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능구 폴리뉴스 대표 이사, 김우석 소장이 9월 24일, [김능구·김우석의 정치를 알려주마]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이은재 기자> 
▲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 이사, 김우석 소장이 9월 24일, [김능구·김우석의 정치를 알려주마]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이은재 기자> 

 

김우석 안철수 대표의 서울시장 선거 출마 이야기가 솔솔 나오고 있다. 안철수, 찰스라고 많이 하는데, 찰스는 용인가? 잠룡이냐? 아니면 화석이 된 사룡이냐? 오늘은 안철수를 통해서 본 향후 정치 지형에 대해 심층적으로 얘기해보려고 한다. 실제로 안철수 대표가 서울시장으로 가는 걸 기정사실화 하고 있는데, 그러면 그 가는 과정은 어떤 모습이어야 하나, 그리고 어떤 것이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는 길인가 하는 논의가 많다. 사실 야당은 지금 대권 후보군이 없을 뿐만 아니라 서울시장 후보도 마땅치 않을 만큼 인물난이 굉장히 심각하다. 그런 상황에서 안철수 변수는 거의 상수분이기 때문에 야권 지도 전체에서 굉장히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서울시장 안철수에 대해서 어떻게 보시는가.

김능구 안철수가 우리 정치판에 등장해서 2011년도 서울시장 재보선 때 각광을 받았었다. 고 박원순 시장한테 양보는 했지만, 그 기세로 2012년 대선 때 문재인 대통령 후보와 후보 단일화 협상을 하고, 그 이후 지금까지 쭉 온 거다. 처음 등장했을 때, ‘안철수의 새정치’라고 명명할 만큼 기존의 기득권 정치를 타파할 수 있는 대안으로, 마치 메시아가 내려온 것 같기도 하고 구세주가 될 수도 있는, 특히 젊은 층들한테는 굉장히 영향이 컸다.

제가 볼 때 선명성, 참신성 이런 부분들은 그때보다는 퇴색한 것 같지만, 그래도 꿋꿋하게 지금까지 오고 있다. 대통령 권한대행을 했던 고건 총리는 총리 시절에 워낙 인상 깊었지만 총리를 그만두면서 사라졌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도 대통령 지지도 1위 하다가 접은 다음에는 거의 사라졌다. 황교안 전 총리도 당 대표로 대선주자 1위도 하고 했지만, 지금은 재판에서 오래간만에 봤다. 대부분 이런데, 찰스는 지금도 꿋꿋하게 정치판에 있는데, 이게 좀 다른 면이다 싶다.

김우석 제가 보기에, 말씀하셨던 분들은 다 관료들인데 안철수 대표는 기업인 출신이다. 관료는 현직 프리미엄이 있을 때 빛을 발하다가, 그게 꺼지면 같이 사라지는데, 실질적인 물적 기반이 있는 기업가 출신은 기업이 계속 가듯이 일정 정도 유지할 수 있는 펀더멘탈이 있다는 생각이다. 게다가 지난 총선 때는 혼자서 마라톤을 계속 해서 몇 사람을 당선시킬 만큼, 독특하고 역발상도 있다. 그런데, 최장집 교수 같은 분들 영입했다가 관계가 안 좋아지고, 김종인 대표뿐만 아니라 윤여준 전 장관도 그렇고, 많은 정치인들과 관계는 문제가 있다. 이런 부분을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따라서 결과가 달라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한편으로 안철수는 잠룡, 대권주자인데, 서울시장으로 가는 게 실제로 급이 맞느냐. 사실 이번에 되면 결국은 대권 나가려고 그만둬야 하는데, 그런 상황에서 서울시민들이 뽑아줄 거냐 하는 문제가 있다.

김능구 제가 너무 순수하게 안철수 대표를 보는가 모르겠지만, 안철수 대표는 대통령이나 서울시장 이게 중요한 게 아니라고 본다. 한국 정치를 바꾸는데 자기가 어떤 역할을 하느냐? 그 역할이 주어진다면 자기는 담대하게 가겠다는 거다. 본래 의사하다가 벤처기업가, 교수를 하고 정치계로 나섰다. 사람들이 저렇게 좀 하다가 다시 벤처를 하거나 교수로 돌아갈 것이라고 했는데, 본인은 “건너온 다리는 불사른다”, 그리고 자기는 성공할 때까지 한다고 했었다. 그러니까 제가 볼 때는, 대통령으로서 뭔가 큰 역할을 하고 나서는 아마 다른 인생을 살겠지만, 그때까지는 계속 가리라 보고, 지금 주어진 길이 서울시장이고 그 부분에서 역할을 할 수 있다면 마다하지 않을 거라고 본다.

김우석 굉장히 긍정적으로 말씀해주셨는데, 대부분 대선 주자들이 그렇지만 사실 안철수를 찍으면 관련주라고 하는 게 같이 뜬다. 그래서 주식 때문에 계속 정치를 하는 것 아닌가 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말씀하신 게 진실일 것 같다. 어찌 됐든 돈 많은 분이 연연하지 않을 것 같고, 정치권에서 성과를 내야겠다는 생각으로 믿고 싶다. 결국 과연 안철수가 지금 상황에서 서울시장이 될 수 있을까 하는 것이 중요한데, 어떻게 보시는지?

김능구 몇 번의 선거에 나왔었다. 2012년도 민주당 후보 문재인 현 대통령과 무소속 안철수의 후보 단일화 과정에 있었던 여론조사를 보면, 방송에서 매일 그게 화제였는데, 박근혜 대통령과 3인이 나왔을 때, 그리고 문재인으로 단일화 됐을 때, 안철수 후보로 단일화 됐을 때, 각각 어떻게 될 것이냐 하는 것이었다. 그때 거의 대부분의 조사에서 문재인으로 단일화보다는 안철수로 단일화 했을 때 박근혜 후보를 이길 가능성이 더 높다고 나왔었다. 민주당 지지자들은 안철수가 되더라도 일단 정권교체를 위해서 지지할 것이고, 그렇지만 안철수 지지자 중에서 일부는 문재인 후보로 단일화되면 빠질 것이다. 그래서 그런 결과가 나왔다는 것인데, 어쨌든 그때본인의 경쟁력을 톡톡히 보여줬다.

그리고 지난 대선이 있었다. 전에 다른 데서도 한번 이야기했는데, 실제로 당시에 홍준표, 유승민, 안철수 간에 단일화 움직임이 있었다. 3자를 대표하는 회동이 있었는데, 개개인으로는 안되니까 단일화 하면 이길 수 있다는 논의가 있었다. 그런데 제 기억으로는 선거 직전에 안철수 후보가 치고 올라간 적이 있었다. 보수 성향의 사람들이 “홍준표로는 못 이긴다. 안철수로 이기자”해서 확 지지를 모아준 적이 있는데, 그냥 야담이라 할 수 있지만, 그것을 보고 안철수 후보 혹은 후보 측에서 단일화 협상을 파기했다는 거다. 어쨌든 대선 결과로 보면 41% : 24% : 21.4%였고 유승민 6.7% 심상정 6.1% 해서 전체적으로 진보 후보를 합하면 47~48% 이렇고, 안철수 후보를 보수로 놓으면 합이 51%였다. 그 당시 TV 토론 때, 안철수 후보의 발언을 두고 “초딩 철수다”라고 할 만큼 굴욕도 겪었지만, 21.4%의 득표율, 690만 표를 받아간 것은 대단한 거다. 이때 서울에서 받은 표가 149만표, 22.7%였다. 참고로 옛날 이인제 후보가 이회창 후보에 반발해서 나왔을 때, 기세가 대단했지만 당시 받은 표가 499만 표다.

저는 이 득표력이 그 이후에도 힘이 됐지 않나 생각하는데,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때는 국민의당이 거의 분당되고 힘이 다 빠진 상태에서 서울시장에 나왔는데, 19.5%, 97만 표를 득표했다. 이렇게 보면 안철수 대표가 득표력은 분명히 갖고 있다. 세 번의 선거에서 처음에 후보 단일화를 지지하고, 대선 때 밀어주고, 특히 그 다음 서울시장 때 밀어준 사람들은 안철수 표라 말할 수 있다. 그게 한 100만 표 된다고 봐야하는데, 기본 득표력을 100만 표 가지고 있다면 현재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무시할 수 없는, 정말 뿌리치기 힘든 유혹이 될 것이다. 자기들 지지표에 플러스 100만 표를 가진 후보가 있다면 함께 하지 않을 수 없는 거다.

김우석 지난 대선 때도 그렇고 서울시장 선거 때도 그렇고, 계속 2등을 하다가 2등을 못 지켰다. 개인적인 한계이기도 했지만 확실한 당의 기반이 없었다는 게 문제였다. 국민의당 같은 경우 호남기반이었는데 호남이 대부분 현 정권 지지로 돌아서니 기반이 없어진 거다. 그래서 이번 경우에도 안철수 대표가 서울시장에 나간다면 흥행에는 긍정적인 역할을 하겠지만 당선될 가능성은 별로 없다. 국민의힘과 같이 연대해서 나간다면 그래도 가능성이 있지만, 독자 후보로 나간다면 또 3등이 될 가능성이 많다고 생각한다.

지금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두 가지 기류가 있는 것 같다. 일단 합당을 하고 같이 레이스를 하라는 주장이 있는데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별로 없다. 그리고 각 당이 후보를 내고 단일화 협상을 해서 하나를 밀어주자, 이런 두 가지 이야기가 있다. 어찌 됐든 그 과정에서 흥행 요소를 극대화해서 스타마케팅을 해야 하고, 그 힘으로 결국 본선에서 이기는 전략으로 가야 한다. 그런데 이 상황에서 김종인 위원장하고 약간 갈등 같은 게 보인다. 김 위원장이 “정치를 모른다” 는 식으로 공개 토론회장에서 이야기 했는데, 이런 상황은 주호영 대표하고 역할 분담이라고 봐야 하나?

김능구 두 분이 안철수 대표를 언급한 것을 다 지켜보고 실제로 이야기도 나눠보고 했다. 선거가 가까워지면 정당은 당선을 최대 목표로 하기 때문에 그 조건을 만들어줘야 한다. 나중에 후보가 화룡점정을 하더라도. 문재인 정부에 대한 비판이나 새로운 정부의 모습도 거의 비슷하니까 함께 갈 수 있다. 그래서 주호영 대표는 적극적으로 후보로 생각한다는 이야기다.

김종인 위원장이 ‘지금은 아니다’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단계별 진행을 의미한다고 보인다. 일단 국민의힘에서 ‘안철수 후보가 대안이다’ 해 버리면 다른 후보들이 클 수 없다. 윤희숙 같은 사람들을 충분히 확장성 있게 성장시켜 당에서도 인물을 세운 다음에, 안철수 대표와 2~3단계를 함께 하는 것이 더 확장력이 있다 이렇게 보는 것 같다. 제가 볼 때 이번에는 안철수 대표도, 함께하지 못하고 다른 길로 가서 같이 망하는, 그런 선택은 하지 않으리라 본다.

국민의힘 이름을 지은 김수민 홍보위원장이 국민의당 이름을 지은 사람이다. 국민의당과 국민의힘, 국민들도 많이 헷갈릴 것이고, 둘이 합한다 해서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을 거다. 이미 안철수 대표는 진보가 아니라 보수로 오리엔트 됐다. 본인이 중도보수를 말하지만 지금 김종인이 말하는 보수의 가치나 정책과 비교해서 더 진보적인 것도 없고, 오히려 다른 게 거의 없다. 정치 공학적인 당의 결합이라든지 후보연대는 안 하겠다고 옛날부터 이야기했었다. 정치 공학이 아니고, 제가 볼 때는 가치, 철학이란 측면에서 보수도 이미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그 변화를 더욱 더 강하게 해나가기 위해서라도 함께 할 필요가 있다. 국민의당도 그런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 같은데, 어쨌든 단계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김우석 하나 더 궁금한 것이 그렇게 당선이 된다면 대선을 바로 가야 하는데, 서울시장 1년여 하고 바로 대선을 치러야 하는 상황으로 봐야하나?

김능구 대선 나가려고 1년 만에 그만두는 게 아니라, 그때 이미 서울시장 임기도 끝난다. 보궐선거라 잔여 임기만 하게 된다. 고 박원순 시장도 대선에 나오려고 했었고 지금 이재명 지사도 마찬가지다. 광역단체장들 임기가 끝나는 것이 6월이고, 대선은 2022년도 3월이라, 임기 중에 다음 대선경선에 나가는 것은 자연스럽게 국민들이 받아들이고 있다. 안철수 같은 경우는 자기가 서울시장 나왔을 때 메시지가 중요하다. 자기가 서울을 여차저차 하겠다 했으면, 그런 약속을 저버리고 나가지는 않으리라 본다. 그래서 시장선거 때 아마 분명한 이야기를 하지 않겠나 생각한다.

김우석 메시지도 중요하지만, 서울 시장은 일정 정도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 청계천이라고 하는 성과를 보여줬기 때문에 이명박 전 시장이 대통령이 됐고, 그 다음 오세훈, 박원순 시장 같은 경우는 끊임없이 도전했음에도 불구하고 뜻을 이루지 못했다. 사람들이 보기에 성과가 마땅치 않았기 때문에 그런 건데, 과연 잔여 임기 약간을 가지고 성과를 낼 수 있겠나, 그러면 오히려 서울시장으로서 임기가 발목을 잡는 게 아닌가 라는 우려도 있다. 그래서 실제로 서울시장이 되는 순간 대선 캠프를 만든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과연 정치적으로 도움이 될 건가 고민해볼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이 든다.

김능구 상식적으로 볼 때, 만약 서울시장에 당선된다면 서울시장 한 텀을 더해서 성과를 내고 차후에 대선에 나오는 것이 맞지 않나 생각한다.

김우석 내년 4월 재보궐 선거가 야권이 도약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고, 여기에서 지면 야권이 대선 때까지 지리멸렬하게 되고, 결국 대선 때도 지면 지금의 야당은 존재 근거가 없어지는 거다. 그래서 야권이 내년 서울하고 부산의 후보군을 어떻게 만들어 내느냐가 결국 야당의 존립 근거를 만드는 관건이 될 것이기에, 그만큼 안철수 대표의 행보가 초미의 관심이 되는 것 같다.

이제 시작일 뿐이다. 국감 등을 통해 본격적으로 정기국회 스타들이 나온다면 그 사람들, 거기에 기존의 여러 잠룡들도 가세하면서 앞으로 변화가 많을 것 같다. 오늘은 이렇게 정리를 한번 해봤다. 마무리 한 말씀 부탁한다.

김능구 야당이 가장 역동적인 경선 절차를 밟을 것 같다. 야당 내에서 미스터 트롯 방식 이야기가 나오더라.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는 국민 경선, 노무현 대통령을 탄생시켰던, 재미있게 몇 단계를 거치는 그런 방식이다. 야당이 지리멸렬한 선거를 했던 것은 이제 과거의 일이 되지 않겠나 조심스럽게 예상해본다. 건전한 야당, 힘 있는 야당이 되는 것이, 힘 있는 여당이 되고 제대로 국정운영하는 정부가 되는 지름길이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다.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이사

정치커뮤니케이션 그룹 이윈컴 대표이사이며, 상생과통일포럼 상임위원장, 동국대 언론홍보대학원 겸임교수이고,  한국 인터넷신문 1세대로 20년간 폴리뉴스를 운영하고 있다. 한국인터넷신문협회 부회장을 역임했다.

대구 · 61년생, 서울대 서양사학과 졸업, 서강대 언론대학원 언론학 석사

30년간 각종 선거에서 정치 컨설턴트로 활동, 13년간 TV·신문 등 각종 토론회에서 정치평론가로 활약

 

김우석 미래전략연구소장

한나라당 총재실 공보보좌역, 전략기획팀장, 여의도 연구소 기획위원, 자유한국당 총선기획단 위원, 미래통합당 제21대총선 중앙선대위 대변인을 역임

충남 보령 · 67년생, 서울대학교 동양사학과를 졸업, 서강대 언론대학원 언론학 석사,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박사과정 수료

7년간 TV·신문 등 각종 토론회에서 정치평론가로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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