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왜 집권했는지 모르겠다…지지층 40% 어떤 멘탈도 모르겠다“
"공수처, 더 큰 권력일뿐... 윤석열만 제거하면 검찰개혁?"

<사진=연합뉴스>
▲ <사진=연합뉴스>

‘파리의 택시운전사’로 일약 히트를 쳤던 유명 작가 홍세화 씨가 “민주건달들이여 진보를 참칭하지 마라”며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여당을 향해 작심 비판을 내놓았다. 홍 씨는 “문 대통령은 대통령보다 임금님에 가깝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

홍 씨는 신동아 12월 인터뷰에서 “예상했던 반응이긴 하지만 지금 우리 사회는 합리적 사고가 진영 논리에 완전히 갇혀버렸다. 진영이 블랙홀이 돼버려서 ‘논리의 힘’이 아니라 ‘힘의 논리’가 지배하고 있다”며 “여기에 ‘빠’와 ‘양념’의 정치, 공작 정치가 더해져 진짜 정치는 실종됐다. 그래서 제가 설득하기는 어렵고 선동하기는 쉬운 사회라고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홍 씨는 “문재인 대통령이 왜 집권했는지 잘 모르겠다. 무슨 국정 철학을 갖고 있고, 무슨 정치철학을 갖고 있는지, 무슨 미래 청사진을 갖고 있는지 보이질 않는다. 대통령 지지층 40%가 어떤 멘탈인지도 잘 모르겠다”면서 “국정 최고지도자라면 국민 사이에 의견이 분열된 현안에 대해 자신의 뜻을 피력하고 토론하고 설득하고 추진하고 돌파해야 하는데 정치가 팬덤화되다 보니 비판적 목소리는 아예 외면한다”고 지적했다.

추미애 법무부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간의 갈등을 두고 홍 씨는 “국회에서 벌어지는 흥미진진하고 저급한 공방이 인민의 삶이 조금도 바뀌지 않는 세상을 가려주는 스펙터클이 된 것”이라며 “부동산, 일자리, 교육처럼 우리 삶을 개선하는 중요한 문제는 뒷전이고 현란한 권력다툼에 시선을 빼앗긴 것으로, 대통령과 시민이 아니라 임금님과 신민(臣民)인이다”라고 밝혔다.

공수처 또한 비판했다. 홍 씨는 "지금 만들려는 공수처는 누구를 위한 것인가. 더 큰 권력일 뿐, 민주적인 것이 아니다"라며 "시민적 통제가 가능한 제도를 만드는 것이 민주적 통제이고, 국회가 할 일이고, 검찰개혁이다. 그런데 지금은 윤석열만 제거하면 된다, 싫으면 내 편에 서라가 검찰개혁이 돼 버렸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홍 씨는 “지금의 보수는 보수가 아니듯, 진보도 진보가 아니다. 분단체제에서 수구세력, 즉 극우적인 반북 국가주의자들이 보수를 참칭했고, 반일 민족주의를 앞세운 자유주의 보수세력이 진보를 참칭한 것”이라며 “수구와 보수의 권력다툼에 진보의 자리는 없다. 수구세력이 엉겁결에 보수가 되니, 보수세력이 엉뚱하게 진보 행세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문 정권의 기반이 되는 586운동권을 향해 "제대로 공부한 것도 아니고, 실제 돈 버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모르는 민주건달일뿐" 이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이어 홍 씨는 “이명박 정권은 수구세력이고 민주화운동 세대는 ‘민주건달’이라고 과거 얘기했다. 제대로 공부를 한 것도 아니고 실제로 돈 버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도 모르는 민주건달”이라며 “문 대통령 취임사를 다 봤는데, 대통령이 직접 작성한 것 같지는 않다. 이제는 내 방향성과도 일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홍 씨는 그러면서 “평생 먹을 욕 다 먹었습니다. 나이 칠십이 넘은 내게 ‘헛소리 그만두고 (파리로) 가서 택시 운전이나 하라’”는 말을 들었다“며 ”자신들의 생각과 조금만 달라도 바로 튀어나오는 말이니까 이젠 신경 안 쓴다“고 주장했다.

文 두고 임금님에 비유한 홍세화…친문 지지층에 비난 받아

한편 지난달 19일 홍 씨는 한겨레에 '우리 대통령은 착한 임금님'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기고하면서 "불편한 질문, 불편한 자리를 피한다는 점에서 문 대통령은 대통령보다 임금님에 가깝다"고 주장했다.

홍 씨는 해당 칼럼에서 "4년 전 촛불을 들었을 때를 돌아보자, 오늘 무엇이 바뀌었나? 대통령과 장관들 국회의원들 면면 말고?"라며 "이젠 재벌개혁이란 말조차 나오지 않게 되었고 교육개혁은 이미 포기한 듯 관심 바깥의 일이 된 지 오래, 부동산 문제는 악화됐다“고 지적했다.

본인을 ‘사회주의자’라고 규정할 정도로 대표적인 진보 진영의 지식인으로 꼽히는 홍 씨의 인터뷰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반응했다. 그는 19일 홍 씨의 인터뷰 기사를 링크하며 ”홍세화 선생이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민주달건이들에게 포문을 열었다“고 정의했다.

홍 씨는 1979년 남민전 사건에 연루되어 프랑스로 망명한 진보진영의 대표적 지식인이다. 이상주의 성향이 강해 ”“한결같이 살아왔지만 내가 꿈꾸는 세상은 아직 오지 않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프랑스 망명 생활 중에 쓴 책인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의 저자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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