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창선 칼럼] 추미애 장관은 과연 진실을 원하는 것일까

2020.09.15 11:20:38

추 장관의 선택적 발언과 선택적 침묵

 

정세균 국무총리는 어제(14일) 열린 국회 대정부질문 답변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휴가 특혜 의혹 논란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정서적 접근보다는 사실적 접근이 중요하다." 여당 대표의 아들이라 특혜를 받은 것이라는 의혹으로 많은 국민들의 감정이 상하고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까지 하락시키는 영향을 주고 있지만, 정 총리의 얘기처럼 사실과는 관계없이 정서적 접근만 하고 있기 때문은 아니다.

부대 미복귀 상태에서 전화로 휴가 연장 승인이 이루어졌지만 휴가명령서는 존재하지 않았다. 추 장관은 휴가 연장 청탁을 위해 보좌관이 부대에 전화를 했느냐는 질문에 대해 “그런 사실이 없다”고 답변했지만, 보좌관이 전화를 건 것은 사실임이 판명되었다. 그리고 추 장관 부부 가운데 한 명이 국방부 민원실에 전화를 걸었다는 국방부 문건이 공개되었다. 평창올림픽 통역병 선발을 위해 추 장관 측에서 청탁을 했다는 여러 증언들이 나온 상태다. 이러한 사실들로부터 제기되는 의혹들의 상당 부분은 합리적인 것이며, 사실을 중요시 하지 않은 정서적 접근의 결과는 아니다. 논란의 당사자가 되어버린 추 장관은 제보를 한 당직 사병을 향해 "오인과 억측에서 출발했겠구나"라는 말을 할 때가 아니라, 제기된 의혹들에 대해 성실하게 소명하는 태도를 보일 때다.

어제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아들 관련 의혹 문제를 대하는 추 장관의 태도는 이전보다는 누그러진 모습을 보였다. “소설 쓰시네”로 상징되던  자신의 거칠은 대응이 여론을 급격히 악화시킨 부담을 의식하여 다소 달라진 모습을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태도의 외형적인 변화에도 불구하고 내용적으로는 별반 달라진 것 없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추 장관은 제기된 의혹들 모두에 대해 일축하고 부인하면서도 핵심적인 구체적 의혹들에 대해서는 침묵하거나 대답을 회피했다. 보좌관의 전화 사실, 추 장관 부부의 민원실 전화 여부, 통역병 선발 청탁 같은 문제들이 그것이다.

추 장관은 야당 의원이 `추 장관 측의 민원 전화`를 질의하자 "실제 보좌관이 전화했는지 여부, 또 어떤 동기로 했는지 하는 것들에 대해서는 말씀드릴 형편이 못 된다"며 확답을 피했다. 자신의 보좌관이 청탁 전화를 했다는 의혹인데도 말할 형편이 못된다는 것이다. 황당한 것은 보좌관에게 전화한 사실을 확인했는지 묻는 질문에 대해 “전화했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싶지 않다”고 대답하는 모습이었다. 청탁과 관련된 핵심적 내용이고 자신의 보좌관과 관련되어 거짓 답변 논란까지 불거진 일인데도, '확인하고 싶지 않다'는 납득할 수 없는 태도를 보인 것이다. 정말로 자신도 모르고 있던 진실을 찾으려는 사람이라면, 깜짝 놀라 보좌관에게 곧 바로 전화를 걸어 “네가 전화한게 맞느냐’고 묻는 것이 상식일텐데, 도통 관심이 없어 보인다. 과연 진실이 드러나는 것을 원하는 사람의 모습일 수 있을까.

“민원실에 전화한 것이 남편인가 추 장관인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도 추 장관은 “제가 전화한 사실은 없다”면서도 “남편에게 물어볼 형편도 아니다”고 답변했다. 전화 한 통이면 물어볼 수 있는 일을, '주말부부'라서 안 된다고 한다. 국방부 면담 기록 문서에 부부 가운데 한 사람이 전화를 한 것으로 나와있으니, 추 장관 자신이 아니면 남편이라는 얘기일텐데, 굳이 확인도 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세상이 떠들썩한 일인데, 부부 사이에 그런 얘기도 오가지 않았다니 역시 상식으로 납득이 되지 않는다. 마치 딴 세상 사람들이 사는 얘기를 듣는 느낌이다.

압권은 평창동계올림픽 통역병 선발과 관련된 인식이었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이 “아이가 영어 실력이 괜찮죠? 영국 유학했죠? 오히려 통역병 면접봤으면 뽑혔을 거 같은데 제비뽑기해서 불이익 당한거 아니냐”고 하자 추 장관은 이렇게 답했다. “오히려 역으로 제 아이인줄 먼저 알아보고 군 내부에서 원래 정상적인 방식을 바꿔서 제비뽑기로 떨어뜨렸다는 사실도 이번에 알았다.” 당시 부대 단장이었던 이철원 전 대령은 최근 입장문을 내고 “참모들로부터 (추 장관의 아들) 서 군과 관련해 여러 번 청탁 전화가 오고, 2사단 지역대에도 청탁 전화가 온다는 보고를 받았다"는 사실을 공개하며 "부하들에게 나중에 큰 문제가 된다는 것을 인지시키고 내가 직접 2사단 지역대로 가서 서씨를 포함한 지원자 앞에서 제비뽑기를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추 장관은 자기 쪽의 청탁 사실은 언급조차 없이, 자신의 아들이라 오히려 불이익을 받았다는 식의 엉뚱한 얘기를 하며 본질을 호도했다.

추 장관은 “저는 피고발인 입장이니까 검찰 수사를 기다리는 것 밖에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검찰 수사를 구실로 핵심적인 의혹들에 대한 답변을 피하려는 모습으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다. 그러면서도 해당 의혹에 관한 검찰 수사 결과 부정한 청탁이 사실로 확인된다면 승복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가정법을 쓰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추 장관은 자신을 둘러싼 의혹들을 모두 부인하면서도 기본적인 소명이 필요한 부분에서는 입을 닫고 있다. 유리한 것만 선택적으로 발언하고, 불리한 것은 선택적으로 침묵하는 모습이다. 과연 그가 진실규명에 대한 진정성을 갖고 있는 것인지 믿기 어려운 이유이다.

※ 외부 필자의 기고는 <폴리뉴스>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관련기사


유창선 칼럼니스트 정치평론가 yucs1@hanmail.net
ⓒ 폴리뉴스(www.polinews.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폴리뉴스는 인터넷신문위원회의 인터넷신문 윤리강령을 준수합니다.





PC버전으로 보기

(07327) 서울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71 동화빌딩 1607호 | 대표전화 02-780-4392
등록번호:서울아00050 | 등록일자 : 2005년 9월 12일 | 발행인:(주)이윈컴 김능구 | 편집인 : 박혜경
폴리뉴스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2000 (주)이윈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olinews@poli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