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협치 아닌 불치(不治)... ‘공수처’ 단독 운전대 잡겠다

2020.09.15 12:33:44

민주, 14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개정안 발의
與“이제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
野 "눈에 뵈는 게 없나보다"

 

 

[폴리뉴스 원단희 기자] 문재인 정부가 검찰개혁 일환으로 추진하는 공수처 설립이 국회 본회의에서 법안이 통과되었음에도 국민의힘의 거부로 계속 난항에 부딪히자, 민주당은 여야 합의없이 단독 추진 가능하도록 법안 개정에 들어갔다.

국민의힘이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을 무기한 미루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이 국민의힘 없이도 공수처장 후보를 선출할 수 있는 개정 법안을 발의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 간사인 백혜련 의원이 야당이 10일 이내 위원 추천을 하지 않을 경우 국회의장이 위원추천을 대신할 수 있는 공수처법 개정안을 14일 발의했다. 이 법안에는 대표 발의자인 백 의원을 제외하고 민주당 박주민・송기헌・이원욱・황운하 의원과 열린민주당 김진애 의원 등이 공동발의자로 참여했다. 야당은 "이젠 눈에 뵈는 게 없나 보다"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공수처법이 시행된 지 두 달이 지났는데도 공수처장후보추천위원회 위원 추천권을 지닌 교섭단체의 비협조로 인해 공수처장 임명과 공수처 출범이 지연되고 있다”고 개정 이유를 밝혔다.

개정안에 따르면 국회의장이 서면으로 각 교섭단체에 10일 이내 기간을 정하여 위원 추천을 요청한 후, 기간 내 교섭단체가 위원을 추천하지 않을 경우 국회의장이 교섭단체를 대신해서 사단법인 한국법학교수회 회장과 사단법인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이사장을 위원으로 임명하거나 위촉할 수 있다.

또 위원회가 소집되면 30일 이내에 공수처장 후보자 추천 의결을 마치도록 하고, 위원회 의결이 있을 경우 1회에 한하여 의결을 10일 이내로 연장할 수 있다.

앞서 여야 원내대표는 ’협치’를 강조해왔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특별감찰관 후보자와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을 민주당에 요구했고,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에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 임명을 주장했다. 여야 원내대표가 협치를 외치면서도 각자의 안건을 우선 순위로 두며 대치하는 동안 민주당 쪽에서 야당의 협상카드를 무력화시키는 법안을 발의한 것이다.

최장 50일 이내에는 공수처장 후보추천을 위한 위원회 구성과 의결을 마무리해 속도를 높이겠다는 의도지만, 일각에서는 민주당이 힘으로 밀어붙이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있다. 제3자가 야당 몫 추천위원을 대신하면 야당의 ‘비토권(거부권)’이 상실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사실상 야당없이 '여당(민주당) 단독'으로 공수처를 구성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현행법은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 7명 중 2명을 야당 몫으로 두고 있다. 공수처장 후보를 선출하려면 추천위원 7명 중 6명이 동의해야 한다.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백 의원은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제 더이상 기다릴 수 없다”고 말하며 공수처법 개정안 발의를 소개했다.

백 의원은 법안 취지에 대해서도 “후보 추천위원에게 부여된 비토권은 후보 추천위원회에서 의결권을 통해 구현되는 것이지 후보 추천위원회 구성 자체를 무산시키는 것을 보장하는 의미가 아닌데도 국민의힘이 이를 악용하고 있다”며 “이러한 국회 횡포와 직무유기에 정당한 입법권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회 법사위 국민의힘 간사인 김기현 의원은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젠 눈에 뵈는 게 없나보다"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김 의원은 공수처법 개정안을 두고 "민주적 대표성이 전혀 없는 사단법인을 들러리 야당으로 세워놓고 자기 맘대로 하겠다는 흉계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라며 "여야협치를 강조하는 이낙연 대표가 취임하자마자 이런 일방통행식 법안을 제출하여 강제로 밀어붙일 태세를 취하는 것을 보면서, 그 뒷감당을 어찌하려는 건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공수처의 생명은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얼마나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다. 그런 만큼 그 시작인 공수처장 임명 절차는 법률에 따라 여야 합의로 공정하게 진행하는 것이 당연한 순리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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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단희 brightestmoon5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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