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安과 앞으로 만날 일 없다”
정진석 “통합 없이 단일화 없다”
안철수 “후보 단일화에는 여러 방법이 있을 수 있다”
김우석 “이 샅바 싸움은 당분간 지속될 것”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6일 전격 회동을 가졌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 단일화를 놓고 논의가 한창이지만, 이날 만남은 새해 인사를 위주로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회동 이후 김종인 위원장은 “앞으로 만날 일은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근과 채찍을 골고루 활용하여 원하는 방향으로 단일화를 끌고 가려는 양측의 팽팽한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다.
김종인의 ‘채찍 전략’ 먹힐까
국민의당 관계자는 7일 김종인-안철수 회동과 관련해 “신년을 맞아 야권을 이끄는 어르신을 찾아뵙고 새해 인사를 드리고 덕담을 나누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오랜만에 만나 새해 인사를 나누는 자리였던 만큼 경선 규칙이나 선거 문제를 이야기하기는 어려운 자리였다"며 "인사를 나누는 것으로 마무리됐다"고 전했다.
안철수 대표도 7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국민의당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6일 회동과 관련된 질문에 “(김종인 위원장을 만나) 새해 인사만 드렸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비상대책위원회의를 마친 뒤 “나는 그런 말(덕담)을 한 적이 없다”며 “나를 만났다는 사람에게 가서 물어보라. 만나고 안 만나고가 그렇게 중요한 게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또 김 위원장은 "앞으로 만날 일 없다. (안 대표가) 만나자고 하면 만날 수는 있는데 내가 보기엔 요청도 안 올 것"이라고도 말했다.
그는 오는 4월 보궐선거 후보 단일화 문제에 대해서는 "안 대표가 먼저 단일화를 얘기했고 우리도 그 입장을 분명히 말했기 때문에 적절한 시기가 도래하면 그때 가서 얘기하면 된다"고 밝혔다.
안철수에 끊임없는 ‘러브콜’ 보내는 정진석… “선 통합, 후 단일화가 해답”
“안철수 합당하면 불출마” … ‘당근’ 건네는 오세훈
정진석 국민의힘 공청관리위원장은 7일 김종인 위원장과 안철수 대표의 긴급 회동을 두고 “좋은 만남인 것 같다”며 “지금 두 당의 대표가 목표를 공유하고 있다. 목표를 공유하고 있다는 걸 잘 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 정진석 의원은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통합 없이 단일화 없다’라는 제목의 글을 게시했다. 정 의원은 단일화와 관련해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두 당의 통합이 후보 단일화에 우선해야 한다. 선 통합, 후 단일화가 해답"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그는 “우리 진영 사람들에게 묻겠다”며 “서울·부산 지역에서 ‘국민의힘’ 지지도가 앞선 것이 우리가 잘해서입니까?”라고 질문했다.
이어 그는 “(국민의힘을 향한 지지도는) 문재인 정권의 실정과 폭정을 제발 중단시켜달라는 국민의 울분이 응집된 결과”라며 “그렇다면 이번 서울·부산 시장 선거에서 ‘후보 변수’는 사실상 사라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개똥이가 되든지 쇠똥이가 되든지, 야권이 서울시장 부산시장을 맡아서 ‘문재인 폭주 열차’를 멈춰 세워 달라는, 대의의 깃발만 휘날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정 의원은 “안철수 후보는 ‘내가 국민의힘 바깥에 있어야 중도 표가 나를 중심으로 결집한다’고 이야기한다”며 “누가 그런 엉터리 이야기를 하느냐, 지금 중도 표가 ‘폭정 종식’의 간절한 바람 때문에 제1야당으로 기울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 위원장은 “문재인 폭정 종식을 위해 하나가 되어야 한다는 대의만 있을 뿐”이라며 “후보 단일화, 경선 규칙, 원샷, 투샷 등은 별 의미 없는 이야기이며 반헌법적인 문 정권을 심판하고 정권교체를 이루자는 대의를 위해 뭉치는 것, 이것이야말로 국민의 열망을 받드는 길일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그는 “저는 두 당의 통합이 후보 단일화에 우선하여야 한다고 생각해 선통합, 후단일화를 해답으로 생각한다”며 “범야권의 후보들이 자기중심적 후보 단일화 방식에만 집착하지 말고, 자유세력-헌법수호 세력의 통합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오세훈 전 시장도 안철수 영입에 가세했다. 오세훈 전 시장은 7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향해 국민의힘과의 합당을 제안했다. 오 전 시장은 안 대표가 합당 제안을 받아들일 경우 자신은 보궐선거에 불출마하겠다고 밝혔다.
오 전 시장은 “기도하는 심정으로 우리 당과 안철수 후보께 제안한다”며 “국민의 힘 당으로 들어와 달라. 합당을 결단해 주시면 더 바람직하다”고 당부했다. 이어 “그러면 저는 출마하지 않고 야권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공세에 선 긋기… 몸값 올리는 안철수
안철수 대표는 입당과 합당에 대해 선을 긋고 있다. 이는 ‘원샷 경선’, ‘반문연대 빅텐트’ 등 원하는 방향으로 단일화 협상을 끌어가려는 수로 보인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7일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자신의 국민의힘 입당을 요구하며 조건부 출마 선언을 내놓은 데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안 대표는 이날 국회서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후보 단일화에는 여러 방법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우회적으로 거부 의사를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김우석 평론가 “국민의힘, 안철수에 자신들이 유리한 홈구장으로 들어와 라는 것”
이러한 국면에 대해 김우석 정치평론가는 7일 <폴리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국민의힘은 세가 있는 거고, 안철수는 약간의 여론 지지도가 있는 것”이라며 “국민의힘의 이러한 태도는 자기들의 바운더리로 끌어와서 승부를 보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평론가는 “지금 국민의힘은 안철수에게 홈구장으로 들어와 라고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라며 “김종인도 그렇고 오세훈도 그렇고 일단 들어오면 여기는 홈구장이니까 상당히 어드벤티지를 가지고 한다는 생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어차피 국민들은 단일화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안철수는 버틸수록 유리해진다”며 “지금 들어갈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김 평론가는 그간 이어진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반응에 대해서는 “안철수는 당에 들어와서 ‘원 오브 댐(One of them)’이 되어서 고만고만한 사람들하고 경쟁하는 게 모양이 빠진다 생각할 것”이라며 “(안철수) 본인은 1:1로 하자. 너희들이 추려서 와라는 메시지를 계속해서 보내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렇기 때문에 이 샅바 싸움은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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