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파교란, 정보 기만, 전자기만 등으로부터 보호해야 국민 안심”
“국내 위성이 정상 활동 감시 시스템 마련해야”
“우주감시 역량, 중장기 계획으로 추진해야”

[대담 폴리뉴스 전규열 정치경제국장, 박응서 부장, 정리 강필수 기자] “전 세계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우리 한반도 상공, 우리 주변의 영역을 감시하며 모니터링해야 한다.”

정경두 전 국방장관이 밝힌 우주감시 분야의 중요성이다. 정 전 장관은 지난 5일 <폴리뉴스>와 인터뷰에서 급변하는 우주안보 환경과 함께 우주 감시 등 국가적 차원 및 국방 분야에서의 관련 역량 확충에 대한 필요성과 중요성을 강조했다.

우주 분야의 중요성과 심각성을 강조하는 배경을 두고 정 전 장관은 “우리가 노력해서 우리 권리를 찾아 우리 후배들이 당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갖고 있다”며 “대승적으로 봐야 한다. 과거 우리는 주변국인 중국과 일본으로부터 외침을 당하는 뼈아픈 역사 경험이 있다. 지금이라도 눈을 뜨고 집중하면 우리 후배들에게 떳떳하고 더 좋은 여건을 만들어 우리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영역이 있다”고 역설했다.

이와 관련해 “통신에 누군가 방해를 하고 기만을 할 수 있는 기술은 현재 상황에서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지금 피해를 당하고 있으면서도 이를 인지하지 못할 수도 있다”며 “이런 심각성이 발현된 것은 아니지만, 언젠가는 자기 능력이 없고 기술 수준을 확보하지 못하면 피해를 입을 수 있다. 미래 우주력에 의한 피해를 당한 뒤 이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노력과 비용을 지불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경두 전 국방부 장관(우측)과 전규열 폴리뉴스 정치경제국장(좌측)이 지난달 5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한국국방연구원>
▲ 정경두 전 국방부 장관(우측)과 전규열 폴리뉴스 정치경제국장(좌측)이 지난달 5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한국국방연구원>

이 밖에도 정 전 장관은 “국방은 육‧해‧공을 가릴 것이 없으며, 통신은 공군만 쓰는 것이 아니다”라며 “국내 통신 기술이 5G로 앞서간다지만 통신 중계가 원활해야 초고속으로 이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6세대(G) 차세대 통신을 이야기하는데, 차세대 초고속 이동통신 6G의 핵심 중 하나는 끊임없이 양질의 통신을 보장하기 위한 원활한 통신 중계 능력이다. 예를 들면 정지궤도에 통신위성을 올려 고도의 기술력으로 통신 중계가 지속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핵심 기술 중 하나일 것이다. 기상 상황이나 차폐 등 지상 상황의 영향을 받지 않고, 고출력의 통신 중계를 지속해 제공하는 부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는 국방 영역에 국한되는 문제가 아니며 통신 등과 관련해 역량을 확보하는 것은 전 국가적 차원에서 과기부 등 정부가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분야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초고속 통신을 하려 해도 중계가 원활해야 한다. 위성 통신 중계가 원활해도 이에 대한 보호조치가 확실하게 해야 한다. GPS나 항법 등에서 우리가 이를 잘 이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보보호에 관해서도 관심을 두고 방지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향후 타국에서 정책의 변화를 예상할 수 없으니 이런 방지 능력을 점진적으로 구축해야 한다”며 “GPS 등에 대한 전파교란 뿐만 아니라 정보 기만, 전자기만 등에 대해서도 위성 등을 보호할 수 있는 ‘감시 능력’을 갖춰야 우리 국민이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다. 군사 작전도 성공할 수 있다. 이런 차원에서 우주 분야는 우리에게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정 전 장관이 인터뷰에서 우주작전의 여러 내용 가운데 특히 강조한 것은 ‘우주감시’ 분야였다. 현재 우주감시 분야에 대한 군 차원의 활동은 공군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공군은 우주분야 기술의 발전을 두고 ‘공군비전 2050’을 통해 우주상황 인식을 위한 전자광학 위성감시체계 및 레이더·레이저 기술이 발전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2019년 최초로 위성감시통제대를 창설하고 지난해 8월 이를 공군작전사령부에 항공우주작전본부 ‘우주작전대’로 개편한 공군은 ‘스페이스 오디세이 프로젝트’란 이름의 우주전력 발전 계획을 수립했다.

이성용 공군참모총장은 지난 2월 19일 멜빈 헙펠드(Melvin Hupfeld) 호주 공군참모총장과 화상회의를 갖고, 양국 공군의 우주감시분야에 대한 협력 확대 방안을 중점 논의했다. 이날 이 총장은 “올해로 수교 60주년을 맞이하는 한국과 호주 양국 공군 간의 교류 확대를 통해 우주감시분야에 대한 경험과 노하우를 상호 공유하고, 양국 공군의 역량을 한층 강화시킬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 전 장관은 우주감시 수단으로 공군에서 전력화를 추진 중인 전자광학시스템을 언급하고 “이것만 가지고는 안된다. 기상이 나쁘고 차폐되면 영향을 받는데 장단점이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무기체계라는 것은 완벽할 수 없다. 감시체계 마련을 위해서는 레이더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레이더는 거리가 제한되긴 하지만 우리가 이런 다양한 장비와 무기체계를 활용해 미국, 러시아, 중국처럼 전 세계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우리 한반도 상공, 우리 주변의 영역을 감시하며 모니터링 될 수 있도록 해야할 것이다”라고 역설했다.

현재 우주감시 능력 구비를 위해 전자광학시스템을 사업을 진행 중이나, 향후 레이더나 레이저를 이용한 위성 감시체계까지도 완벽하게 구축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정 전 장관은 “요격은 차후의 문제이지만, 일단 감시를 해야 하며 점진적으로 요격 능력도 구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경두 전 국방부 장관이 공군참모총장 재임 당시 2016년 1월 1일 F-15K 신년 지휘비행에 나선 모습. <사진=공군본부>
▲ 정경두 전 국방부 장관이 공군참모총장 재임 당시 2016년 1월 1일 F-15K 신년 지휘비행에 나선 모습. <사진=공군본부>

정 전 장관은 국가 차원의 위성감시 및 요격체계 마련을 두고 “우리나라에서 띄운 위성이 주기적으로 도는데 이런 것들이 정상적으로 활동하는지도 감시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며 “이것이 발전되면 요격체계를 가질 수 있다. 지금부터 준비를 해야 한다. 현재는 공군이 미사일을 활용해 위성을 요격하는 방식밖에 없으나 미래에는 고출력 레이저를 통한 지향성 에너지 무기체계를 통해, 이런 것을 활용해 앞으로 우리가 차근차근 요격 능력을 구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향성 에너지 무기(Directed Energy Weapon)는 높은 출력의 발사 에너지를 직접 표적에 전달하는 무기체계로 레이저 무기, 고출력 마이크로파 무기 등이 있다. 레이저 무기의 경우 초기 획득 비용이 높다는 단점에도 불구하고, 실전배치를 완료하면 무기체계 운용비용이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우주감시와 관련해 ‘지배력’이라는 용어가 사용되고 있다는 정 전 장관은 “미국과 중국 및 러시아가 대치 중이다. 어떤 상황이 올지 모르는 것이다. 정확한 운용 수량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미국은 약 500기 이상 (위성을) 대규모로 운영하고 있다 하고, 중국과 러시아도 약 100기 이상 수준으로 판단된다”며 “적어도 현황파악을 하고 있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또한 “결국은 감시”라며 “최근 귀순 사건도 전장감시에서 뚫리는 것 아니겠나. 스스로 다하면 좋겠다만 우호국과 정보를 공유해야 하고, 기본적으로 우리 자산으로 우리 머리 위를 지나가는 것을 파악하는 능력을 지녀야 한다. 요격할 것인지에 대한 것은 부차적 문제”라고 말했다.

결론적으로 감시체계 마련의 중요성을 역설한 정 전 장관은 “전장감시체계 이런 것은 우리가 하루라도 빨리 구축해야 한다. 정부 차원에서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우리가 편리하게 이용하고 있는 GPS 시스템 이런 것에 전 세계적 정책 변화가 일어나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우리가 하루아침에 역량을 갖출 수 없겠으나 중장기적으로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경두 전 국방부 장관이 공군참모총장 재임 당시 2016년 1월 27일 서북도서 대비태세 현장지도를 진행하는 모습. <사진=공군본부>
▲ 정경두 전 국방부 장관이 공군참모총장 재임 당시 2016년 1월 27일 서북도서 대비태세 현장지도를 진행하는 모습. <사진=공군본부>

정 전 장관은 미국과 같은 별도 군으로서의 ‘우주군’ 운용에는 병력과 전력 등의 이유로 ‘시기상조’라며 선을 그었다. 구체적으로 “공군에서는 우주작전대에 30여 명 정도를 편성했으며, 앞으로 무기체계가 들어오면 발전시키는 수준이다. 이것을 가지고 군을 창설할 단계는 아니다. 그런 측면에서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국내 우주 전력 운용과 관련해서는 “항공우주사령부와 같은 조직을 빨리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며 “지금 단계에서는 충분히 각 부처와 기관이 각자의 일을 하면 부족함이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위성을 다양하게 많이 띄워야 한다”며 “우주감시, 정찰 위성, 통신 위성, 기상 위성 등도 확인해야 한다. GPS나 항법위성 이런 것들. 이런 것은 보면 적어도 위성이 30기 내기 40기 이상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경상남도 진주시 출신인 정경두 전 국방장관은 1960년생으로 공군사관학교를 30기로 졸업했다. 일본 항공자위대 간부학교 지휘막료과정(CSC) 및 A.W.C 과정 수료, 한남대 경영학 석사과정을 졸업했다. 공군본부 전력기획참모부 전력소요처장, 공군사관학교 생도대장, 제1전투비행단장, 계룡대근무지원단장, 공군본부 전력기획참모부장, 남부전투사령관, 공군참모차장, 합동참모본부 전략기획본부장, 공군참모총장, 합동참모본부 의장을 거쳐 제46대 국방부 장관을 지냈다. 현재는 한국국방연구원에서 연구자문위원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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