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싣는 순서>

①  공매도란 무엇인가

② 공매도, 무엇이 문제인가?

③ 다른나라의 공매도는 어떻게 운영되는가?

④ 공매도와 국회의원 그리고 정치

 

 세계 금융의 중심 뉴욕 월스트리트에 위치한 뉴욕증권거래소. <사진=픽사베이>
▲  세계 금융의 중심 뉴욕 월스트리트에 위치한 뉴욕증권거래소. <사진=픽사베이>

 

[폴리뉴스 신미정 기자]  이전 글을 통해 공매도가 무엇인지 그리고 왜 그렇게 비판받고 있는지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이번 글에서는 다른나라에서는 어떻게 공매도를 운영하는지 살펴봄으로써 우리가 어떤 시사점을 얻을 수 있는지 생각해보자.

먼저 우리나라는 개인 공매도 이용이 1%가 안 된다. 개인의 자금력이 부족하고 담보가 불확실하다는 이유로 증권사에서 주식을 잘 빌려주지 않으며 소수의 부자라 하더라도 기관투자자에 비해 조건이 훨씬 까다롭다. 반면에 일본은 개인 공매도 비중이 25-30%선이다. 일본은 아예 공적 성격의 금융사를 만들어 개인을 위한 주식 대여 서비스를 제공한다. 주식차입 조건도 개인과 기관이 거의 동일하다. 공매도 개시증거금을 예로 들자면, 담보금율 포함시 한국에서는 기관은 105%, 개인은 200%인데 반해 미국과 일본은 동일하게 각각 150%, 130%이다.

처벌 수위도 매우 다르다. 우리나라의 불법(무차입) 공매도 처벌이 솜방망이라는 사실은 너무나도 잘 알려져 있다. 반면 미국은 불법 공매도에 대한 처벌이 매우 엄격하다. 미국에서 불법 공매도로 적발되면 최대 20년의 징역형에 처하며 부당이득의 10배를 환수한다. 심지어 영국은 벌금에 상한이 없다. 2020년 자본시장법 개정에 따라 올해 4월부터 불법 공매도에 1년 이상의 징역과 부당이득의 5배까지 벌금을 내도록 처벌이 강화되었지만 턱없이 부족해 보인다.

 

한국 금융의 중심 여의도에 위치한 한국증권거래소. <사진=신미정기자>
▲ 한국 금융의 중심 여의도에 위치한 한국증권거래소. <사진=신미정기자>

 

특이한 점은 우리나라의 공매도 규제 자체는 다른나라에 비해 엄격하다는 것이다. 홍콩, 미국, EU, 영국, 호주, 일본, 싱가포르와 비교 했을 때 가장 많은 공매도 규제를 갖고 있다. 업틱룰(공매도를 통한 주가 하락을 막기 위해 바로 직전 체결 가격보다 높은 가격으로 주문을 내야하는 규정), 공매도 호가표시, 공매도 종목별 잔고 공시, 공매도 대량 보유자 공시, 투자자별 공매도 잔고 공시제도,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제도 등이다. 하지만 이런 제도에도 불구하고 불법 공매도에 대한 처벌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는 규제 자체가 무의미하는 것이 공매도 문제를 지적하는 전문가들의 얘기다. 

우리나라에서 많은 비판을 받고 있는 공매도 거래철차는 미국과 비슷하다. 미국도 우리와 같이 공매도 거래를 기관 간에 메신저와 이메일로 계약한다. 엄격히 보자면 미국의 공매도 거래가 더 문제 있어 보인다. 한국은 공매도 거래를 구체적인 자료를 통해 증빙할 수 있어야 하지만, 미국은 기관이 타 기관에게 공매도 리스트를 보여주는 것 만으로도 계약으로 인정된다. 이후 리스트 중 어느 것이든 공매도 할 수 있으며 대여 종목과 수량도 확정하지 않고 거래한다. 

하지만 이러한 거래절차가 문제시 되지 않는 이유는 처벌이 상당하다는 데 있다. 미국은 무차입 공매도 적발 자체보다 결제 불이행 시 강력한 처벌을 부과하는데 집중하며 해당 증권사에 엄격한 책임을 묻는다. 예를 들어 대여 리스트에 따라 주식이 있다고 생각해 공매도를 실행했지만 실제로는 없어 결제가 불이행된 경우 거래절차 자체를 문제삼기보다 결과에 주목해 불법 공매도 거래로 간주되며, 기관이 책임지고 심한 경우 공매도 수탁까지 못하게 한다.

즉 미국은 감시비용을 줄이되 처벌을 확실히 해 불법 공매도를 막는 방향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무수히 많은 규제를 만들어 놓았지만 정작 중요한 처벌은 하지 않고 있어 유명무실한 제도가 되고 있다는 점이다.

공매도 거래정보 공개 범위도 다르다. 공매도가 일정지분 이상이면 그 주체가 누구인지 공개돼야 하지만 현재는 거래 증권사만 공개된다. 반면 미국에서는 공매도 주체까지도 공개된다. 대표적인 예가 월가의 괴짜 투자자로 불리는 마이클 버리다. 마이클 버리는 테슬라에 대해서 공매도하겠다고 선전포고를 날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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