 적대감이 어마어마하다. 그러니까 이규민까지 욕을 먹고 있더라. 그리고 청와대가 이낙연을 어떻게 생각하는가에 대해서는 좀 미스터리하다.
흔쾌하게 이낙연에 힘을 실어주는 것 같은 분위기는 안 보인다. 가능성이 하나고 호남의 지지를 끌어오니까 이낙연을 두고는 가는데, 그렇다고 청와대가 이낙연에 힘을 실어주는 부분에서는, 이낙연 후보도 중요한 문제지만 정권을 재창출하느냐 하는 문제가 중요하다. 그리고 청와대와 친문 핵심들 사이에서, 호남 후보로 정권을 재창출하는 것이 맞냐, 호남이 밀고 영남 후보로 갔던 구도를 반복하는 게 맞냐 이 고민들이 있을 거라고 본다. 그래서 이낙연에 대한 청와대의 결정은 앞으로 1년 정도 유보될 가능성이 있다.
이낙연은 계속 행보를 조심하고 청와대의 눈치를 보면서 가야하는, 그러니까 비토하는 건 아닌데 긴장감이 형성되는 상태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제가 볼 때 청와대가 3, 4개월 지나면 다음 차기 대선을 어떻게 가야될 것인가, 개헌을 우선 시도할 것인가 하는 데 대한 시각이 나올 것이다. 지금까지 총선 이후에 보자고 미뤘던 것 같은데, 청와대 의도가 살짝 피력되어야 이낙연 후보의 방향이 정해지지 않겠나 보고, 당 대표는 본인도 안 할 것 같다. 당 대표를 하게 되면 청와대를 자극하는 부분이 보여지니까 본인도 자극을 안 하려고 피할 거라고 본다.
김능구 : 대선후보 지지도가 40%를 넘었으니 이낙연 대세론이라고 이름 붙일 수 있겠다. 제 생각에는 이낙연 본인이 이번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나선다고 본다. 이유는 두 가지 측면으로 볼 수 있다. 먼저 이낙연 본인의 입장에서, 당 내 세력이 없기 때문에 당 대표가 되어야 당에서도 자기 정치세력화를 이룰 수 있고, 그래야 안정적인 후보로 대선에서 이길 수 있다는 논리이다. 호남 의원들 전부 이낙연 대통령 만들기를 공개적으로 이야기하고 있지만, 특히 이개호 의원이 가장 적극적으로 이런 의견을 펼치고 있다.
다른 하나는 당에서도 적극적으로 요구하고 있고 분위기가 그런 방향으로 잡혀가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177석 의석이 무섭고 두렵다고 이야기했는데, 만약 전당대회에서 치열한 당권 경쟁으로 가버리면, 경쟁이란 것이 시합이라 자기 표도 올라가지만 상대 표도 내려가야 하는 치열한 전쟁이 벌어질 수밖에 없다. 이 경우 국민들이 볼 때 코로나 국난 극복 상황에서 압승한 여당의 모습으로는 상당한 거부감이 있을 수 있고, 현재 국난 극복에 여당의 내부도 일치단결해서 가야 한다는 논리가 확산되고 있다고 보인다. 이해찬 대표는 당헌당규대로 전당대회 형식을 띄어야 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래서 당 대표에 출마 안 할 사람은 할 수 없는 거고, 당 대표와 최고 위원이 현재 분리되어 있으니 최고위원 선거는 경쟁한다는 분위기다.
송영길 의원 같은 경우 이낙연 전 총리하고 맞서 대립할 수는 없다. 기반이 호남이기 때문에 호남 전체가 그런 분위기라면 당권, 대권 분리론 정도를 이야기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민주당은 자기들의 이해관계를 뛰어넘어서 코로나19 국난극복의 차원에서 이번 전당대회와 당 대표도 바라봐야 하는 것이고, 그래서 이낙연 총리가 당 대표의 흐름과 분위기를 타지 않나 생각이 든다.
청와대에서 1년 정도 견제는 당연하다고 보이고, 거기에 대항할 수 있는 후보는 역사적으로 청와대가 만들어왔다. 그 인물이 통하느냐 안 통하느냐는 두 번째 문제인데, 그것이 1년 전에 안 된다 했을 때는, 이명박도 박근혜를 인정하고 대선 1년 반 전 8월 달에 성공한 대통령과 정권 재창출을 서로 합의한 바 있다. 마찬가지로 최종적인 것은 1년 전에 할 수밖에 없는 거고, 그 전에는 재판결과를 기다리는 김경수와, 이번 수사에서 자유롭다면 임종석도, 각자 다른 자기 역할을 하려고 생각할 수 있고, 그렇게 1년간 청와대의 모색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그런 가운데 이낙연 총리는 과거 열린우리당 창당 때 민주당의 잔류파였다는 점이, 앞으로 가면 갈수록 부각될 것이라고 본다. 그런 부분을 본인은 실용적 진보주의라고 했는데, 이후 과정에서 자기의 개혁 노선과 주된 메시지로 국민 통합과 미래 창출 이렇게 가지 않을까 보인다. 현재 여권의 친문 세력이 호남하고 겹치겠지만 책임당원의 반 정도는 되지 않나 저는 보는데, 그들에게 대통령 감으로 인정받고 당 대표로서 국회 운영을 하는 부분에서도 검증될 때, 저는 대세론의 흐름을 탈 수 있다. 물론 한편으로 위기도 몇 차례 올 수 있다고 본다.
홍형식 : 이낙연 의원을 잘 봐야 하는 게, 역대 차기 대권주자로서 이낙연 만큼 나온 사람이 없다. 옛날에 이회창 총리가 두 번 대선에 도전해서 마의 40% 대 벽을 확실하게 못 넘어서 무너졌다. 그때는 여론 조사가 여야 후보 전체가 나온 것이 아니고, 가상대결 그야말로 1:1, 3:1, 세 명이 붙는 여론 조사에서 확실히 이기지를 못했던 거다. 현재 여야 섞어서 하는 여론조사보다도 그 여론조사는 훨씬 더 쉬운 거다. 지금은 표가 분산되기 때문에 40% 나온다는 것은 여야 가상대결로 붙여보면 50%를 훌쩍 넘어갈 것이다.
그 이야기는 현재 이낙연 전 총리의 지지율은 굉장히 높은 지지율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차기 대선이 1년 10개월이 남아있는데 이낙연 총리가 당권을 맡게 되면 사실상 차기 권력이 등장한다고 할 정도로 압도적인 힘을 갖게 되어 버린다. 여권 내에서도 이것을 고민할 수밖에 없는 거고, 이런 연유로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이낙연 총리 혼자 결정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라고 본다. 차기 권력 재창출에서 여권 내 경쟁구도가 필요하고 당에 그런 의견이 있을 수 있는데, 이 전 총리가 당 대표를 맡게 되면 그런 구도는 거의 없어진다.
사실상 당 대표로 선출되면 여권의 차기 대권 주자가 되는 거나 다름없는 게 되어 버린다. 그래서 여권이 2년 가까이 남아있는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마무리하는 과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단순히 여권의 전 총리한테 힘을 실리는 점이 문제가 아니고, 사실상 차기 권력과 이중 권력 구도에서 국정 운영이 되는 것이다. 그것이 힘을 실어주는 역할이 되기도 하지만, 때에 따라서는 힘이 분산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섣불리 판단하기 쉽지 않은 문제다.
황장수 : IMF 2년 전인 95년 11월쯤에 다음 대선에 DJ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 사람은 거의 없었을 거라고 본다. 그 때만해도 YS가 OECD 가입이니 세계화니 하면서 잘 나갔다. 총선도 96년도에 이겼고. 그런데 DJ가 결국 대선을 이기게 되는 과정에서 이인제 출마도 있고, DJP 연합도 있지만, 가장 결정적인 것은 IMF 상황이 실제 눈앞에 전개되는 와중에 상당수 국민들의 불안감이 DJ 쪽으로 갔다고 본다. 그래서 현재 야당의 변수는 제가 봤을 때 별로 중요하지 않고, 지금 미통당에서 의미 있는 대선주자가 나올 가능성도 현재로서는 거의 없다고 본다.
중요한 것은 대선을 치르는 2022년 3월쯤에 경제적으로 지금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 그래서 이낙연의 적은 미통당이나 민주당 내부의 헤게모니가 아니라 경제라고 본다. 지금 코로나로 인한 경제 상황의 변화가 총선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지만, 이것이 만약 최악의 둠 상황으로 가게 된다면 IMF 처럼 적당히 무마되거나 덮어지지 않는 상황이 올 수 있다. 내가 볼 때 경제가 무너지지 않으면 이 정권은 무난하게 연장해갈 거라고 보고, 경제가 급속하게 무너지게 되면 정권이 아무리 유리하고 의석이 200석이고 다 필요가 없는 상황이 될 거라고 보기 때문에, 경제관련 부분이 다음 대선을 좌우할 유일한 변수가 될 거라고 보고 있다.
차재원 : 2년 뒤 경제를 예측하기는 조금 이른 단계인 것 같고, 앞서 이낙연 지지율이 40%를 넘었다고 하는데 그 이낙연 지지율이 이낙연 자신의 것일까, 저는 그게 지금 상당히 의문이다. 이번 총선에서 승리를 했는데 누구도 자신 있게 이낙연의 승리라고 이야기하지 않는고 문재인의 승리라고 이야기 한다. 그러면 이낙연이란 사람이 여권 주자에서 1위로 나온 것은 당연한 거고, 대통령 지지율이 60%가 넘는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데 국민들 입장에서는 대통령이 속해있는 정파에서 대통령 노선을 열심히 따른다는 사람을 지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이낙연 전 총리의 입장에서 본인의 정치적 독립을 이 과정에서 어떻게 이뤄낼 것인가 하는 것이 문제다.
이낙연의 가치, 이낙연의 비전은 사실 아무도 잘 모른다. 예를 들어 김대중 총재 같은 경우는 평화적 정권교체, 수평적 정권교체를 최초로 한다는 역사적 의미, 노무현은 반칙과 특권 없이 한다, 문재인은 이명박, 박근혜 정부의 퇴행적 민주주의를 다시 반듯하게 세울 사람, 이런 이미지가 딱 있었지만, 이낙연은 그런 이미지가 없다. 이낙연 총리가 어떻게 만들어낼 것이냐의 문제인데, 제가 생각할 때 이낙연 정치의 강점은 온건 합리적이고, 약간 중도적 측면에 있다. 본인 입장에서 그걸 잘 살리면 통합의 리더십으로 포장할 수 있지만, 자칫 잘못해서 열성 친문지지층이 우리와 다른 길을 가려는 것이 아닐까 하는 경계심을 갖게 되면, 어느 순간 무너질 수 있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이낙연 총리 본인의 입장에서는 정치적 외줄타기를 하는 심정이지 않을까. 아까 김 대표가 말씀하신 것처럼 8월 전당대회에 도전해서 내 능력과 비전을 분명히 각인시킨다는 식으로 정치적 모험을 걸지 않고, 적당히 자기하고 친한 사람을 영남대표로 내세우고 자기는 대권주자로 나서는 식의 스탠스를 갖고 가면, 제 2의 노무현 같은 사람이 튀어 나오면 중간에 무너질 수 있다.
황장수 : 하나 빠뜨렸는데 청와대가 뒷짐을 지고 있고 이낙연과 이재명 둘을 붙이면, 누가 이길까? 이재명을 청와대가 뭔가 나쁜 기운이 있어서 제거해야 되겠다고 마음 먹는다면 제거될 거다. 그러나 청와대가 어떤 형태로든 대중적인 선동 파워가 여권의 대선 주자 중에 제일 강하니까, 둘 중에서 이기는 사람을 택하겠다고 마음을 먹고 둘을 붙이면, 내가 볼 때 이재명이 압도적으로 이길 거라고 본다. 이낙연의 변수에는 이재명을 제거해주는 청와대 역할까지 포함이 돼야 한다.
김능구 : 지금 만약 대선이 벌어진다면 이낙연이 DJ나 노무현이 받은 90% 이상은 받을 거다. 이미 호남은 정리되었다고 본다. 민주당 국회의원이 된 사람들은 물론이고, 총선 때 민생당은 더 적극적이었다. 경선에서는 권리당원이 중요한데, 그 권리당원의 반은 호남이다. 수도권의 호남이든, 호남지역의 호남이든 합하면 50%정도 차지하는데, 30~40%라 하더라도 그것이 기본으로 깔린다. 다만 대통령 후보가 되고, 대통령이 되려면 또 다른 무언가를 보여주고, 거기에 설득되고 사람들이 인정해야 된다. 그래서 이낙연의 대통령을 위한 행보는 지금부터다. 그 첫발이 바로 당 대표로 나서면서 정확한 메시지를 던져야 되고 실제로 해내는 능력도 보여줘야 된다. 저는 이제 출발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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