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현 "투자할 만한 돈 없는 가난한 정치인...사과해 달라"
김진표 "난 47년생...의도 확인 후 법적 조치 고려 할 것"
김경협 의원·진영 행안부 장관은 옵티머스 투자 사실 인정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이 여권 관계자들의 이름과 '같은 이름'이 대거 포함된 옵티머스 펀드 투자자 명단을 공개해 파장이 일고 있다. 이와 관련해 당사자들은 SNS 등을 통해 '동명이인'이라며 강력 반발,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유 의원은 1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서울고검 및 산하 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옵티머스 펀드 투자자 명단을 일부 공개했다.
유 의원이 파워포인트(PPT) 화면을 통해 공개한 명단에는 김영호, 김경협,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등 당ㆍ정ㆍ청 관계자들의 이름이 포함됐다.
유 의원은 "'동명이인'의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전제하면서도, 검찰에 해당 사실에 대해 질의하며 명단을 공개하자 여권 인사들은 난색을 표하며 반발했다.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유 의원은 사과해달라"면서 "라임·옵티머스에 여권 인사 박수현이 2억원을 투자했다고 하셨다는데, 저는 그럴만한 돈이 없는 가난한 정치인"이라고 반박했다.
또 "의심이 드셨더라도 저에게 전화 한 통 하셨으면 이런 실수는 안하셨을텐데 안타깝다"며 "의원님의 보도자료로 오해가 생겨 친구, 후배, 심지어 아내까지도 '몰래 챙겨둔 돈 있었냐'고 의심의 질문을 한다. 저의 소중한 우정과 사랑은 지켜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영호 의원 역시 "오늘 법사위 질의자료에 포함된 옵티머스 투자자 명단 중 '김영호'는 동명이인으로 보도 시 유의해주길 당부한다"고 해당 의혹을 일축했다.
김진표 민주당 의원은 "투자자는 동명이인 70년생이라고 한다. 저는 47년생"이라며 "의도를 확인해 본 뒤 당과 의논해 법적 조치를 하려 한다"고 말했다.
한편 김경협 민주당 의원과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은 옵티머스 상품 투자 사실을 인정한 바 있다. 김 의원은 지난 18일 국회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해 1월 증권사 담당 직원의 권유로 8개월 단기 상품에 가입했다"고 말했다.
진 장관도 행안부 대변인을 통해 "예전부터 거래하던 금융기관 지점의 권유를 받고 투자했지만 환매 중단으로 큰 손실을 봤다"고 해명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