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박원순 추모 두고 정의당 노선투쟁…심상정 입지 흔들

2020.07.15 17:44:39

심상정 “추모 감정에 상처 드려 사과”
류호정, 추모 거부에 응원‧항의 받아
진중권 “청년 감각에 당 주도권 넘겨야”

류호정‧장혜영 정의당 의원의 박원순 전 서울시장에 대한 ‘추모 거부’를 두고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사과의 의사를 표명하면서 정의당이 노선 투쟁으로 큰 내홍을 겪고 있다. 두 의원의 발언 이후 당원들의 탈당 사태가 빚어지다가 그들을 응원한다는 뜻의 입당 러시도 일어났다. 이에 심 대표의 리더십이 흔들리면서 진보정치에도 세대교체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심 대표는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두 의원은 피해 호소인을 향한 2차 가해가 거세지는 것을 우려해서 피해 호소인에 대한 굳건한 연대의사를 밝히는 쪽에 무게중심을 뒀다”면서 “두 의원의 메시지가 유족들과 시민의 추모 감정에 상처를 드렸다면 대표로서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류 의원은 10일 자신의 sns에 ‘당신이 외롭지 않기를’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조문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밝혔고, 장 의원 역시 11일 “어렵게 피해사실을 밝히고 문제를 제기한 사람의 마음을 돌보기는커녕 이에 대한 음해와 비난, 2차 가해가 일어나는 것에 단호히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당초 정의당은 박 전 시장의 사망에 추모의 뜻을 먼저 전하고 조문 뒤 성추행 의혹과 관련된 피해자 보호에 나서는 방향으로 당론을 정했다. 그 과정에서 류호정‧장혜영 의원의 ‘추모 거부’ 발언이 나왔고, 당원들의 집단 탈당 사태가 있었다. 류호정 의원실 관계자는 15일 ‘폴리뉴스’와의 만남에서 “추모 거부 발언으로 인해 의원실에 많은 전화가 걸려왔으며, 추모 반대 혹은 찬성 여론 자체는 비등했다”고 밝혔다.

심상정 사과에 당내 내홍 격화…‘다양한 스펙트럼이어서, 갈등 불가피’

이에 심 대표가 14일 사과의 뜻을 표명했지만 내홍은 끊이지 않고 있다. 애도하는 뜻의 논평을 냈다가 의원 개인 차원의 조문 거부 의사가 밝혀지고, 당 대표가 사과하는 혼선이 빚어지자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홍명교 혁신위원은 14일 자신의 sns에서 “심 대표 사과는 불필요한 혼란을 키우고, 의도와 무관하게 류호정·장혜영 두 의원의 권위를 손상시키며, 혁신위원회를 허수아비 취급하는 결과를 낳았다”며 “심 대표의 갈팡질팡 메시지로 상처를 드려 혁신위원으로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현정 기후위기미세먼지특별위원장 또한 14일 자신의 sns에서 “심상정 대표의 발언에 대해 매우 유감”이라며 “심상정 대표의 오늘 발언이 사회적 권력의 직간접적인 압박에도 불구하고 피해호소인과 연대하겠다는 용기를 낸 분들에게 상처를 드렸다면 당원의 한 사람으로서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다만 한 정의당 관계자는 15일 ‘폴리뉴스’와의 만남에서 “정의당만큼 당원의 스펙트럼이 다양한 정당이 없다”며 어느 정도의 노선 투쟁은 불가피하다는 견해를 내놓았다. 그러면서 “당내 분위기는 어느 정도 갈등이 마무리 단계”라고 덧붙였다.

심상정 역할 축소 중…세대교체 신호탄?

이러한 정의당의 노선 갈등을 두고, 심 대표의 역할 축소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심 대표를 겨냥해 “진보정치에도 세대교체가 필요하다는 것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태”라며 “젊은이들의 감각을 믿고 그들에게 당의 주도권을 넘기는 게 좋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장성철 공감과논쟁 정책센터 소장 또한 심 대표를 두고 “초심을 잃었다”고 표현하며 “정의당의 정강정책에 적혀 있는 ‘약자 배려’ 등의 정의당의 정신을 실천하는 것이 아니라, 민주당 및 그 지지자들의 눈치만 보는 기성 정치인이 돼 버린 것이 심 대표의 현 주소”라며 “사실상 초심을 잃은 것이고, 류호정‧장혜영과 같은 이념적 순수성을 갖춘 젊은 의원들에게 이제는 길을 터줘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정의당 내부의 당심은 심 대표 이후를 바라본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새 지도체제 개편안이 그 예인데, 정의당 혁신위는 당 대표의 권한의 일부를 부대표에게 넘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그러면서 기존의 정의당이 내세웠던 가치인 노동에 더해 환경·젠더 문제 등을 전면에 내세우려고 논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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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민 neoruri92@pol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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