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만에 반품 요청된 시스코 장비 매입 경위 논란
시스코가 국내 협력업체 압박, 제품 강매 의혹
업계 ‘고물’ 지적 장비 구매, 네이버 “테스트용, 문제 없다”
[폴리뉴스 최정호 기자] 국내 포털사 네이버(NAVER, 대표 한성숙)가 생산된지 3년이 지난 서버를 고성능이라는 이유로 매입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관련 업계는 서버 제품의 성능이 빠르게 향상되고 있는 특성 상 3년 전 제품은 ‘고물’이나 다름 없다고 보고 있다. 구매 과정에서 제조사와 판매사 간에 거래 과정이 투명하지 않았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네이버는 최근 IT 장비 글로벌 최대 제조기업인 미국 시스코(CISCO) 사(社)의 서버 100여 대를 3억원에 구매했다. 해당 제품은 3년 전에는 10억원 이상에 거래되던 장비다. 겉으로 보기에는 7억원의 예산을 절약한 것으로 보이지만 실상은 의혹투성이다.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가 시스코의 서버를 구매하기 위해선 관련 법상 반드시 국내 협력업체에 제품 구매를 의뢰해야만 가능하다. 외국기업은 국내에서 협력업체의 중개를 통하지 않으면 구매가 불가능한 구조다.
이에 따라 두 회사 간에 놓인 협력업체 E사는 3년 전 시스코에 해당 제품을 주문했고 당시 시스코사 메니저였던 이모씨는 이 같은 발주를 받아 제품을 넘겼다. 시스코 거래 규정상 사용처가 불분명한 제품은 판매하지 않기 때문에 네이버가 명백한 구매 의사를 갖고 있었던 것으로 보여진다.
네이버 관계자는 “3년간에 걸쳐 구매를 검토한 뒤 제품을 인수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무려 3년 동안 검토를 한 뒤 최근에서야 제품을 구매한 것은 업계는 물론 상식적으로도 납득하기가 어렵다.
또 E사는 이 제품을 네이버에 공급하지 않고 보관하고 있다가 약 2년 반 만에 시스코에 반품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해당 제품은 이후 시스코에 반품되지 않고 있다가 네이버가 결국 구매를 했다.
이 과정에서 시스코 메니저 이씨는 상당히 곤혹스런 입장에 처했으며 협력업체인 E사도 주요 고객인 이씨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사정임에도 불구하고 반품을 강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업계 관계자들은 “3사와 관계자 간에 석연찮은 모종의 관계가 형성됐기 때문이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특히 세계 최대의 IT 장비 제조업체가 제품 공급을 위해 국내 협력사에 대한 선택권을 가진 상황에서 갑을 관계가 형성되고 금품과 향응이 오고 갔다는 구체적 정황들이 관계자들의 제보를 통해 전해지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제품 출고 당시 네이버가 구매를 철회해 바로 반품했다면 손해가 별로 없었을 것”이라면서 “중개업체가 2년 반 동안이나 갖고 있었던 것은 이해가 안된다”고 설명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테스트용으로 쓰는 장비이므로 3년 된 제품도 문제될 게 없다”고 해명했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상식적으로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 3억원에 중고 서버를 구매하느니 다른 제조사의 신제품을 구매하는 게 훨씬 낫다”고 지적했다.
네이버 측은 “고성능이라서 문제될 게 없다”면서 “휴렛팩커드 등 타사 장비도 갖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밖에 네이버 측이 논란이 되고 있는 장비의 구매를 사실로 확인했음에도 불구하고 E사는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혀 3사 간의 의혹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외국계 기업의 제조 장비를 협력업체를 통해 구매할 수밖에 없는 잘못된 국내 관행의 결과”라면서 “외국계 기업과 협력업체 간 갑을 종속관계의 병폐가 워낙 심각하기 때문에 발생한 필연적인 문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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