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능구 폴리뉴스 대표 이사, 김우석 소장이 10월 14일, [김능구·김우석의 정치를 알려주마]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이은재 기자>
▲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 이사, 김우석 소장이 10월 14일, [김능구·김우석의 정치를 알려주마]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이은재 기자>

 

김능구 오늘은, 그의 철학과 가치와 액션이 우리 민족의 운명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중요한 인물, 바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해 한번 짚어보도록 하겠다.

북한 열병식의 김정은 국무위원장 <사진=연합뉴스 제공>
▲ 북한 열병식의 김정은 국무위원장 <사진=연합뉴스 제공>

 

지난 10월 10일 새벽 0시에서 3시까지 노동당 창당 75주년 기념 열병식을 했다. 새벽에 한 이유가 무엇이냐에 대해 여러 이야기들이 있다. 어떤 사람들은 ‘미국 시간을 맞춘 것 아니냐’ 이야기도 하는데, 대체적으로는 새로운 시대에 대한 결연함을 대·내외적으로 보이기 위함이 아닐까 분석하고 있다. 그리고 그날 세계 최대의 ICBM을 선보였고, 신형 SLBM, 신형 방사포도 보였다. 우리가 잘 알다시피 2017년 미국까지 갈 수 있는 ICBM을 시험발사 하고 6차 핵실험을 했다. 그래서 정말 전쟁위기 속에서 떨다가, 2018년 1월 신년사에서 평화적인 메시지가 나오면서 북핵 위기는 한 단계 다른 국면으로 옮겨갔었다. 이번 열병식에서는 그때보다 더욱 발전된 무기가 등장했다. 그리고 25분 정도의 연설을 했는데, 울컥 거리며 눈물을 흘리고, 인민들도 울고, 우리를 조금 당혹하게 한 측면이 있다.

북한, 당 창건 75주년에 덩치 커진 신형 ICBM 공개<사진=연합뉴스 제공>
▲ 북한, 당 창건 75주년에 덩치 커진 신형 ICBM 공개<사진=연합뉴스 제공>

 

그래서 이미지 연출이란 측면에서 국내 어떤 언론에는 ‘청와대 탁현민이 북에도 있는 모양’이라고 표현했다. 새벽에 한 것도 그렇고, 무기도 과거처럼 공개실험 한다든지 하지 않고 정말 절제된 쇼만 살짝 보여주고는, ‘힘이 있다’. ‘까불지 마라’. ‘우리 위협하지 마라’. 이런 식의 메시지를 던졌다. 인민들한테 이야기하면서 계속 김정은이 사과를 하고 자기의 책임도 인정했다. 지도자의 눈물은 ‘악어의 눈물’이란 말도 있지만, 강한 지도자가 흘리는 눈물은 묘한 정서적인 일치감을 주는 것 같다. 또 우리 남한 쪽을 향해서는 사랑하는 남녘동포라 칭하면서 코로나 대치 즉, 방역 이후에 두 손 마주잡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했다. 상당히 준비된 열병식이었고, 다목적을 충족시키는 성공적인 행사였다고 저는 그렇게 봤다. 어떻게 보셨는가?

김우석 보통 독재자들이 이런 것을 많이 활용하는데, 그런 의미에서 원단 독재자의 아주 절제되고 세련된 연출이었다는 느낌이고, 앞서 말씀하셨듯이 ‘저건 악어의 눈물이다’라는 생각을 했다. 열병식에서 어마어마한 무기를 과시하면서 한편으론 눈물까지 보이는 것을 보면, 이게 뭔가라고 사람들을 헷갈리게 만든다. 어찌됐든 우리 민족에게 가장 직결되는 위협이기도 하고 기회이기도 한 그런 땅의 지도자이기 때문에, 이런 것들을 보면서 양면적인 감정을 가질 수밖에 없다. 그런 면에서 의미 있는 행사였고, 우리 국군의 날 행사는 흐지부지되고 있는데 약간 비교되는 느낌을 받았다.

김능구 제가 정치 컨설턴트 30년을 하면서 요즘 정치인들한테 늘 강조하는 것이 이성이 아니라 감성정치를 해야 한다는 것인데, 김정은 위원장이야말로 이날 열병식에서 정말 감성정치의 끝판을 보여준 것 아니냐, 그런 생각이 들 정도였다. 이전에는 백두혈통과 철권통치, 이것으로 북한을 통치해 왔다면, 이제 시대가 변했고 이것만으로는 안 된다는 인식 속에서 자기의 통치 스타일도 변화를 가져온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인민을 중심에 놓고 인민에 대한 이미지 정치를 한다는 것은, 조금 넓혀나가면 우리 민족 전체에 대해 그런 마인드를 가져갈 수 있는 것이라는 점에서, 이건 뭐지 하는 불안감도 있지만 솔직히 기대도 생길 수밖에 없다.

유시민 작가가 최근 김정은 위원장을 ‘계몽군주’에 비유하면서 논쟁이 있었다. 너무 좋은 사람으로 평가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 ‘계몽군주도 독재자는 독재자다’라고 했던 말이 기억난다. 계몽군주도 시대의 흐름에 따라 자기가 통치하는 사람들한테 무언가 변화 발전으로 도움이 되고자 노력했던 것이지만, 그 당시 계몽군주도 독재자임은 분명하다. 지금 북한처럼 일당 통치 식으로 나가면 그것은 독재자일 수밖에 없다.

김우석 역사적으로 암흑기였을 때 무언가 깨달은 군주가 계몽군주고 그래서 선각자라는 의미가 있는데, 만약 어둠 속에서 횃불을 들었다면 선각자가 맞지만, 대낮에 횃불 들고 있으면 이상한 것 아닌가. 유시민 작가가 그런 표현을 하는 데는 여러 가지 배경도 있을 테고, 코드를 맞추려는 부분도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보기에는 계몽군주라고 하는 게 적합하지는 않은 것 같다. 약간 시대에 뒤떨어져, 세계가 대낮에 다니고 있는데 어둠 속에서 횃불 든 것을 가지고 계몽군주라고 하는 것이 적합할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김능구 열병식을 살펴봤는데, 사실 김정은에 대해 국민들이 잘 모른다. 따로 배운 적도 없고 언론에서도 단편적으로만 나왔다. 그래서 여러 자료들을 찾아보고, 김정은에 대해서 몇 가지 살펴보려고 한다.

일단 출생과 학창 시절에 대해 이야기해 보자. 1984년 1월 8일생, 올해 나이 37살이다. 북에서는 1982년생으로 알리고 있는데, 김일성 주석이 1912년생이라 ‘2’자를 맞추기 위한 것이고 김정일 위원장도 그렇게 했다고 한다. 실제 1984년생이고, 그래서 김정일 위원장이 심근경색으로 사망하고 정권을 넘겨받았을 때, 그 때 나이가 만 27세로, 세계 최연소 국가지도자였다.

김정은 위원장의 성장과정에서 특이한 게 스위스 베른에 있는 국제 학교에서 공부했다는 것이다. 형인 김정철, 여동생인 김여정 3남매를 김정일 위원장이 다 스위스의 국제학교에 보냈다. 유학시절에 대한 여러 이야기가 있는데, 제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미카일로라는 당시 김정은과 같이 공부했던 동급생이 2018년 JTBC 이규연 스포트라이트 150회에 출연했는데, 그때 이야기한 것이 가장 신빙성 있다고 생각된다. 이 사람은 그 이후 실제로 평양에 초청되었고, 퍼스트 레이디 역할을 하는 이설주 여사와 여동생 김여정과 같이 만찬을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미카일로가 증언한 바에 따르면, ‘조용한 성격이다’. ‘수학이 뛰어났다’, ‘성적도 꽤 괜찮았다’고 한다. 그리고 농구를 좋아했는데, 농구할 때는 나이키 신발과 유니폼, 우리가 보는 또래들과 똑같이 브랜드를 좋아했다고 한다. 그 당시 동급생들은 축구를 좋아했는데, 김정은이 농구를 좋아하도록 바꿨을 만큼 리더십도 있었다고 한다. 당시 고급 민주주의 과목을 수강했다고 하는데, 김정은 위원장이 늘 바라는 정상국가론처럼, 저는 어린 시절 국제학교에서 학습한 것들이 자기 인생에 영향을 미쳤고, 그런 것이 여러 가지 변화의 큰 동력과 기반이 되고 있지 않나 생각이 든다. 그리고 게임도 좋아하고, 스키도 타고 했다는데, 경험이 있으니까 마식령 스키장도 만든 것 같다.

그리고 또 한 사람 김정일의 요리사, 일본인 후지모토 겐지인데, 이 사람이 2010년 ‘왜 김정은인가’라는 책을 썼는데, 김정은의 후계자 가능성을 언급했다. 어린 시절 아버지 김정일 위원장이, 김정철은 여자아이 같은데, 김정은은 권력욕도 있고 리더십도 있다고, 그래서 자기와 똑같다는 이야기를 했다는 거다.

두 사람의 증언을 보면 분명 뿔난 사람은 아닌 것 같다. 그리고 상당히 글로벌한 교육을 받은 것이고, 거기에서 우리 아이들과 똑같이 농구도 하고 게임도 하고 스키도 타고 하는 시절을 보낸 것 같다. 정상적인 교육을 받았다는 것, 이것은 우리 민족 입장에서는 큰 다행 아닌가?

김우석 물론 그렇다. 그런데 나쁘게 이야기 할 필요는 없겠지만 너무 미화하는 것도 문제다. 대부분 북한에서 초청하는 사람들은 약간 선전술에 도움이 되는 분들이다. 미국 농구스타도 초청했는데, 그런 사람들이 북한에 다녀오면 좋은 이야기를 할 수밖에 없다. 앞서 이야기하신 부분들은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거기에 매몰돼서 실체를 놓치는 것은 안했으면 좋겠다. 먹고 살기도 힘든데 실제 북한에서 스키 타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지도자가 스키 타는 것을 좋아한다는 이유로 스키장을 만들었다는 것도 우리 상식으로는 맞지 않는 것 같고, 그런 면에서 국제 표준을 아는 것은 높이 평가 하지만, 그게 북한 주민들에게 적용이 되느냐 하는 것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김능구 마식령 스키장은 북한 인민들이 활용하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관광사업의 일환으로 만든 것 같다. 실질적인 실체를 엮어 나가면서 그 사람의 성격, 스타일, 품성, 이런 것들을 추정해 볼 수 있는 것이고, 이야기한대로 너무 한 부분에 매몰 되는 것도 위험하다. 트럼프처럼 ‘(김정은은) 아주 뛰어난 사람이다. 국보다’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도, 외교적인 수사이고 트럼프가 그것이 가장 심한 사람이니까, 좀 과장이 섞여있다고 보인다. 그런데 실제 팩트는 존재하는 것이고 그 사실 자체를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 미카일로가 학창시절을 증언한 것은 북한에 초대되기 전이다.

남북정상 '역사적 첫 만남'<사진=연합뉴스 제공>
▲ 남북정상 '역사적 첫 만남'<사진=연합뉴스 제공>

 

우리가 2018년 남북정상회담하는 모습을 보면서 심지어 김정은 팬클럽이 생길 정도였다. 서울 답방을 촉구하는 광화문 집회가 있을 정도였는데, 저도 그때 TV에서 보이는 모습들이 어색하지 않고 자연스러웠다. 이전에 북한 사람들이 하는 것 보면 억지로 끼워 맞춘 듯한 느낌이었는데, 김정은의 행동이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보였던 것은 어린 시절 그런 교육을 받고 학습된 상태에서 성장한 탓이 아닌가 생각된다.

어린 학창시절 이야기였고, 분기점이 되는 게 2011년 12월 17일, 김정일 위원장이 심근경색으로 사망한다. 그 때 많은 사람들이 북한 정권이 불안할 것이고, 엎어지거나 잘해야 연합 정권으로 갈 것이라고 예측했다. 왜냐하면, 김정일 같은 경우에는 승계과정이 훨씬 길었다. 김일성 주석이 김정일을 일찍이 후계자로 지명했고, 제가 알기로는 북한의 주체사상을 정리한 게 바로 김정일 위원장이다. 국정 철학, 국가 철학에 대해서 깊이 있게 관여한 것이고 이를 통해 당이나 군에 대한 확실한 장악력이 있어서 이후 안정적인 통치를 할 수 있었다. 김정은의 경우 27세 밖에 안됐고, 바로 전 해인 2010년 9월 당 전당대회에 처음 모습을 보였다. 자기가 세력을 구축하고 알아 나가고 리더십을 보이고 할 시간이 전혀 없었다. 그러다 보니 체제불안이라든지 내전까지는 안 가더라도, 지지기반이 워낙 미약해서 독재는 불가능한 것 아니겠느냐, 사람들이 전부 다 그렇게 생각했다. 그리고 중국의 힘을 빌린 장성택이 당시에 워낙 막강했다. 그런데 다들 깜짝 놀랄 만큼 그런 예측이 다 빗나갔다.

김우석 워낙 북한이 폐쇄적이고 정보가 없으니까 예측이 힘든데, 김정일 사망 후 처음 언론에는 ‘김정운’이라고 했다. 나중에 밝혀진 정확한 이름이 김정은이다. 사람들이 잘 모르니까 불안하게 봤는데, 그 다음 피의 숙청이 이어지면서 ‘아 이제 공고화 되는구나’라고 생각하게 된 거다. 말씀하신 장성택이나 정적들을 일정정도 정리하고 실무체제를 김여정을 비롯한 스위스 유학파 출신들이 장악한다. 그렇게 기반을 만든 다음에 본인이 대외적으로 나타나는 그림을 그리는데, 그렇게 해서 ‘계몽군주’의 모습도 보이게 되는 것 같다.

김능구 이 시절 어떻게 권력을 안정화시키느냐 하는 과정이 항상 뉴스거리였다. 통상적으로 독재국가에서 권력이 세습되거나 이동하면 필연적으로 따르는 것이 숙청이다. 그러니까 선대의 훈구대신들. 측근들은 자기를 어린 시절부터 봐왔던 사람들이니까 그 사람들은 어쨌든 물갈이를 해야 하는 것이고, 그 과정에서 거부라든지 반항이 나오면 무차별하게 처형하기도 한다. 이 부분 자료를 보면서 알았는데, 김정일 위원장 장례식 때 운구차 7인방이 모두 다 처형되었다고 했는데, 알고 보니 장성택이라든지 몇 명이 그렇게 된 것이고, 나머지는 70, 80세로 나이가 들어 은퇴를 하고 어떤 사람들은 복귀하기도 했다고 한다. 숙청이 조용한 권력 이양의 과정이었다고 평가들을 한다. 기억나시겠지만 대포를 쏴서 죽였다 어쨌다 하는 게 그 당시 굉장히 논쟁거리였는데, 당시 기억으로도 팩트가 검증된 것이 없었다. 처형은 됐지만, 고사포로 했는지 안 했는지는 모른다는 이야기다. 포악한 독재자로 만드는 그런 이야기는 조금 과장되었던 것이고, 숙청은 분명히 했지만 조용한 숙청이었다.

김우석 트럼프가 김정은한테 들었다는 내용을 인터뷰한 책이 얼마 전에 나왔다. 아주 잔인하게 효시도 하면서 공포 분위기를 자아냈다는 것인데, 제가 보기에 실제로 했는지 안 했는지 모르지만 그렇게 하면서 지도자로서의 권위를 세운 측면은 분명히 있었다. 스위스에서 공부 했으면 마키아벨리를 안 봤을 리가 없다. 마키아벨리가 분명하게 이야기했다. 국민들의 사랑을 받고 공포를 줘야한다. 그게 권력자의 두 가지 중요한 무기다. 그러나 하나를 선택한다고 하면 그것은 공포다. 그런 면에서 아주 뛰어난 마키아벨리의 제자가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든다.

김능구 사자의 용맹과 여우의 지혜를 가져야 하는 것이 마키아벨리즘이다. 저는 현실 정치세계에서 마키아벨리즘은 상당히 필요하다고 보는데, 중요한 것은 무엇을 목표로 하느냐에 달려 있는 것이다.

제가 이야기하려는 것은, 김정은 위원장이 성장과 집권 과정을 거쳐서 핵무력을 만들고 이후 평화로 온 길은 ‘외통수’라는 것이다. 바보가 아니라면, 세계의 흐름을 봤을 때 북한이 먹고사는 문제에서부터 어떻게 생존할 수 있고 나아가 발전해 나갈 수 있으려면, 이것은 외통수라고 봤던 거다. 김정은이 지도자로서 그런 시각과 안목을 가질 수 있었다고 본다. 하여튼 집권 초기 숙청은 있었고, 일부에서는 아주 잔인했다고 이야기 하지만, 제가 찾은 자료에 의하면 전반적으로는 조용한 숙청이었다고들 평가한다.

과거 김일성 주석이 서거했을 때, 김정일 위원장은 김일성 주석을 ‘영원한 국가 주석’이라고 호칭 하면서 국가주석제를 폐지해버렸다. 김정은의 경우, 김정일을 영원한 총비서라 칭하고 총비서직을 없애고, 영원한 국방위원장이라 해서 국방위원장도 없애버린다. 이런 방식을 통해서 김일성, 김정일과는 다른, 자기만의 권력 위상을 만들어 낸 것이다.

그리고 중요한 게, 김정일은 선군정치, 즉 군을 중심에 놓고 그 다음 경제를 꾸리고 외교를 했다면, 김정은은 완전히 당 중심으로 국가운영체제를 바꾼다. 그래서 군부를 장악하는 과정에서 핵 실험이 필요했다는 시각도 있다. 핵을 발전시키다보면 재래식 무기의 가치가 떨어질 수밖에 없는데, 기존 군부라는 것은 재래식 무기를 기반으로 하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군부의 역할이 약화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래서 2017년까지 처음 6년, 김정은이 군부 통제를 확실히 정리하는 그 과정이 핵무기의 발전과정과 겹친다는 이야기다. 한편으로는 조용한 숙청, 그리고 한편으로는 핵무기 개발과 핵실험 가운데 군부를 통제하면서, 당 중심 체제로 국가통치체제를 확립하는 것이다. 그래서 어떤 면에서 보면, 본인이 2017년 11월에 핵 무력 완성을 선포했는데, ‘핵 무력 완성의 선포가 바로 북한 김정은 통치시대의 완성이다’ 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나서 2018년도 1월 1일 신년사를 통해서 평화의 시대로 넘어갔다. 현재는 아무것도 해결 안 된 상태로 고착화 되어 있지만, 2018년도는 대단했다. 평창 동계 올림픽이 평화올림픽으로 전 세계에 부각되었고, 그게 불과 얼마 안됐다.

김우석 생생하게 기억한다. 정권이 무너지고 보수 쪽이 정신 못 차리고 있을 때, 한쪽에는 핵을 들고 한쪽에는 평화를 이야기 하면서, 독무대가 펼쳐졌다. 트럼프가 정치적인 이유 때문에 맞장구를 쳐주면서 정상회담까지 이어졌다. 많은 사람들이 진정한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가 드디어 등장하나보다 했는데, 이후 계속 교착 상태가 되면서 비핵화에 대한 신뢰도 점점 엷어지는 상황이다.

트럼프가 선거 기간에 김정은과 빅 이벤트를 만들 수도 있다는 이야기도 나왔는데 코로나 때문에 물 건너갔고, 그러면 재선 후에 어떤 시도가 있을지 국민들의 관심이 높은데, 문제는 재선 자체가 안개 속으로 가고 있을 뿐만 아니라 김정은에 대한 믿음도 그렇게 일반화 되어 있지 않다. 이렇게 양 당사자가 한계가 있는데, 그때는 문재인 대통령이 적극적인 중재 역할을 했지만 문재인 정부도 지금 약간 방향을 못 잡고 있는 상황이다. 그래서 이 구도가 계속 이어질까, 이런 평화의 기조가 계속 갈 수 있을까, 이러다가 진짜 한미동맹이 깨지고 우리 자체 안보가 위태로운 상황이 되면 그것을 다시 복구할 수 있을까, 이런 의구심들이 생길 만큼, 사실 굉장히 불안정한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심각한 북미정상<사진=연합뉴스 제공>
▲ 심각한 북미정상<사진=연합뉴스 제공>

 

김능구 2018년 신년사에 평화 메시지를 던지면서, 평창 동계 올림픽에 북한이 참여하게 됐고, 마지막 분단국가 남·북한이 평화의 시대를 여는 모습을 세계만방에 보여줬다. 1차, 2차 남북정상회담이 열리고, 싱가포르에서 북미정상회담이 있고, 그리고 나서 열린 3차 남북정상회담에서는 평양 공동선언이 나오고 우리 대통령이 평양에 2박 3일 동안 있으면서 15만 군중 앞에서 연설도 했다. 정말 국민들은 기대가 컸는데, 2차 북미정상회담이 흔히 말하는 노딜로 끝나고 트럼프가 그냥 떠나 버리는 상황이 됐다.

김정은이 평양부터 거기까지 며칠을 걸려서 기차를 타고 내려갔는데, 사실 그 전에 양쪽 협상라인이 여러 차례 만나서 최선의 안은 물론 차선까지도 모두 준비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당시 국가안보보좌관 직책에 있었지만 회담 준비과정에는 빠졌던 볼턴이 느닷없이 회담장에 참석하면서 협상이 완전히 깨져 버렸다. 트럼프 같은 경우는 당시 이른바 러시아 스캔들로 인한 청문회에 정신이 다 팔려서, 실제 그 회담에서는 제대로 내용도 모른 채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책임지고 추진하는 결과를 듣고 동의하는 수준이었다. 그런데 볼턴이 확 들어와 버리니까, 협상가라면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트럼프가 ‘이것은 여기에서 스톱해야 되겠다’는 감을 느꼈지 않나 본다. 볼턴은 어떤 치밀한 계획 속에서 그런 것은 아니고, 자기 저서에도 얘기했듯이 협상을 깨는 게 목적이었다. 기본적으로 북은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고 이 협상은 또 다시 시간을 벌고 국제 사회의 인식을 바꿔서 제재를 풀기 위한 방책이라는, 그런 시각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북핵 협상은 기본적으로 북한과 미국 간의 문제이기 때문에, 거기에서 우리나라는 맨 처음에 협력자, 운전자라고 했다. 중재자 역할을 할 수 밖에 없는 한계가 있는 것인데, 남북한으로서는 우리의 문제이고 우리가 당사자이며, 이것을 풀어야 우리의 생존과 미래가 걸려 있는 건데, 이것이 미국의 판단과 결정에 따라서 휘둘릴 수밖에 없으니 정말 안타깝기 그지없는 것이다. 그래서 대통령은 UN 화상회의에서 국제사회가 종전선언에 협력해 달라, 힘을 달라고 요청하고, 북에도 그렇게 이야기하고 있다. 2018년 일련의 과정을 통해 우리는, 새롭게 가는 길도 봤고 그 방법도 많이들 이야기를 나눴고, 또한 여지없이 그 모든 것이 황망하게 고착되는 과정도 봤다. 2019년과 2020년이 호흡을 조절하는 기간이었다면, 이번 11월 미국 대선을 거치고 맞는 내년도에는 무언가 새로운 전기를 맞아야 한다. 지금 북의 입장에서는 내년 2021년 1월 1일에 새로운 메시지, 미국과 우리한테 주는 메시지가 새로 나올 가능성이 크다. 최근 미국의 대선 결과를 추정하며 이런 이야기들이 많다.

김우석 제 생각에 핵심은 비핵화다. 사실 이것 때문에 트럼프 입장에서는 ‘쇼가 계속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 것이고, 문재인 대통령의 경우에도 북한의 비핵화와 정상국가화를 우리가 도와서 평화를 안착시킨 다음에 길게 봐서 통일까지 간다고 생각하신 것 같은데, 그래서 마음이 급하신 것은 이해가 된다. 그런데 중재자 역할을 하는데 ‘한국정부는 빠져라’처럼 약간 어이없고 수모를 당하는 상황들도 있었다. 그 진정성이 통하려면 치밀한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진짜 능력 있는 외교진들을 잘 꾸려서 실질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고, 그리고 실리를 중심으로 해야 한다. 핵은 미국뿐만이 아니라 우리한테도 사활이 걸려있는 문제다. 우리가 사드를 배치했다가 중국과 관계도 안 좋아지고 했는데, 이게 다 핵문제 때문에 발생하는 것 아닌가. 그런데 ICBM으로 미국을 위협한다고 해서 협상의 포커싱이 되어 있지만, 한반도에 떨어지지 않으리라는 보장도 없다. 머리에 핵을 이고 사는 일은 막아야겠다고 그렇게 유도하고 하는데, 지금까지는 북한이 핵을 포기할 생각은 없는 것 같다. 말씀하셨듯이 김정은은 핵의 지도자다. 김정은이 핵을 가졌기 때문에 군부도 장악할 수 있었고, 국제사회에서 발언권이 생기고, 남한에서 발언의 우위를 잡고 있기도 하다. 그런데 그것을 포기하라고 하는 것은 정권의 안정이 걸려있는 것이기 때문에, 어떻게 균형을 잘 잡아서 핵 포기와 실질적인 정상국가를 만들어 내느냐 하는 것이 핵심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우리가 김씨 왕조와 우리 동포인 북한주민들은 구분해서 접근해야 한다. 지금 같은 경우 김씨 일가가 정권을 잃으면 더 큰 혼란이 있기 때문에 어찌 됐든 김정은과 같이 가야된다는 전략은 합리적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핵을 보존시켜주는 것은 우리의 사활적인 이해가 있기 때문에, 이런 부분들에 대해 진짜 치밀한 전략이 필요하다는 말씀을 드리겠다.

김능구 이야기한대로 북에서는 내년 1월1일 8차 당 대회를 통해 중요한 메시지가 나오지 않을까 싶다. 마지막으로 이야기하고 싶은 게, 체제 안정을 위해 필요한 핵이지 핵을 가지고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김정은 위원장도 마찬가지 생각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국제사회가 이렇게 강력한 제재를 하는데 번영은 둘째 치고 살아나가는 게 정말 숨통이 막힐 상황이고, 중국이 도와준다고 해도 중국도 국제사회의 틀을 벗어날 수 없다. (비핵화가)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위원장의 유시였다는 이야기도 하는데, 2000년도에 정상회담 했던 분들도 그렇게 증언을 한다. 그래서 저는 그 부분에 대해서 희망과 기대를 갖고 있다.

한편으로 짚고 싶은 것은, 남북정상회담이 세 차례 있고 북미정상회담도 두 차례 있었지만, 우리가 북에 대해서 온갖 이야기를 다 하면서도 실제 진전된 모습은 하나도 보여주지 못했다는 점이다. 사실 북한은 연변의 핵시설 폭파도 하고 여러 가지를 했다. 그런데 우리는 오히려 이명박 정부 시절 5.24 대북강경조치와 금강산 관광 중지가 있었고, 박근혜 정부 때는 개성공단을 폐쇄했다. 그러면서 남북관계가 얼어붙었다는 이야기다. 이제 평화의 시대라고 정상회담도 세 차례 했으면, 국제 제제를 비켜갈 수 있는 영역을 고민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관광, 인도적 지원은 국제 제재 대상이 아니다. 그런 측면에서 외교 안보라인이 실질적인 진전을 해 나가는 데, 경험이나 본인들의 소신, 의지 이런 부분들이 약했던 것 아닌가 생각된다. 항상 이야기하는 것이 미국과 실무 협상의 난항, 어려움인데, 그래서 워킹 그룹이 해체되어야 한다는 말도 있었다. 예를 들면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혼자 사고 칠 수는 없다. 김정은 위원장이 이야기한대로 코로나 위기가 극복되고 국제적으로 백신이 개발된다면 내년도에 북핵 협상은 북핵 협상대로 지혜를 모아서 해나가야 갰지만, 남북관계에서도 할 수 있는 것은 다 하면서 신뢰를 보여줘야 한다. 말로만 신뢰는 국제 사회는 물론 개인 간에도 통하지 않는다. 좀 더 국민을 믿고 우리 민족의 운명을 건 과감한 결단과 조치들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

오늘 김정은과 그 정책에 대해서 살펴봤다. 다음에는 북핵 협상에 대해서, 처음부터 어떤 상황과 배경 속에서 협상이 이뤄지고 또한 그것이 왜 깨졌는지, 그런 부분들을 살펴보는 게 상당히 도움이 될 것 같다. 조만간 북핵 협상의 역사적인 과정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겠다.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이사

정치커뮤니케이션 그룹 이윈컴 대표이사이며, 상생과통일포럼 상임위원장, 동국대 언론홍보대학원 겸임교수이고, 한국 인터넷신문 1세대로 20년간 폴리뉴스를 운영하고 있다. 한국인터넷신문협회 부회장을 역임했다.

대구 · 61년생, 서울대 서양사학과 졸업, 서강대 언론대학원 언론학 석사

30년간 각종 선거에서 정치 컨설턴트로 활동, 13년간 TV·신문 등 각종 토론회에서 정치평론가로 활약

 

김우석 미래전략연구소장

한나라당 총재실 공보보좌역, 전략기획팀장, 여의도 연구소 기획위원, 자유한국당 총선기획단 위원, 미래통합당 제21대총선 중앙선대위 대변인을 역임

충남 보령 · 67년생, 서울대학교 동양사학과를 졸업, 서강대 언론대학원 언론학 석사,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박사과정 수료

7년간 TV·신문 등 각종 토론회에서 정치평론가로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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