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3대 분야 8개 과제 발표…인프라·에너지 녹색전환
연내 ‘장기 저탄소 발전전략’ 수립…2050년 ‘온실가스 배출 0’ 관건
상생과통일포럼·폴리뉴스 K뉴딜 포럼 11월 2일 국회서 개최

봉화군 봉성면 태양광 발전 시설. <사진=봉화군 제공>
▲ 봉화군 봉성면 태양광 발전 시설. <사진=봉화군 제공>

 

한국판 뉴딜(K뉴딜) 시대가 열린다. 정부는 경기침체 위기와 구조적 변혁의 시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국가 주도 대전환 전략을 수립, 추진 중이다. 코로나19에 따른 팬데믹으로 글로벌 경제가 위기에 처한 지금, 세계적 모범 방역을 수행한 저력으로 지속가능한 미래 성장동력을 찾고 있다. 폴리뉴스는 K뉴딜 성공이 대한민국 대도약의 토대 수립이라는 데 인식을 함께해 창간 20주년 연중 캠페인으로 [K뉴딜 시대]를 연속 보도한다. [편집자주]

[폴리뉴스 강민혜 기자] 한국판 뉴딜이 완료되는 2025년이면 전기·수소차 133만 대가 거리를 누비고, 산업단지와 주거지역 사이 미세먼지 유입을 차단하는 도시 숲이 조성된다.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으로 생산하는 전력도 3배 이상 늘어난다.

환경부와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7월 16일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의 하나로 마련한 ‘그린 뉴딜’의 세부 계획을 발표하고, 기대효과로 ‘2025년의 미래 변화상’을 소개했다.

그린 뉴딜의 지향점은 ‘탄소중립(Net-zero)’ 사회다. 온실가스 발생량에 상응하는 감축 활동을 펼쳐 온실가스 순 배출량을 0인 상태로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2019년 기준 한국의 온실가스 배출량 잠정치는 7억 280만톤으로, 국제사회에 약속한 2030년 감축 목표(5억 3660만톤)보다 1억 7000만톤 가량을 초과한다.

정부는 이번 그린뉴딜을 통해 1229만톤에 달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사회와 산업 인프라, 에너지 수급 체계를 친환경으로 전환하고, 혁신적인 녹색 산업의 기반을 닦을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은 7월 14일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에서 “기후위기는 우리에게 닥친 절박한 현실”이라며 “그린 뉴딜은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해 우리 삶의 질을 높여줄 뿐 아니라 날로 강화되는 국제 환경규제에서 우리의 산업 경쟁력을 높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차관이 15일 서울 서초구 서울 지방조달청 PPS홀에서 열린 '한국판 뉴딜 자문단 그린뉴딜분과 제2차 회의'를 주재,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김용범 기획재정부 차관이 15일 서울 서초구 서울 지방조달청 PPS홀에서 열린 '한국판 뉴딜 자문단 그린뉴딜분과 제2차 회의'를 주재,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그린 뉴딜’ 3대 분야 8개 과제 발표…인프라·에너지 녹색전환

그린 뉴딜 세부 계획을 구체적으로 보면, 우선 3대 사업 분야가 지정됐다. ▲도시·공간·생활 인프라의 녹색 전환 ▲저탄소·분산형 에너지 확산 ▲녹색산업 혁신 생태계 구축이다.

이를 위한 8개 추진 과제로 ▲국민생활과 밀접한 공공시설 제로에너지화 ▲국토·해양·도시의 녹색 생태계 회복 ▲깨끗하고 안전한 물 관리체계 구축 ▲에너지관리 효율화 지능형 스마트 그리드 구축 ▲신재생에너지 확산기반 구축 및 공정한 전환 지원 ▲전기차·수소차 등 그린 모빌리티 보급 확대 ▲녹색 선도 유망기업 육성 및 저탄소·녹색산단 조성 ▲연구개발(R&D)·금융 등 녹색혁신 기반 조성을 제시했다.

정부는 공공 임대주택 22만 5000호, 국공립 어린이집, 보건소와 의료시설 2000여 동, 문화시설 1000여 개소 등 공공건물을 대상으로 ‘그린 리모델링’을 추진한다. 그린 리모델링은 건물에 재생에너지 설비를 설치하고, 단열재를 보강하며 친환경 자재로 시공하는 것을 뜻한다.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력을 높인 스마트 그린 도시 25개, 미세먼지 차단 숲과 자녀안심 그린 숲 등 도심 녹지도 조성한다. 먹는 물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스마트 상·하수도 사업과 상수도 고도화 사업, 재생에너지 산업생태계를 육성하는 ‘그린에너지’ 사업도 추진한다.

재생에너지 보급을 가속해 2025년까지 태양광·풍력 설비를 지난해보다 3배 이상 높인다. 태양광·해상풍력·수소·수열 분야 핵심 연구개발(R&D)과 연구인프라 구축도 지원한다. 수소전문기업을 육성하고 원천기술 개발에 주력하는 데 더해 2025년까지 수소 시범도시를 6개 조성할 계획이다.

신규 사업인 에너지 효율화와 지능형 스마트 그리드 구축 사업도 추진한다. 아파트 500만 호에 양방향 통신이 가능한 지능형 전력계량기 보급하고, 노후건물 3000동에 에너지 진단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수요관리 투자 확대를 촉진한다.

아울러 2025년까지 전기차 113만 대, 수소차 20만 대를 보급하고, 전기차 충전기를 1만 5000대(급속), 수소 충전소를 450개소 설치한다. 또 노후경유차인 화물차 13만 5000대와 통학차 8만 8000대는 LPG‧전기차로 전환하도록 지원한다.

정부는 녹색산업을 발굴하고 R&D 지원 등 녹색 혁신 여건을 조성하는 데도 투자할 계획이다. 특히 녹색 융자를 1조 9000억 원 규모로, 민관 합동 펀드를 2150억 원 규모로 조성해 기업 투자를 돕는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오른쪽 세 번째)가 23일 충남 당진시 석문면 에코파워 태양광발전단지를 방문, 김홍장 당진시장(오른쪽 두 번째)으로부터 당진시 환경 현안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오른쪽 세 번째)가 23일 충남 당진시 석문면 에코파워 태양광발전단지를 방문, 김홍장 당진시장(오른쪽 두 번째)으로부터 당진시 환경 현안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런 계획에 따라 정부는 그린 뉴딜을 지원하기 위해 2025년까지 총 73조 4000억 원(국고 42조 7000억 원)을 투자한다. 이번 투자로 일자리 65만 9000개를 창출하고, 온실가스를 1229만톤 감축을 기대하고 있다.

이를 통해 정부는 2030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5억 3600만톤)를 달성하고, 재생에너지 3020 계획(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비중 20% 증가)을 이행하는 데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조명래 환경부 장관은 “공공부문에서 재정투자를 선제적이고 과감하게 진행해 경제 사회 구조 전환의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라며 “앞으로 다양한 주체와 소통해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장기 전략으로 그린뉴딜을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또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그린 경쟁력이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라며 “그린 뉴딜을 통해 우리나라가 저탄소 경제의 선도국가로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밝혔다.

연내 ‘장기 저탄소 발전전략’ 수립…2050년 ‘탄소중립’ 관건

그러나 한편에선 정부의 그린 뉴딜 추진 계획이 모호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린 뉴딜은 코로나19 확산 이전부터 세계 각국에서 새로운 국가정책으로 언급해온 내용이다. 미국의 대선후보들은 핵심공약으로 그린 뉴딜을 채택했고, 유럽연합(EU)의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는 기후변화 대응에 대한 청사진을 담은 ‘유럽 그린 딜’을 제안했다.

각국에서 그린 뉴딜을 지칭하는 단어는 조금씩 다르지만 지향점은 같다. 핵심은 탄소 중립, 즉 탄소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것이다. 이달 23일 EU 27개 환경부 장관은 지난 2050년까지 EU에서 탄소중립을 이룬다는 목표에 법적 구속력을 부여하는 유럽 기후법안에 상당 부분 합의했다. 미국 대선 주자인 조 바이든 후보도 2050년까지 탄소배출 제로화를 목표로 그린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내용을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서남해 해상풍력 실증단지 전경. <사진=한국해상풍력 제공>
▲ 서남해 해상풍력 실증단지 전경. <사진=한국해상풍력 제공>


반면 우리나라의 그린 뉴딜 계획엔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이룬다는 내용이 빠져 있다. 2025년까지 그린 뉴딜을 통해 ‘탄소중립 사회를 지향한다’는 목표를 세웠을 뿐이다. 1229만톤에 달하는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이라는 기대되는 수치가 있긴 하지만 이는 당초 국제사회에 공언한 2030년 감축 목표치(5억3660만톤)의 7.1% 수준이다.

또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실에 따르면 정부가 추진하는 그린 뉴딜 260개 전체 사업 가운데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있는 사업은 97개, 전체에서 37% 수준이다. 이 사업으로 감축하는 총 량은 890만톤, 각 사업당 효과가 1만톤을 넘긴 것도 33개에 불과하다. 이에 용 의원은 16일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홍남기 부총리에게 “정부가 ‘탄소중립 지향’ 그린뉴딜 계획을 준비하면서 온실가스 감축효과 자체를 산출하지 않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지난 2018년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는 지구온난화를 막으려면 2030년까지 세계가 2010년 대비 45%를 감축하고, 2050년까지 온실가스를 ‘제로(탄소중립)’ 상태로 만들어야 한다고 엄중히 경고했다. 정부가 그린 뉴딜을 추진하면서 온실가스 감축 문제를 안일하게 보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로 녹색당은 ‘이것은 그린뉴딜이 아니다’라는 논평을 내고 “정부의 그린 뉴딜엔 탄소배출 제로가 없다”며 “저탄소라는 애매한 용어만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 환경단체인 그린피스도 “2020년 탄소중립 목표와 로드맵이 빠진 계획은 반쪽짜리 그린 뉴딜”이라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환경부 관계자는 “그린 뉴딜은 온실가스 감축에 한정된 사업이 아니고, 기후탄력성 제고 사업과 녹색산업 육성 사업 등 다양한 분야를 포괄한다”며 “그린 뉴딜을 한국판 뉴딜의 일부로 넓게 봐줬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2050년 목표를 올해 말까지 만들어 제출할 계획”이라며 “국민 의견을 수렴하면서 논의를 충분하게 진행해 목표를 설정해야 하는데, 이를 미리 정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봤다”고 해명했다. 정부는 올해 하반기에 산업계와 시민사회, 국민 의견을 수렴해 2050년 장기 저탄소 발전전략을 수립할 계획이다.
 


상생과통일포럼·폴리뉴스 K뉴딜 포럼 11월 2일 국회서 개최

통일시대를 이끌어갈 새로운 사회 중심세력과 아젠다 형성에 기여하고자 창립한 ‘상생과통일 포럼과 창간 20주년을 맞은 정치와 경제의 만남 ‘폴리뉴스‘는 11월 2일 국회 의원회관 2층 대회의실에서 ‘지속가능한 경제사회로 전환, K뉴딜의 성공 전략’을 주제로 제15차 경제포럼을 개최한다.

이번 포럼은 K뉴딜의 체력과 준비상황을 다시 한 번 점검하는 기회다. 정부 당국자와 여야 의원이 한 자리에 모여 성공적인 K뉴딜를 위한 전략을 다지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포럼은, K뉴딜 공동위원장인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좌장을 맡고, K뉴딜 민주당총괄본부장인 이광재 의원이 기조발제를 맡는다. 패널토론에서는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의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환경부, 산업통상자원부 책임자급이 참여해 뉴딜의 중점 사업내용과 구체적인 추진방향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또 K뉴딜관련 사회적 동의 확보와 실행역량 강화를 위한 법제화 방안 등도 함께 토론의 장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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