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년, “현직 검찰총장의 정치적 언행, 그 자체로 위험”
추미애, “검찰공화국이 되지 않도록 시정...지휘·감독할 막중한 책임 느껴”
윤석열, “국민의 검찰 돼야 한다...공정과 평등 보장”

5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발언하고 있는 모습<사진=연합뉴스>
▲ 5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발언하고 있는 모습<사진=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연일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비판 강도를 높이고 있다. 특히 윤 총장이 신임 부장검사 대상 강연에서 “살아있는 권력 수사”를 언급하는 등 다시 한번 정권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하자 추 장관은 조국 전 장관 수사를 거론하며 “이는 윤 총장이 말하는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가 아니다”라며 반박했다.

추 장관은 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최근 윤 총장의 발언에 대해 “스스로 중립을 훼손하는 언행을 지속하기 때문에 제가 지휘·감독을 꾸준히 해야 하는 것”이라며 “정부조직법이나 검찰청법상 총장은 장관의 지휘·감독을 받는 공무원이고 당연히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 22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발언하는 윤석열 검찰총장 모습<사진=연합뉴스>
▲ 지난 22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발언하는 윤석열 검찰총장 모습<사진=연합뉴스>

앞서 윤 총장은 지난 3일 충북 진천 법무연수원에서 신임 부장검사를 대상으로 한 리더십 강연에서 “살아있는 권력 등 사회적 강자의 범죄를 엄벌해 국민의 검찰이 돼야 한다”며 “검찰개혁의 비전과 목표는 형사법 집행 과정에서 공정과 평등을 보장하는 것”이라고 검사들에게 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추 장관은 5일 국회 법사위에서 지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를 언급하며 “청와대 민정수석 입장에서 자녀 입시 관련 표창장 사건이 무슨 권력형 비리도 아니다”라며 “총장이 정치적 언행을 하면 사법 집행에 국민 절반의 신뢰를 잃으므로 용납되지 않는다”라고 비판했다.

6일 국회에서 열린 미국 신행정부의 대외정책 기조와 한반도 정책 전망 토론회에서 발언하는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모습<사진=연합누스>
▲ 6일 국회에서 열린 미국 신행정부의 대외정책 기조와 한반도 정책 전망 토론회에서 발언하는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모습<사진=연합누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도 추 장관의 발언에 힘을 실었다. 5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정책조정회의에서 윤 총장에 대해 “오해받을 수 있는 언행에 유의하고 진정한 검찰개혁에 동참해야 한다”며 “살아있는 권력 수사에 좌고우면하면 안 되지만, 이 발언은 윤 총장 본인한테도 적용돼야 한다”며 “검찰총장도 살아있는 권력이다. 어쩌면 검사에게 가장 센 살아있는 권력”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윤 총장의 최근 행보에 대해 “현직 검찰총장이 정치의 중심에 서는 헌정사상 초유의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면서 우려를 나타냈다. 이어 “현직 검찰총장의 정치적 언행은 그 자체로 위험하다”며 “윤 총장은 자신의 말과 행동으로 사실상 정치의 영역에 들어와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최강욱, “조국 전 법무부 장관 표현대로 ‘검찰 공화국’ 만들려는 시도”
추미애, “정치인 총장, 정부 공격하고 흔들기 위해 편파수사, 과잉수사”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는 최근 추 장관을 향한 검찰 내 반발에 대해 “국정감사가 지나고 점입가경”이라며 “조국 전 법무부 장관 표현대로 지휘를 벗어나 ‘검찰 공화국’을 만들려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 국민이 부여한 권한을 누려야 할 특권으로 착각하고 있다”며 성토했다. 

한편 추 장관은 검찰이 5일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와 대구 한국가스공사 본사, 경북 경주 한국수력원자력 본사를 압수수색 한 것에 대해 “이것은 권력형 비리가 아닌 정부의 정책 결정 과정에서의 문제”라며 문제제기를 했다.

5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발언하고 있는 모습<사진=연합뉴스>
▲ 5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발언하고 있는 모습<사진=연합뉴스>

추 장관은 “정치인 총장이 정부를 공격하고 흔들기 위해서 편파수사, 과잉수사를 하고 있다”며 “지금까지 목도된 바에 의해도 청와대 압수수색을 수십 회 하는 것들이 상당히 민주적 시스템을 공격하고 붕괴시키는 것에 불과하다”면서 (윤 총장은) 너무 멀리 가기 전에 중립 의무를 지키도록 지휘 감독할 책임이 막중하다”고 지적했다.

추 장관은 여당에서 제기한 검찰총장 특활비 문제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어떻게 썼는지는 법무부에 보고하지 않아 알 수 없다. 현재는 이른바 ‘루프홀(허점)’이 있다. 대검에만 구시대 유물처럼 이런 것이 남아 있다”고 답했다. 덧붙여서 “검찰총장이 특수활동비를 주머닛돈처럼 사용한다”고 표현했다.

이어 “사건이 집중된 서울중앙지검에는 최근까지 특활비가 지급된 사실이 없어서 수사팀이 애로를 겪는다는 얘기도 듣는 형편”이라면서 “총장이 중앙지검장일 때와는 다를 것이다. 업무 강도가 높은 지검일 텐데 특활비를 내려보내지 않아 수사 애로를 겪는다는 이야기가 들린다”고 강조했다.

법사위 소속인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이 “제가 확인한 바로는 특활비가 다 내려가고 있다”고 반박하자 추 장관은 “일선 검사들의 고충을 들으니 그렇다는 건데, 저도 확인할 방법은 없다”고 답했다.

이에 대검은 즉각 입장문을 내고 “검찰 특수활동비는 월별·분기별 집행계획을 세워 집행하고, 수사상황 등에 따라 추가 집행한다. 관련 규정에 따라 집행 자료를 관리하고 있다”며 반박했다.

추 장관은 특별감찰관 임명 지연에 대한 지적에 “그렇게 부패가 염려되면 당당히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를 출범시키라”고 맞받아쳤다.

아울러 “대한민국에서 민주적으로 변화하지 않고 있는 마지막 제도가 어디냐고 하면 국민 대다수는 ‘검찰 그 자체다’라고 할 것”이라며 “검찰은 공익 소추관으로서 출발한 것이며 그것은 국민을 위한 정의를 구현하는 것이지 검찰의 이익을 위한 힘 과시가 아니다”면서 “검찰공화국이 되지 않도록 시정하고 지휘·감독할 막중한 책임을 느낀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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