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특별검사 필요성 제기, 민주당은 여권 연루설 부인 
국정감사 최대이슈로 부각 정무·법사위, 옵티머스 의혹 공방
이낙연 "거짓 주장, 단호히 대응하겠다" 특검 거부 의사 밝혀

 13일 오전 서울 강남구 옵티머스자산운용 사무실의 문이 닫혀있다. 국정감사에서 옵티머스 투자 로비 의혹에 대한 여야의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13일 오전 서울 강남구 옵티머스자산운용 사무실의 문이 닫혀있다. 국정감사에서 옵티머스 투자 로비 의혹에 대한 여야의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여권 실세 인사 연루 의혹이 제기되는 라임·옵티머스자산 운용 환매 중단 사태가 국감 최대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이 특별검사(특검) 필요성을 거론하며 총공세에 나섰다. 사건을 방치하고 사건 연루자의 주요 진술을 조서에 담지 않은 검찰 수사팀을 신뢰할 수 없다는 것이 야당의 특검 주장 이유다. 반면 여권은 연루설을 강하게 부인하면서 야권의 '권력형 게이트' 규정에 선을 긋고 있다. 

금융권 핫이슈…라임·옵티머스 사태란?

라임운용사태는 운용사가 부실 운용을 숨긴 채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끌어모아 대부업체 또는 부실기업에 투자했다가 환매가 중단된 사건이다. 옵티머스의 경우 투자자들로부터 안전한 공공기관 발주 관급공사 매출채권에 투자하겠다고 속여 돈을 끌어모아 피해가 커졌다. 투자자들은 "안전 자산에 투자하며, 연 3% 안팎의 금리를 받을 수 있다"는 설명에 투자금 맡겼다. 피해 규모는 라임이 1조6000억원, 옵티머스는 5000억원에 이른다. 

사모펀드가 투자자들로부터 수많은 자금을 모을 수 있었던 것은 수익률 때문이다. 사실상 제로금리 시대에 조금이라도 더 많은 수익을 얻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사모펀드 운용사들 역시 이런 심리를 교묘하게 이용했다. 예금과 마찬가지로 원금손실 위험이 없는 것처럼 선전하고, 은행금리보다 더 높은 수익을 제시하면서 투자금을 끌어 모았다. 

최근 정치권에서 화두로 오른 이유는 라임과 옵티머스 사태가 단순 펀드사기 사건을 넘어 여권 인사들의 이름까지 거론되는 '정치 게이트'로 번지면서다. 지난 8일 라임자산운용의 배후 전주(錢主)로 알려진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은 재판에서 "지난해 7월 이강세 스타모빌리티 대표를 통해 당시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5000만원을 건넸다"고 주장했다. 옵티머스 펀드 사건과 관련해서는 내부 문건에서 민주당 등 정·관계 인사 20여명의 실명이 등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종인 "엄정한 수사로 권력형 비리·진실 밝혀야"
이낙연 "거짓 주장, 의혹 부풀리기 단호히 대응할 것"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12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회의에서 "여권 인사들이 투자자 호주머니를 털기 위해 권력을 동원했다"며 "어떻게 그렇게 치밀하게 팀플레이를 펼친 것인지 상상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검찰이 정권의 충견이라는 오명을 벗는 길은 하나밖에 없다"며 "엄정한 수사로 권력형 비리 의혹의 실체와 진실을 밝히는 것"이라고 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국정감사 대책 회의에서 "강기정 전 정무수석, 이낙연 민주당 대표, 이재명 경기지사, 기동민 의원 등이 언급되고 있다"며 특검이 불가피하다는 뜻을 밝혔다. 이어 "정권의 핵심 실세들이 줄줄이 연루된 '권력형 게이트'가 아니고서야 서울중앙지검이 검찰총장에게 보고를 누락할 이유가 없다"며 "강기정 전 수석도 본인이 떳떳하면 휴대전화 임의제출 등 검찰 수사에 협조하라"고 요구했다.

국민의힘이 특검 카드를 제시한 것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국정감사와 내년 4월 재보궐선거에서 주도권을 장악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주목할 점은 국민의힘이 라임 옵티머스자산 운용 사태를 문재인 정권 '권력형 게이트'로 규정한 점이다. 김종인 위원장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 취임 직후 검찰 조직 개편과 인사가 이같은 비리 게이트를 덮기 위해 이뤄진 것 아니냐는 취지의 발언을 내놨기 때문이다. 특히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낙연 당대표, 이재명 경기지사, 기동민 민주당 의원 등의 실명도 거론했다. 

이처럼 야당의 특검 주장에 이낙연 민주당 당대표는 "거짓 주장과 의혹 부풀리기에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특검 거부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최인호 민주당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면책 특권 뒤에 숨어 무분별하게 제기하는 정치 공세”라며 “비리에는 성역이 있을 수 없고 검찰은 그 대상이 누구든 성역 없이 철저하게 수사해 한 점의 의혹도 남김없이 진실을 밝혀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국감 정무·법사위, 옵티머스 의혹 공방

여권의 선긋기에도 국감장에서는 라임·옵티머스 사태를 두고 집중 난타전이 벌어졌다. 국회 정무위 국감에서는 금융위원회가 옵티머스의 대주주변경 사후신청 과정에서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은 2017년 당시 옵티머스 김재현 대표와 금융위 담당 직원의 녹취를 공개했다. 금융위 담당 직원이 김 대표의 대주주변경 사후승인 신청건과 관련해 "오후 5시까지 올 수 있느냐" "정부서울청사 민원실 1층 오셔서 전화주시면 제가 내려가서 접수하겠다"고 말하는 등 편의를 봐줬다는 것이다.

당시 옵티머스 최대 주주는 이혁진 전 옵티머스 대표에서 양호 전 나라은행장으로 변경됐다. 강 의원은 양 전 행장이 옵티머스 고문단이었던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와 경기고 동문으로 "막역한 사이"라고 말했다. 그는 "금융위 과장이 소규모인 일개 자산운용사의 서류 승인 신청을 위해 직접 1층 민원실까지 내려가서 받아 가는 것이 어떻게 가능했겠나"라고 따졌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내부적으로 확인한 결과 담당 과장은 (서류를) 받은 적이 없다고 하는데 다시 한 번 확인해보겠다”고 답했다. 금융위는 설명자료를 내고 “당시 통화하고 서류접수한 직원은 담당과장이 아닌, 접수업무를 담당하는 직원"이라며 "통상적인 업무절차"라고 밝혔다.

법사위의 법무부 국정감사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이혁진 전 대표에 대한 범죄인 인도 청구 여부를 묻는 야당 질의에 "지난 9월 24일 범죄인 인도 청구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조약상에 상호 준수 의무가 있어서 자세히는 말씀드리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이 전 대표는 옵티머스 설립 초기의 정·관계 로비 의혹 규명을 위한 핵심 인물로 2018년 3월 수사 도중 해외로 도주했다. 

한편 주 원내대표는 1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단 회의에서 "이 대표가 이 사건을 두고 실체가 불분명한 여러 의혹이 제기됐다고 했다. 그 실체가 분명한지 불분명한지 밝히는 건 검찰 몫이지 이 대표가 미리 단정할 일은 아니다. 권력형 게이트 비화 조짐까지 보이는데 실체 불분명한 의혹으로 단정하고 예단하는 건 섣부르다"고 꼬집었다.

또 체포동의안이 제출된 더불어민주당 정정순 의원을 언급하며 "수사가 지지부진한 검찰도 문제지만 정 의원에 대해서도 법원에서 넘어온 체포동의안을 민주당이 처리하지 않고 있다"며 "의혹과 혐의가 있으면 스스로 수사기관에 가서 진실을 밝히는 게 도리다. 불체포 특권 뒤에 숨어선 안되고 묵시적 비호하는 민주당도 그래선 안 된다"고 저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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