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윤석열 직무집행정지 처분 두고 시민사회 비판 여론 커져

2020.11.30 18:49:17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문제는 청와대”

박준영 변호사 “절차가 이렇게 무너져도 되는가”

조은산 “대통령의 침묵… 침묵이 때론 많은 걸 설명해”

경실련 “문재인 대통령은 더 이상 머뭇거리지 말고 국민이 바라는 개혁 방안 제시해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윤석열 검찰총장 직무정치’ 조치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가운데,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여당에 대한 시민사회의 여론이 악화되고 있다. 정치평론가는 물론, 우호적인 시민단체마저도 성명을 발표해 직무정지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진중권 "靑 쌍팔년도 운동권 작풍에 법치 무너져···결국 대통령이 문제"

박준영 변호사 “누군가에게 불이익을 줄 수 있는 절차는 정해진 법과 규칙에 따라 진행되어야”

조은산 “침묵이 때론 많은 걸 설명”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지난 27일 윤석열 직무집행정지 처분에 대한 논란을 두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동훈 검사장 잡을 땐 ‘검언유착’ 프레임을 깔고 윤석열을 잡기 위해 ‘판사사찰’의 프레임을 깐 것”이라며 “이들이 문건을 공개하면 바로 들통날 거짓말을 하는 데엔 이유가 있다. 40%의 지지층”이라고 주장했다.

또 “뭔 소리를 해도 믿어주는 충실한 지지층에게 대안 사실을 제공하는 것은 트럼프가 대선에 패배하고도 계속 부정선거 주장하는 이유와 다르지 않다.”며 “울산시장선거 개입, 라임과 옵티머스, 월성 1호기 등 청와대 인사 관련 사건 수사를 막으려면 윤석열을 주저앉혀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허위로 죄목을 작성하고 당정청이 프레임 만들고 어용 언론과 극성 지지층이 여론몰이하고 대통령이 그를 해임하는 데 필요한 명목상의 형식만 마련하면 그만”이라며 현 상황을 비꼬았다.

대통령에 대한 비판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진 전 교수는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청와대의 운동권 작풍’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문제는 청와대”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진 전 교수는 윤 총장의 징계 요구 과정을 두고도 “징계위를 먼저 열려고 코로나 핑계로 감찰위를 연기하지 않았나. 절차적 정당성이 문제 될까 봐 감찰위를 의무조항에서 임의조항으로 변경하지 않았나”라며 “징계의 명분을 만들려면 검찰총장을 억지로라도 수사 의뢰를 해야 하고, 그러니 보고서를 조작할 수밖에 없었던 것. 매사가 이런 식”이라고 쏘아붙였다.

이어 “중요한 것은 우리 사회가 애써 쌓아온 이 자유민주주의적 시스템이 적법절차를 우습게 아는 저들의 쌍팔년도 운동권 작풍에 의해서 무너지고 있다는 것”이라며 “나라가 법이 아니라 저들이 꼴리는 대로 운영되고 있다. 법치가 무너진 것”이라고 맹폭했다.

그러면서 “가장 큰 문제는, 저들이 이게 왜 문제인지조차 모른다는 것”이라며 “그래서 사고만 터지면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듯 ‘그게 다 토착왜구, 수구적폐의 음모’라는 프레임으로 대중을 선동해 돌파해 나가려 하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현 정부에서 검찰개혁위원을 지낸 박준영 변호사는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절차가 이렇게 무너져도 되는 겁니까”라며 “아닌 건 아닌 것”이라고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비판했다.

박 변호사는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이후 대검 검찰개혁위원으로 활동한 재심 전문 변호사로도 유명하다. 그는 영화 '재심'의 모티브가 된 익산 약촌오거리 택시기사 살인사건을 비롯해 삼례 나라슈퍼 사건, 국정원 간첩 조작 사건 등 검찰의 비위와 관련된 다양한 재심 사건을 진행하며 검찰을 지속적으로 비판해오던 인물이다.

박 변호사는 이날 윤석열 검찰총장의 감찰을 진행 중인 법무부 감찰담당관실에 파견된 대전지검 소속 이정화 검사가 "이른바 '재판부 사찰' 의혹 문건을 법리검토한 결과, 죄가 성립하지 않았으며 법리검토 보고서에서 해당 내용이 삭제됐다"고 주장한 내용의 기사를 함께 첨부했다. 그러면서 박 변호사는 "법적 판단은 증거를 통해 어느 곳으로도 치우침 없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법리를 검토한 후 내려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 변호사는 이어 "지금 가장 큰 논쟁의 대상인 ‘주요 사건 재판부 분석’ 문건의 법리검토를 담당한 법무부 감찰담당관실 근무 검사는 ‘죄가 성립되기 어렵다’는 결론을 낸 것으로 보인다"며 "그 결론에 대해 내부적으로 별 이견이 없었고, 그 보고서가 그대로 기록에 편철됐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런데 내부 검토 결과와 달리 법무부 장관의 수사 의뢰가 갑자기 이뤄졌다는 것인데, 이건 '정치적인 목적' 말고는 설명이 어렵다"고 주장했다. 그는 "절차가 이렇게 무너져도 되는 겁니까?"라고 되물으며 "누군가에게 불이익을 줄 수 있는 절차는 정해진 법과 규칙에 따라 진행되어야 한다"고 했다.

박 변호사는 "증거로 사실을 말해야 하고 당사자에게 충분한 소명의 기회도 주어져야 한다. 그게 헌법 제12조가 말하는 ‘적법절차’"라고 비판했다.

그리고 청와대 국민청원에 ‘시무 7조’를 남겨 화제가 된 조은산은 27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윤석열 총장에 직무정지 명령에 침묵하는 문재인 대통령을 두고 “침묵이 때론 많은 걸 설명한다”며 “대통령 명령과 다름없다”고 해석했다.

“추 장관이 사법개혁을 잘하고 있다”는 정세균 총리의 말에 대해서는 “검·경수사권 조정과 공수처 설치가 사법개혁 핵심인데, 이건 입법부가 주축이 돼서 할 일이다.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 법무장관이 검찰개혁을 위해 뭘 할 수 있거나, 해도 되는 자리인지 모르겠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참여연대 “대통령이 뒷짐 지고 있는 것은 납득할 수 없는 일”

경실련 “이번 파국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궁극적으로 책임”

대한변협 “명백하고 중대한 증거가 제시되지 않은 상태에서 징계를 청구한 법무부장관의 조치에 깊은 우려”

 

시민단체의 반응도 싸늘하다. 참여연대 또한 25일 논평을 내고 “법무부 장관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 청구와는 별개로 검찰총장의 직무를 정지한 것은 과도하다”며 “징계심의 결과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검찰총장의 직무를 정지하는 것은 검찰수사의 독립성을 훼손하는 선례를 남길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법무부는 검찰총장의 직무를 정지시켜야만 할 정도로 급박하고 중대한 사유가 있었는지 납득할만한 증거를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참여연대는 “행정부 내의 충돌과 갈등이 이 지경에 이르렀는데도 대통령이 뒷짐 지고 있는 것은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의 입장을 촉구하기도 했다.

경제실천시민연합(경실련)도 26일 논평을 내고 “현재의 국정 파행은 문재인 대통령이 행정수반으로서 책임지고 조정하려는 책무를 회피하는 데에 있다”고 비판했다.

경실련은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의 인사권–수사지휘 배제–검찰총장의 직무정지 및 징계권 발동 과정의 첨예한 갈등 등 일련의 검찰개혁이란 이름으로 추진되었던 많은 과정에 대통령은 국민에 대하여 책임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며 “이번 파국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궁극적으로 책임이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국정책임자 문재인 대통령은 더 이상 머뭇거리지 말고 이번 사태에 대해 국민에게 사과를 하고 국민의 뜻을 묻고, 그동안의 검찰개혁 과정을 평가하고 국민이 바라는 개혁의 방안을 제대로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추 장관의 직무정지 명령 또한 정당하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윤 총장과의 대립각을 세우는 일에만 몰두하며 검찰개혁의 본질을 흐렸다고 비판했다. 경실련은 “검찰총장이 직무에서 배제되어야만 하는 구체적이고 상당한 근거가 제시되지 않은 채 법무부의 일방적인 주장만으로 직무정지 및 징계권을 발동함으로써 검찰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침해하는 양태를 보여주고 있다”며 “그 결과 검찰총장의 교체가 아닌 제도개혁을 통해 시스템을 개선해야 하는 검찰개혁의 본질은 사라지고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의 진흙탕 싸움만 남게 됐다”고 질타했다.

대한변호사협회(변협)는 26일 성명서를 내고 “(윤석열 총장의) 비위와 관련하여 명백하고 중대한 증거가 제시되지 않은 상태에서 성급하게 검찰총장의 직무집행을 정지시키고 징계를 청구한 법무부장관의 조치에 깊은 우려를 표하며 재고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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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가희 ghgyuw@poli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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